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도서관 꿈마루에는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 10분부터 40분까지 취학 전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영어동화를 듣는다. 2011년 시작한 ‘영어동화 읽어주기 모임’은 작년 늦여름부터 재능기부자들이 새롭게 구성돼 각자의 색깔로 영어동화를 읽어준다. 매주 영어동화를 읽어주면서 유아들뿐만 아니라 아빠와 엄마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비결이 궁금해 영어동화 읽어주는 모임을 찾아가 봤다.
김남진 리포터 knjin1@hanmail.net
새로운 꿈을 키워준 봉사
영어동화 읽어주기 모임은 2011년 우리지역 청심국제학교 학생들의 재능기부로 시작됐다. 학생들이 진학 등의 이유로 그만두면서 현재 6명의 성인봉사자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청심국제고 2학년에 재학 중인 이의정(17)양은 국제중을 다니던 2011년, 재능기부자 모집 안내를 보고 봉사를 시작했다.
“학교친구들과 그룹을 짜서 영어동화를 읽어줬어요. 작년에 고등학생이 된 친구들이 바쁜 일정 때문에 빠지게 되면서 혼자 읽어주기도 했죠. 봉사하면서 도서관에 자주 오게 되고 낯선 환경을 불편해 하는 소심한 성격을 고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죠. 대학에 가서도 계속하고 싶어요.” 의정양은 동화 읽어주기를 하며 영어교육 전문가로 진로를 선택하게 됐다. 아이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CD를 들어보고 영어동요도 활용하면서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의정양은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시리즈물 등 소재를 살펴보며 책을 고른다”며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림의 흥미성이 무엇보다도 필요하고, 라임이 살아있는지도 보는 편이라 동요집을 즐겨 소개한다”고 전한다. 또한 “반복해 읽어주기를 원하는 아이들이 많아 함께 들은 책을 엄마들이 따로 읽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영어동화책 읽어주기 봉사자인 장세형(57)씨는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책 읽는 기쁨을 알려주고자 봉사를 시작했다. 권장도서 중 아이들이 행동으로 따라 할 수 있는 책들을 주로 선정해 읽어준다. 책 읽어주기 활동에 관심이 생겨 영어동화 읽어주기와 스토리텔링, 구연동화, 책놀이 등의 교육을 받았고, 여러 활동과 접목해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영어 그림책은 일상적인 것은 물론이고, 영어권 문화와 정서를 깊이 있게 접할 수 있어 좋아요. 영어 문화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어요. 어려운 동화도 그림과 한글설명을 곁들일 수 있어 이해가 쉽고, 집에서 CD들려주는 것과 달리 사람이 읽어주므로 재미를 느낄 수 있죠. 특히 다른 아이들과 생각이나 느낌을 함께 공유할 수 있어 좋습니다.”
재능기부로 나눔을 실천해요
외국계 은행에 근무하는 류현정(37)씨는 2013년 여름 이직을 위해 잠시 쉬는 중 도서관에서 영어동화 읽어주기 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참여하게 됐다.
“7세 아들에게 읽어주고 반응을 살피며 책 선정을 해요. 혼자서 30분 동안 5권 정도의 책을 읽어야 하므로 가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캐릭터 코믹동화를 섞어서 몰입도를 높이기도 해요. 자녀들에게 나누는 삶을 보여주기 위해 다른 엄마들도 함께 동참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있죠.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오지 못하는 도서관에 정기적으로 오게 되면서 유익한 정보도 많이 얻게 됩니다.” 류씨는 일하는 엄마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적지만 엄마의 토요일 봉사활동을 지지하는 아이가 ‘이 책 읽어주면 애들이 좋아하겠다’며 책을 추천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40대 중반의 이영경씨는 둘째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러 도서관을 다니다가 재능기부자 모집공고를 보고 봉사를 시작했다. 영경씨는 형제간의 우애, 아빠에 대한 사랑 등의 테마로 책을 선정해 읽어준다고 한다. “목동은 영어교육 환경이 우수한 편이라 아빠들이 도서관에 많이 오시죠. five little monkey 동화를 읽은 후 아빠도 참여 할 수 있는 역할놀이를 한 적이 있는데, 육아에 소극적인 무뚝뚝한 아빠들도 즐거워했어요. 책읽기가 즐거운 가족 놀이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볼 수 있었죠.”
‘꿈마루에서 들려주는 영어동화 이야기’ 프로그램을 이용하려면
양천도서관에서는 취학 전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어동화를 들려주고 있다. 방학기간을 제외한 12월 6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별도의 예약 없이 매주 토요일 11시 10분, 1층 꿈동산실 내의 꿈마루로 방문하면 된다. 또한 지속적이며 안정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성인들의 재능기부 신청을 받고 있다.
주소 양천구 목동서로 113 (목5동 905)
문의 양천도서관 꿈동산실 02-2062-3940~2 담당 주상수 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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