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는 한갓 현상에 지나지 않아 젊은 시절만 가치가 있지 나이가 들면 별 의미가 없는 것이기도 하고 외모 지상주의에 기반한 대중 문화에 종사하거나 아름다운 얼굴과 몸매를 지녀야 하는 몇몇 직업 빼고는 삶 전체에서 보면 크게 중요한 부분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실제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극도의 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갑남을녀의 수준이지 선남선녀의 수준은 아니다. 그 소수만을 위한 외모 지상주의와 그들을 흠모하여 얼굴에 칼을 대는 많은 사람들은 효율적이거나 지혜로운 삶을 사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것이 왜 문제인지 잘 모른다. 청소년들이 특히 그렇다. 그래서 그들에게 그러한 가치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근원적이고 분명한 철학적 사유를 제공해야 한다.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외모지상주의에 빠진다.
사람들이 외모에 대한 자존감이 낮은 이유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사회적 지위나 경력 등이 확고하지 못한 상황이면 자아의 정체성을 갖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자연 자아의 정체성보다 외모에 의한 자존감을 가지려 하는 경향이 매우 높다. 둘째 치열한 경쟁으로 능력 평가에 대한 열등감이 강하면 자존감을 상실케 한다. 입시 경쟁에 처한 청소년들은 이 상황에서 더 절박한 외모 지상주의에 빠지게 된다. 셋째 이유는 텔레비전의 과대하게 조작된 슈퍼 스타들이 등장해 시청자인 일반인들의 열등 의식을 자극한다. 텔레비전에 등장하는 대부분 사람들은 상업성에 기반을 둔 허상의 조작된 인물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대중들은 그들에 대한 열등 의식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런 자존감의 상실을 다른 자아를 찾아 보려는 것보다 외모를 통해 드러내려는 성향이 높아진다. 그래서 외모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며 그 결과 외모의 자존감을 잃게 된다. 게다가 조작되거나 만들어진 화려한 외모의 대중 스타들의 2차 공격이 어마무시하여 외모에 대한 자존감에 상처를 크게 준다.
마음의 생김새에 대한 자존감을 높이기
마음(정신) 생김새와 얼굴 생김새를 비교해 보자. 우선 마음(정신) 생김새는 우열이 별로 없다. 행복감을 느낀다든지 고독감을 느끼는 마음에 대해서 이런 마음은 우등한 것이고 저런 마음은 열등한 것이라고 평가하지는 않는다. 물론 좋다 나쁘다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존재한다. 기쁨보다 슬픔이 좋지 않다는 평가는 있을 수 있지만 기쁨의 우열이나 슬픔의 우열은 없다. 커피에 설탕을 넣어 마시는 기호를 가진 사람은 열등하고 꿀을 넣어 마시는 사람의 기호는 우등하다는 평가는 없다. 그래서 마음 생김새는 타인지향이 아니라 본인 지향이 되기 쉽다. 그래서 남이 뭐라하든 내가 좋아하는 대로 살면된다. 그래서 마음 생김새에 대한 정체성을 얻거나 자존감을 높이는 일은 매우 쉽고 편하다. 마음먹은 대로 취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얼굴 생김새는 우열이 존재한다. 피부가 거친 사람보다 고운 사람이 우등하고 눈이 작은 사람보다 큰 사람이 우등하다고 믿는다. 그 이유는 마음 생김새처럼 자기 중심이 아니라 타인 중심이 되기 때문이다. 즉 타인들이 인정해 주는 정도에 따라 평가가 되기 때문에 우열이 쉽게 형성된다. 그래서 외모에 대한 자존감은 쉽게 가지기가 매우 어렵다. 그런데 참된 자아는 외모로 인식되는 자아가 아니라 마음의 자아 정신의 자아로 확인된다. 왜냐하면 원래 외모는 자기가 볼 수 있는 대상이 아니지만 자신의 마음이나 정신의 상태는 자기가 느끼는 존재다.
마음 생김새 다듬기와 얼굴 생김새 다듬기
마음 생김새를 다듬는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한다. 아름다운 음악을 듣고 감동할 수 있는 마음을 갖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동안 훈련이 필요하다. 그리고 어느날 갑작스럽게 외부의 자극이나 기술에 의해서 진전되지도 않는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신의 노력 여부에 의해서 점차적으로 변화한다. 그 과정에는 자아가 존재하여 자존감을 갖기 쉽다. 그래서 마음을 잘 다듬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자존감이 매우 높다. 마음만이 아니라 정신적 수양에 의해서 깊은 사고의 힘을 가진 매력적 사람은 더욱 높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갖는다. 그러나 얼굴 생김새의 아름다움은 ‘성형수술’이라는 갑작스러운 변화를 통해 이룰 수 있다. 이것은 자아가 노력하는 과정에 대한 자아의 노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어느날 외부의 힘과 기술에 의해서 급작스럽게 이루어졌다. 그 과정에는 자아가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실제의 자아가 없다. 그리고 과거의 자아와 현재의 자아가 불일치하는 모순을 느끼게 된다. 결국 성형 수술을 통한 외모의 변화를 받아들이려면 과거의 자아를 부정해야 하는 내적 갈등은 감내해야 한다. 성형 수술로 미인이 된 사람은 진정한 자존감을 얻는 것이 아니라 타자가 인정하는 허상의 자아를 만나야 한다. 그래서 결국 점차 자아를 잃어버리고 자존감은 사라지고 만다. 진정한 자존감을 찾기 위해서는 얼굴 다듬기가 아니라 마음 다듬기, 정신 다듬기에 노력해야 한다.
글 : 이성구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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