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중학생들은 학교에서 학습내용을 소화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로 인해 겪는 고통은 대단히 크다. 따라서 학습부진학생과 부모의 소원은 학습내용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학습내공을 키우는 것이다. 목표는 학습능력 신장인데 목표달성을 위한 처방전은 번번이 빗나간다. 처방 이전 학습부진에 대한 서술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내 아이의 학습부진 및 스쿨포비아를 잘못 서술하면 올바른 처방을 얻을 길이 없다. 가장 흔한 서술 오류가 “아이 머리는 똑똑한데 공부습관을 들이는데 실패해서 기초학력이 부족하다”이다. 이런 서술이라면 처방전은 “당연히 공부습관을 들여서 기초학력을 신장시킨다”이다. 공부습관을 잡아준다는 학원을 보내는 수순을 밟는 것이 당연하다.
학교를 즐겁게 생각하지 못하는 초등 어린이는 공부습관의 문제가 아니다. 두 가지 기둥이 이러한 아이를 구성하고 있다. 하나는 서열화에 대한 상처의 경험이고, 또 하나는 텍스트(문자와 문장) 중심의 학교공부성격이다.
서열에서 뒤지는 경험으로 상처 받았다면 어린이의 경우 극복하려는 것이 아니라 경쟁구조에서 벗어나려고 한다. “나 안 해”가 당연한 반응이다. 주변의 갖은 종용에도 레이스에서 멀어지는 것이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는 성취과업이다. 말을 안 듣는 것이, 학교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것이 아이에게 성취감을 안겨준다.
돌잡이 상에 타블렛 PC가 세팅되는 세상에 아이들은 태어났다. 텍스트로 표현하는 것은 이미지를 여러 번 가공하고 문장화하는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 아이들은 디지털로 조작과 유통이 쉽고 빠른 세상에서 텍스트로 정보를 주고받는 학교식 공부에 적응하기 매우 어렵다. 하지만 학교는 보수적 입장으로 글로 가르치고 글로 시험을 본다. 공부를 멀리하는 아이들에게 학습의욕과 기초학습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고 이들의 정보처리 메카니즘과 학교식 공부의 방법론이 충돌을 일으키는 것이다.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리는 것”으로 전환하자
문제는 정보처리방법이다. 정보처리 결과가 텍스트가 아닌 그림으로 나오도록 하자는 것이다. 읽으면 기억해야 하는 단계를 거쳐야 학습의 의미가 성립하지만 그린다는 행위는 이미 기억을 포함한다.
어린 학생에게 정보가 의미를 가지려면 트리구조를 이뤄야 한다. 기둥이 있고 줄기가 나오며 여러 가지가 뻗어나가는 구조로 정보가 정리돼야 한다.
중학교에 진학을 앞둔 초등6학년 아이들이 무엇을 준비하고 어떤 방향에서 훈련해야 하는지 명확해진다. 서열 구조로 뛰어들고 텍스트 위주의 학습과 시험에 대비해야 하기에 더욱 비서열 지대의 확보와 디지털 처리를 통한 이미지의 창출 훈련이 시급하다.
디지털 시대 창의적 인재에게 알맞은 학습환경
책상에 앉아있기 힘들고 듣기와 읽기 집중이 부족하지만 영화를 좋아하고 내용을 이해하고 잘 기억하며 공상에 잘 빠지고 만화책에 집착하는 아이라면 새로운 학습 환경에서 충분히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아이들은 IT 환경에서 훨씬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만들 인재임에도 당장 내년 중학생으로서 삶의 질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예비중학 일병 구하기>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이 친구들은 혼자서는 불가능하고 학원의 학습 환경은 적합하지 않기에 비서열 분위기의 학습팀과 중학수업을 디지털 이미지로 가공하는 과정을 통해 녹여낼 수 있는 멘토가 필수라 할 수 있다.
게임에 몰두하던 아이들이 개인 노트북으로 학습결과를 이미지로 디자인하고 포트폴리오하는 변화를 보일 수 있도록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새로운 발상이 아이들 변화발달의 원동력이다. 초6학년은 중학생으로 몸과 마음을 디자인하는 시도가 필요하다.
지지학교 박준규 교장
홈페이지 : cafe.daum.net/ggeschool
문의 : 02-484-2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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