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및 각종 대회에서 큰 성과
[도입] 지난 8월 26일 개최된 제12회 춘천전국관악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춘천 봉의고(교장 이기호) 윈드오케스트라. 또한 이 학교 중창단은 7월에 개최된 제14회 강원도 한마음노래부르기 합창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 10월에 있을 전국대회 준비로 여념이 없는 중이다. 봉의고는 9월 12일 실시된 2014년 강원도 중․고등학생 종합예능실기대회에서도 6명의 학생이 1등, 4명이 2등, 1명이 3등상을 각각 차지한 바 있다. 강원도 유일의 음악중점학교로 선정된 지 4년 차. 첫 졸업생 배출 이후 괄목상대의 성과를 내고 있는 봉의고 음악반을 찾았다.
2011년 음악중점학교로 선정
예술중점학교는 특목고나 특목중에 해당하는 예술고, 예술중이 아닌 일반고와 일반중 교과과정 내에서 예술교육과정을 설치해 사교육 없이 예술계 진학이 가능하도록 만든 학교. 현재 중등교 13개교, 고교 10개교가 운영 중이며, 이중 봉의고는 강원도에서 유일하게 음악중점학교로서 6개 학급 학생들이 음악특화 교육을 받고 있다.
이들은 피아노, 성악, 작곡, 국악, 현악기, 금관악기, 목관악기, 타악기 등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또한 이론과목은 물론 전공실기, 향상음악회, 콩쿨 참가, 공개 레슨 등 음악전문 교과과정을 통해 별도의 외부 레슨 없이 음악을 접하고 전문 음악인으로 성장하게 된다.
“모든 수업프로그램이 예고와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지만, 예고와는 달리 신입생 선발에서 실기시험을 보지 않기 때문에 처음 음악을 접하는 학생들에게도 문이 열려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죠.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고 학교에서 받은 수업과 실기교육이 중심이 되어 음악을 접하고 음대 진학까지 목표로 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음악부장 유미 교사는 학생들의 음악적 수준을 높이기 위해 한국 최고 수준의 강사 26명을 초빙, 연중 무료 실기지도를 하고 있으며, 개인연습실도 연중 개방하는 등 실기력 향상을 위한 최고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4 대학입시에서 최고의 성적 기록
이런 최고의 환경은 올해 초 음악중점학교 선정 이후 배출된 첫 졸업생들의 입시결과를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3학년 2학급 48명 중 30여명이 도내 대학과 전국의 대학에 합격한 것. 강원대 7명을 비롯해 경희대·추계예술대·성신여대·관동대·강릉원주대·백석대·서경대 등에 각각 합격생을 배출했다. 이중 음악 전공 관련 진학자는 20여명. 유 교사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3년간 노력한 학생들과, 열정과 격려를 아끼지 않은 학교의 협력이 이룬 성과라고 전했다. 이런 결실은, 무엇보다 예술고가 아닌 일반고에서 이뤄냈다는 점에서 교육적 성과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일반계 고교에서 음악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진로를 개척한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현재 2015학년도 입시를 준비 중인 이 학교 3학년 학생들에게도 지난해의 성과는 큰 힘이 되고 있다. 클라리넷 전공의 남승범 군은 얼마 전 서울대 수시모집 실기평가를 치르고 현재 한양대 실기평가를 준비 중. 그는 체계적인 레슨과 여러 번에 걸친 관악합주를 통해 실력향상을 체감하며, 학교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지도로 자신감 또한 넘친다고 전했다.
음악으로 꿈꾸는 아이들
봉의고 음악반 학생 중에는 중학교 때 학교 적응이 힘들어 방황했던 경우도 있고, 공부가 싫어 음악을 선택하게 된 경우도 물론 있다. 심지어 자포자기 심정으로 이거라도 하자며 내몰린 학생도 없지 않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후 그들의 변화였다. 가끔은 거칠고 폭력적이었던 아이, 하지만 어느새 장시간 악기 앞에 앉아 다른 사람들의 음악 소리에 귀 기울이며 자신의 연주를 해내고 있었다.
정규 7교시 수업 이후 2시간의 실기 연습시간. 유 교사는 빛나는 눈으로 꿈을 찾아 노력하는 아이들의 모습에 큰 보람을 느낀다. “모든 아이들이 획일적으로 공부만 잘 할 수는 없지요. 스트레스 없이 단체생활에 적응하면서 스스로 자신의 진로를 찾아갈 수 있는 행복한 학생들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음대를 졸업하고 교향악단에 들어가 계속 트럼본을 불고 싶다는 이승재 군은, 봉의고에서 자신의 꿈을 뚜렷하게 찾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제가 다른 인문계 고교로 진학해서 취미로 음악을 했으면 아마도 공부도 음악도 다 놓쳤을 거예요. 그간 연습하느라 많이 힘들었지만 그 이상의 값진 경험을 얻었어요.” 현재 윈드오케스트라의 악장을 맡고 있는 김진호 군은 이번 대회를 통해 친구들과 후배들, 선생님과 함께 만들어낸 시간이 정말 뜻 깊었다고 한다. 여름방학도 없이 함께 열정을 다했기에, 대상을 받은 순간 쏟아지던 동료들의 환호와 눈물을 잊을 수 없다는 그 또한 봉의고 학생이란 게 자랑스럽다고 한다.
명성과 권위의 큰 대회에서 수상한다는 것도 놀랍지만, 꿈과 열정을 향해 밝게 웃으며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봉의고 음악중점반의 더 큰 힘을 볼 수 있는 듯했다. 오는 10월 22일강원대 백령아트센터에서 있을 정기연주회 준비로 지난 1년간이 그랬듯 여전히 연습에 푹 빠진 윈드오케스트라 단원들. 이들이 앞으로 보여줄 신나는, 열정적인, 꿈이 가득한 하모니가 기대된다.
김재석 리포터 kb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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