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월. 한낮에는 여름과 다름없는 더위에 적응하려 애를 써야 하고, 밤과 새벽에는 서늘한 날씨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래서인지 서늘함과 더위로 인한 이중고로 감기를 달고 살거나 비염이 그치지 않는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이 시기의 질환은 대부분 심신의 열(熱)과 관련되어 나타난다. 때문에 이 ‘열’을 잘 다스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7~8월에까지 이어져 여름 건강에도 적신호가 켜진다.
신천함소아한의원 이혁재 대표원장은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고열량식 섭취가 많아지면서 우리 아이의 몸도 ‘온실효과’를 겪고 있다”며 “여기에 스트레스로 인한 짜증으로 마음에까지 열이 쌓이다 보니 ‘열’을 이겨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열로 인해 악화되는 건강
“콧물이 진득해서 풀어도 나오지 않아 아이가 늘 답답해해요. 그리고 아이가 손으로 자꾸 코를 후벼서 코피가 나기도 해요.”
꾸덕꾸덕한 코딱지를 달고 사는 아이의 치료를 위해 한의원을 찾은 이정원(39·신천동)씨의 말이다.
이 대표원장은 “몸에 열이 많은 아이들에게 보이는 비염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열이 많은 체질인 경우 코 점막이 부어오르는 동시에 콧물이 맑지 않고 찐득한 노란콧물을 보이게 된다”고 설명한다.
또 억지로 코를 파내려하다 보니 코피를 흘리는 경우도 흔하다.
그렇다면 심신의 열은 무엇과 관련이 있는 것일까? 타고난 체질과도 연관이 있지만, 요즘은 환경과 식생활로 인해 후천적으로 강화된 열체질이 원인으로 작용한다.
우선 환경을 살펴보면, 지구온난화와 더불어 황사와 미세먼지 등의 영향을 들 수 있다. 여기에 식생활의 변화도 우리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기름기와 당분의 과다한 섭취로 몸이 더워지는 ‘몸의 온난화’까지 이르게 된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한 몫을 차지한다. 몸에 이어 마음의 열까지 합세, 결국 아이의 몸은 더욱 더 뜨거워지고 있는 것이다.
이 대표원장은 “심신의 열을 조절하는 것이 건강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열을 조절하는 과정은 단시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꾸준한 치료와 바른 생활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열을 다스리기 위한 생활 속 수칙
열을 잘 다스리기 위한 제1의 생활 수칙은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다. 체질 개선을 위한 한약을 복용할 때도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이 우선순위인 만큼 물을 충분히 마셔 몸 안을 촉촉하게 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18kg 아이의 경우 1일 600mL, 30kg이라면 1일 1L 이상의 물을 마셔야 하며, 청소년·성인은 2L의 충분한 물을 마셔주는 것이 좋다.
주스나 탄산음료 등도 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주스와 탄산음료 등에 포함된 설탕은 몸에 열을 더욱 조장하게 되어 오히려 몸에 악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촉촉한 피부를 위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자외선으로 피부가 손상되면 수분이 부족해 건조하게 되고, 이는 가려움증을 유발하게 한다. 외출 시 자외선 차단과 피부보습을 위한 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안전하다.
당분과 기름기가 많은 고열량 음식은 반드시 줄여야 한다. 과자, 아이스크림, 초콜릿 등은 아이들의 열을 끌어올리는 주범.
이 대표원장은 “아이 몸에 쌓인 열을 내리기 위해서는 단맛과 기름기에 익숙한 미각을 교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양념이 적당한 음식을 먹고, 간식 또한 천연재료의 맛이 살아있는 것 위주를 섭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체질개선을 위해서는 체내에 쌓인 열과 독소를 충분히 배설(땀과 배변)시키도록 돕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체계적인 치료와 계절 치료 병행
생활 속 습관으로 몸의 열을 내리는 것이 충분하지 않다면, 체계적인 치료로 체질을 개선시킬 수 있다.
한방치료에서는 한약과 침, 뜸을 이용해서 1년간의 집중적인 개선기를 지나 1년간의 유지기, 그리고 적당 기간의 관찰기를 가지게 된다.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한방치료로 열이 몸에 쌓이지 않게 체질개선을 할 수가 있습니다. 3년 정도의 충분한 기간을 두고 진행하는 것이 좋지만, 올 여름을 대비해 2~3달 집중적인 치료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 대표원장의 설명이다.
여름을 맞아 계절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여름감기와 냉방병, 배앓이 등을 예방하기 위한 동병하치(冬炳夏治). 동병하치는 ‘겨울의 병을 여름에 치료한다’는 뜻으로 폐의 기운을 돋우고 면역력을 높여주는 대표적인 여름 계절치료다. 한약재로 만들어진 패치와 소합향원고를 혈자리에 붙여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도움말 신천함소아한의원 이혁재 대표원장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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