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11시, 안산문화예술의 전당 별무리극장에서 해설이 있는 음악회가 열렸다.
테너 박승희는 듣는이를 배려하는 해설과 노래로 르네상스 음악을 이해하는 통로를 열어주었다. 특히 고난과 죽음에 대한 아픔을 성숙한 사랑으로 보듬을 수 있는 곡들을 선정해 전하고 편안한 해설로 마무리했다.
음악회를 감상한 이경미(선부동? 49)씨는 “관객의 입장에서 전하는 편하고 쉬운 해설때문인지 매우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16세기 음악에 깊이 빠져 몰입하는 시간은 주부들에게 쉽지 않은 경험이다. 다리를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목발을 집고 무대에 등장하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정제된 소리- 삶의 의미를 승화시키는 힘
바로크 테너의 가장 큰 특징은 음량이 작고 섬세하다는 점이라고 한다. 곱고 높은 톤의 정제된 소리이다. 비트가 강하고 지르는 창법과 많이 다르기 때문에 답답하다고 느끼는 관객도 있을 수 있지만 절제된 목소리가 주는 감동은 여운이 길다.
특히 삶의 아픔이나 성숙한 사랑에 대한 노래를 부를때, 바로크 테너의 소리는 그 의미를 한층 승화시키는 힘이 있다. 바로크 발성을 사용하는 테너 박승희를 ‘한극 바로크 테너계의 보물’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 않을지.
그는 “바로크 시대, 즉 400여년 전에 살던 사람들은 우리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노래에 담긴 이야기로 본다면 고난, 번민, 그리움, 사랑, 위로 그리고 죽음 등. 21세기를 사는 우리와 똑같습니다”며 “예를 들면 베토벤이 작곡한 ‘이히 리베 디히(Ich libe dich)’의 가사는 서로의 근심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며 슬픔을 함께 한다는 내용이지요. 그리고 늘 곁에 함께 있게 해달라는 기도로 마무리됩니다”라고 해설했다. 가수 신승훈이 부른 ‘보이지 않는 사랑’의 전주곡으로 귀에 익숙한 곡이라는 것. 그리고 고등학교 음악교과서에 실려 독일어로 외워 부르기를 한 추억이 담긴 노래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해설을 마친 그는 잔잔한 맑은 음색으로 가까이에 있는 관객에게 노래를 선사했다.
피아니스트이자 쳄발리스트 김현애의 반주는 테너 박승희의 노래가 빛을 내는데 큰 몫을 했다. 테너의 목소리가 퍼질 때는 없는 듯 연주하고, 잠시 호흡을 가다듬을 땐 어김없이 아름다운 연주가 시작된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교회음악 전문과정과 카를스루에대학 쳄발로 전문 과정을 졸업한 김현애는 바로크 테너 박승희의 반려자이다.
테너 박승희는 서울대성악과와 독일 카를스루에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스위스 고음악학교인 스콜라칸토룸에서 게르트 튀르크에게 사사했다.
바로크 음악은 진솔함 담은 웰빙음악
공연 후 박승희 테너와 인터뷰
Q 바로크 음악이 현대인들과 공감할 수 있는 요소는?
A 바로크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과장 없이 진솔하게 담는 웰빙음악이다. 전자음이나 큰 음향에 지친 우리에게 안식을 준다. 특히 번아웃(Burn out:고갈)의 위기에 몰린 현대인이 바로크음악으로 정서적 안정을 찾길 바란다.
Q 음악이 갖고 있는 힘(능력)이 있다면?
A 음악은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음악의 치유적 기능이 아이들과 현대인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2분~4분이지만 공감대가 형성되고 설득과 이해도 가능하지 않은가.
Q 안산시민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나 노래가 있나요?
A 의학이 지금과 달랐던 바로크시대의 음악에는 죽음에 대한 위안의 노래가 많다. 그 중 영국의 작곡가인 Thomas Campion의 ‘Never weatherbeaten sail’이라는 곡을 선곡했다.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이 깊은 상처에서 벗어나길 기원하는 마음으로 노래했다.
Q 안산에서 공연한 감회나 느낌이 궁금합니다.
A 이미 지난해 결정된 연주회인데,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많은 부담을 갖고 있었다. 더구나 연주 직전 부상으로 무대에 서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안산시민에게 위로를 전하고 아픔을 나누고자 최선을 다했다. 특별하고 보람 있는 연주회였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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