우리동네 사람들 ‘장애인 먼저 곰두리케어센터’

휠체어 수리 봉사활동으로 이웃사랑 실천해요~

지역내일 2014-11-12

강서구 등촌3동 성당 길 건너편 공영주차장에는 낡은 비닐천막과 ‘장애인 먼저 곰두리케어센터’라고 적힌 차량 한 대가 서 있다. 이곳은 강서 양천지역 장애인들을 위해 보장구를 수리해주는 휠체어병원이다. 장애우들의 손과 발이 된 그들의 보장구를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리해 주는 장애인 먼저 곰두리케어센터 자원봉사자들을 만났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곰두리케어센터


장애우들에게 큰 힘이 되는 곳
2010년부터 이곳을 운영해 왔다는 홍남호 회장은 어린시절 하반신을 쓸 수 없는 장애인이 됐다. 불편한 몸을 이끌고 1988년부터 사단법인 곰두리 봉사회에서 열심히 활동해왔고, 중앙회 회장직까지 맡는 등 장애인들의 권익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한 때 고향에 내려가 부친이 운영하는 공업사에서 기계수리를 어깨너머로 배웠던 그는 서울로 올라와 ‘장애인 먼저 곰두리케어센터’를 만들어 휠체어 수리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장애우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휠체어를 탄 채 손수 비닐 천막을 세우고 연결해 지금의 번듯한 센터가 됐다. 이곳에서는 전동, 수동 휠체어는 물론이고 노인용 실버카와 자전거까지 수리해 준다. 비싼 부품이 필요할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수리비를 받지 않는다. 휠체어에 들어가는 크고 작은 부품들은 버려지는 휠체어들을 모아 두었다가 재활용해 사용한다. 또 다른 봉사자인 김영섭씨는 워낙 기계수리 솜씨가 타고나 입소문이 나 있었다. 비록 알콜 중독자였지만 그에게 수리를 맡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홍남호 회장 또한 소문을 듣고 그를 찾아가 함께 휠체어 수리 봉사를 제안했다. 술만 끊을 수 있다면 반대하지 않겠다는 김영섭씨 아내의 허락으로 곰두리케어센터에서 봉사를 시작했다. 4년이라는 시간동안 휠체어 수리 자원봉사를 하며 그는 새로운 인생을 살게 됐다. 술을 완전히 끊게 돼 알콜 중독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다. 또한 그의 기술은 장애인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었다.

곰두리케어센터


허름하고 낡은 천막이지만 주고받는 온정 가득
10월부터는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인을 위해 등촌동과 가양동 일대 아파트단지까지 찾아가 휠체어 수리를 해주는 이동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동식 사무실인 비닐천막을 차량에 싣고 정해진 요일과 시간에 계획된 곳을 방문한다. 방문수리 봉사 때는 또 다른 도움의 손길도 있다. 바로 허준 작은사랑 나눔회 회원들이 휠체어를 청소해 주는 것이다. 허준 작은사랑 나눔회 이광주 회장은 “휠체어를 무료로 수리해 주는 곰두리케어센터의 수고에 보탬이 되고자 휠체어 청소 봉사를 시작했다”며 “휠체어가 낡고 더러워져도 청소하기 힘든 장애우들이 깨끗해진 휠체어를 보고 기뻐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곰두리케어센터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고 토요일에도 수리를 한다. 눈이나 비가 내려도 변함없이 문을 연다. 홍남호 회장은 “제가 장애인이다 보니 장애인들에게 보장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죠. 휠체어가 고장 나면 꼼짝도 못하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리고 주말에도 수리를 해 줍니다”라고 말한다.
허름하고 낡은 비닐천막이지만 수리를 받은 장애우들이 고맙다며 가져다준 빵, 음료수, 과일 등 먹을 것이 항상 넘쳐난다. 이른 오전시간에도 센터를 찾아와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홍 회장은 “휠체어를 전문적으로 고치는 곳이 거의 없어 입소문을 통해 전국적으로 많이 알려졌다”며 “찾아오는 장애우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장애우들을 위해 춥고 낡은 비닐천막에서 오늘도 열심히 휠체어를 수리해 주는 그들이 있어 세상에 아직 온기가 있는 것은 아닌지....


주소 강서구 등촌3동 700번지 주차장
전화 02-716-4050, 011-312-4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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