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스의 업적 중에서 일식의 예언보다 더 대단한 게 ‘말 빨’이 덜 먹혀서 그렇지 수학에 비례를 도입한 것입니다. 알면 너무나 쉬운 개념이지만 양을 수로 바꾸는 것처럼 발상 자체를 바꾸어야 하는 개념이므로 이것은 대단한 것입니다. 개념을 바꾼다는 걸 앞에 한번 이야기했던 양(量)과 수(數)로 다시 한 번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중국에서 주역(周易)을 몇 천 년을 사용해도 수의 개념으로는 바꾸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양(量)의 개념인 주역을 수(數)의 개념인 2진법으로 바꾼 사람이 라이프니츠입니다. 컴퓨터의 가장 밑바닥엔 오직 2진법 밖에 없습니다. 이 이론이 없었다면 지금의 컴퓨터는 없었을 겁니다.
서양에서는 ''라이프니츠 같은(as like as Leibniz)''이라는 용어는 활용 빈도가 낮지만 특급천재라는 의미를 지닌 관용구가 있을 만큼 천재 중의 천재입니다. 라이프니츠는 최초로 곱셈과 나눗셈을 할 수 있는 계산기도 만들었고 요즘 사용하는 미적분도 만드는 등 다방면에 걸친 다재다능한 천재였지만 뉴턴과의 짝퉁 시비에 말려들어 온갖 악담을 다 뒤집어쓰고 외롭고 쓸쓸히 늙어 죽었습니다.
라이프니츠(1646~1716)는 앞으로 컴퓨터의 세상을 예상하며 2진법 산술체계의 위대성에 대해 무척 고무돼 있었지만 그 시대에 무척 똑똑한 사람들마저도 미처 컴퓨터까지는 머리가 진행되지 않아 이것의 위대성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죠. 비례도 이런 개념으로 생각하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
탈레스는 막대기 하나로 피라미드의 높이를 쟀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집트를 방문한 탈레스는 피라미드 높이를 그림자를 이용하여 잼으로써 이집트 파라오 아마시스에게 존경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그 시절 파라오라고 하면 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와 스스럼없는 대화를 나눌 정도가 되었다면 그 당시 탈레스의 학문적 능력이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단편적으로 전해져서 각자 자기 수준에 맞게 해석합니다. 아리스토텔레스 제자인 히에로니모스는 탈레스가 사람의 그림자의 길이가 자신의 키와 같아지는 시점에 피라미드의 그림자를 재어 그 높이를 결정했다고도 하고 다른 사람은 길이가 1m인 막대기를 땅에 수직이로 세우고 그림자의 길이가 꼭 2m가 되는 때를 기다렸다가 피라미드의 그림자의 길이를 재었다고도 하는데 높이를 잰 게 중요한 게 아니고 탈레스는 비례를 논리적으로 적용하고 있었다는 게 중요합니다.
비례를 대수적으로 간단히 표현하면 1 : 2 는 2 : 4와 같고 2 : 4는 3 : 6과 같다는 것입니다. 이집트는 이미 일 년의 길이를 365.25년으로 계산하는 등 역법(曆法)이 무척이나 발달한 나라였기에 하늘을 관찰하는 사제들은 이러한 원리들을 당연히 잘 알고 있었겠죠. 하지만 일반적으로 논리적으로 이론을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기하학으로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기하학은 세 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잠재적 기하학, 다음에는 과학적 기하학, 마지막으로 논증적 기하학입니다. 잠재적 기하학은 자연 상태에서 서서히 거리, 각, 다각형, 원 등 많은 기하학적 개념을 잠재적으로 알게 됩니다. 이런 단계에서 다음에는 과학적 단계로 접어드는데 경험이나 실험을 통하여 상당한 양의 기하학적 사실을 유도하게 됩니다.
아주 똑똑한 학생들 중에서도 가끔 3.14159…로 나가는 원주율을 자로 재면 되지, 골치 아프게 왜 구하는가? 의문을 제시하는 학생이 있는데 이런 학생은 과학적 단계엔 들어왔지만 논증적 단계로는 접어들지 않았다고 생각하면 정답입니다. 논증적 기하학은 엄밀한 연역적 증명에 의해서만 들어 갈 수 있습니다.
논증적 단계로 들어가지 못하면 이건 수학이 아닙니다. 요즘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수학이라기 보다는 기술에 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수학은 개념이해를 바탕으로 수학적 사고력 논리력을 향상시켜야 실력이 발전하는 과목입니다. 자기주도적 학습과 수준별로 완성된 콘텐츠로 개인 맞춤형 수업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실력도 올리고 성적도 향상하는 과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해법수학
김경섭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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