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미소 ‘서산 용현리 마애 삼존불’을 만나다

삼국시대 중국과 교류 중심지 ‘서산’

지역내일 2014-10-23

생각만 해도 배시시 웃음이 새어나오는 문화유물을 가진 민족은 행운을 넘어 축복을 받은 것이다. ‘백제의 미소’라 불리는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은 생각만으로 웃음을 주는 그런 문화유물이다. 미소가 아름다운 마애여래삼존상과 옛 절터 보원사지가 있는 서산에 다녀왔다.  용현계곡을 따라 단풍이 물들기 시작했고 보원사지에는 고즈넉함이 가득하다. 안산에서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한 시간 남짓이면 도착하는 서산은 백제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고장이다.

마애


절벽에 새긴 부드러운 미소
용현계곡 건너 마애삼존상을 만나러 가는 길. 지금은 예쁜 돌계단이 만들어졌고 삼존상 아래까지 높은 축대를 쌓아 바로 눈 앞에서 삼존상을 볼 수 있지만 1400여년 전 석공이 삼존상을 새기던 때부터 1958년 발견되기 전까지 이곳은 절벽 위 큰 바위였다.
동네 사람들은 이 바위를 ‘인(印)바위’라고 불렀다. 새겨 진 바위라는 뜻이었다. 뒤늦게 발견된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입상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마애불 중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힌다. 그것은 바로 얼굴 가득 퍼진 아름다운 미소 때문이다.
마애여래 삼존상 앞에 다다르자 아침햇살이 삼존상 얼굴을 비춘다. 햇살을 받은 삼존상 얼굴은 환한 미소가 번져간다. 햇살을 받자 미소가 또렷해져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직접 만난 ‘백제의 미소’는 바라보는 것만으로 마음이 편안해 질 정도로 천진난만하다.


걱정 뚝! 원하는 소원은 무엇이든
서산 용현리 마애삼존상은 과거와 현재, 미래를 상징한다. 가운데는 현세불을 의미하는 석가여래입상, 그 오른쪽엔 과거 석가에게 성불하라는 수기를 준 제화갈라보살, 왼쪽 전형적인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한 미륵보살은 미래를 뜻한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도 중생들의 걱정 막고 온갖 소원을 이뤄준다는 뜻이다. 석가여래입상의 수인(손모양)이 두려움과 근심걱정을 없애준다는 ‘시무외인’과 원하는 바를 이뤄준다는 ‘여원인’인 이유가 바로 그런 뜻이다.
하지만 심오한 불경의 의미는 오랜 세월을 건너오며 흐려졌고 마애여래삼존상이 세상에 등장할 때까지 이 동네사람들은 그저 이 바위를 산신령과 두 부인을 세긴 것으로 알고 있었다. 당시 마을 사람들은 “바위에 산신령하고 두 부인이 있는데 작은 마누라가 용용 죽겠지 놀리면 큰 마누라가 짱돌을 던지려고 만지작거린다. 그때 가운데 산신령은 싸우지 말라고 말린다”고 말했고 그 말을 들은 보원사지 발굴팀이 삼존상을 발견한 것이다.
지금도 마을사람들은 석가여래를 산신령을 알고 삼존상이 내려 보이는 맞은편 절벽 끝에 산신각을 짓고 해마다 제사를 지내고 있다. 

절터


옛 절터 다섯 석조물만 햇살 받고
나무사이로 비췄다 사라지는 햇살에 따라 미묘하게 변하는 백제의 미소를 감상한 후 보원사지로 향했다. 용현계곡을 따라 20여분만 걸어 올라가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깊은 산속 시야가 확 트이더니 나타난 넓은 절터. 가을 햇살이 가득한 절터에는 화강암으로 만든 석물만 햇살에 반짝반짝 빛난다.
보원사는 정확한 기록이 없어 창건연대와 폐사된 시기를 알 수 없는 절이다. 그러나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내포지방 가야산 반경 5Km 내에는 100여개의 절터가 남아있고 보원사도 그 중 하나다. 남은 유물과 전해져 오는 이야기만을 모아도 보원사는 결코 작은 절이 아니었다. 폐사지에 남은 석물 5개가 보물로 지정되었다. 보물 다섯 점을 품은 옛 절터 예사롭지 않다.
우선 다섯 보물 중 유독 눈길을 끈 것은 멋진 형태미를 갖춘 5층 석탑. 늘씬한 기단위에 날렵하게 얹힌 탑날개 5층. 한 눈에 들어오는 석탑은 어디선가 본 듯한 모습이다. 백제의 마지막 수도 부여의 정림사지 5층 석탑을 쏙 빼닮은 모습이다. 탑에서 한 걸음 떨어져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5층 석탑을 한 동안 올려다 본다. 고운 탑 날개 덕에 눈이 시원해진다.


삼국시대, 교류 중심지 내포지방
가야산을 중심으로 한 열 개 고을을 일컫는 내포 땅. 지금은 예산, 당진, 서산, 홍성 등이 이곳이다. 사방을 둘러봐도 시야를 막는 산줄기가 없고 구릉인 듯 낮은 언덕이 내포평야를 감싸고 있다. 이 내포지방은 삼국시대 중국으로 이동하던 중요한 교통로였다. 지금으로 치면 부산과 맞먹는 규모였던 것. 내포지방엔 수덕사, 개심사 등 이름난 절들이 많이 남아있어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에 딱 알맞다. 보원사지에서 아라메길을 따라 걸으면 개심사까지 2시간이면 닿고 시티투어 이용하면 백제의 미소와 보원사지, 해미읍성까지 하루에 돌아볼 수 있다.
하혜경 리포터 ha-nul21@hanmail.net



보원사지 다섯 유물
오층석탑 : 부처님의 사리를 모시기 위해 만든 탑. 높이 9m 보물 104호 고려시대
당간지주 : 큰 행사가 있을 때 기나 탱화를 제시하는 용도로 사용되는 기둥. 높이 4.4m 통일신라시대
석조 : 용현천 상류냇가에 있어 그릇을 닦거나 쌀을 씻을 때 사용했다. 보물 102호. 통일신라시대
법인국사 부도탑 : 법인국사의 사리를 모시는 승탑. 팔각 원당형 양식. 보물 105호 고려시대
법인국사 부도탑비 : 부도탑의 내역을 실을 비문. 5000여자의 글이 새겨져 있다. 보물 106호 높이 3.9m 고려시대



서산 시티투어


역사체험 코스 토요일
서산시청 출발 (10:00)
서산공용버스터미널 (10:10)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10:40)
보원사지 (11:10)
개심사 (12:00)
해미읍성 (13:00)
중식 (13:20)
해미읍성상설프로그램체험 (14:10)
해미순교성지(15:40)
서산시청도착(16:40)


가족체험 코스 일요일
서산시청출발 (10:00)
해미읍성(10:20)
방조제(11:20)
중식(11:50)
간월암(12:50)
서산버드랜드(13:20)
류방택천문기상과학관(15:00)
서산동부시장(16:20)
서산시청 도착(17:00)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닫기
(주)내일엘엠씨(이하 '회사'라 함)은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지역내일 미디어 사이트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에 대한 귀하의 동의를 받고자 합니다. 내용을 자세히 읽으신 후 동의 여부를 결정하여 주십시오. [관련법령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7조, 제22조, 제23조, 제24조] 회사는 이용자의 개인정보를 중요시하며,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인정보보호법」을 준수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개인정보처리방침을 통하여 회사가 이용자로부터 제공받은 개인정보를 어떠한 용도와 방식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어떠한 조치를 취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1) 수집 방법
지역내일 미디어 기사제보

2) 수집하는 개인정보의 이용 목적
기사 제보 확인 및 운영

3) 수집 항목
필수 : 이름, 이메일 / 제보내용
선택 : 휴대폰
※인터넷 서비스 이용과정에서 아래 개인정보 항목이 자동으로 생성되어 수집될 수 있습니다. (IP 주소, 쿠키, MAC 주소, 서비스 이용 기록, 방문 기록, 불량 이용 기록 등)

4) 보유 및 이용기간
① 회사는 정보주체에게 동의 받은 개인정보 보유기간이 경과하거나 개인정보의 처리 목적이 달성된 경우 지체 없이 개인정보를 복구·재생 할 수 없도록 파기합니다. 다만, 다른 법률에 따라 개인정보를 보존하여야 하는 경우에는 해당 기간 동안 개인정보를 보존합니다.
② 처리목적에 따른 개인정보의 보유기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의 등록일로부터 3개월

※ 관계 법령
이용자의 인터넷 로그 등 로그 기록 / 이용자의 접속자 추적 자료 : 3개월 (통신비밀보호법)

5) 수집 거부의 권리
귀하는 개인정보 수집·이용에 동의하지 않으실 수 있습니다. 다만, 수집 거부 시 문의하기 기능이 제한됩니다.
이름*
휴대폰
이메일*
제목*
내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