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 가고 싶어? 왜?

지역내일 2014-10-01

‘탁’,‘탁’,‘탁’ 사방에서 쉴 새 없이 들려오는 소리들. 긴 한숨소리와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의 나지막한 비명. 그리고 누군가는 눈물을 훔치고 누군가는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입시 준비 중인 고3학생들의 실기실 풍경이다. 적게는 1년여에서 많게는 3년여 기간 동안 준비해온 실기를, 이제 수시전형에서부터 입시를 치르게 되는 이 아이들 표정에서는 비장미가 흐른다. 마치 전쟁에 나가기 직전 총을 닦고 장비를 정비하는 군인들처럼 자신들의 인생을 건 첫 승부를 내는 이 시간이, 이 아이들에게는 무척이나 고통스러울 것이다. 

첫 만남   
문이 열리고 어린 친구와 부모님께서 함께 들어오신다.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부모님의 간략한 설명을 듣고 나는 또 다시 같은 말을 되풀이 한다. “미술은 본인의 의사가 가장 중요 합니다. 본인이 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강해야 할 수 있는 종목이지요, 하지만 하고 싶다고 해서 다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자격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겁니다. 즉 타고난 소질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겁니다.”부모님과 학생의 표정이 일순간 살짝 긴장한다. “시간이 괜찮으시다면 오늘 테스트를 먼저 받아보시지요.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일수록 보다 정확한 결과가 나옵니다. ‘형태 인지력 검사’와 ‘적성, 창의력진단 검사’ 두 가지를 해보면 이 학생이 미술을 직업으로 삼아도 될 정도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판별이 됩니다. 다른 자세한 이야기는 테스트 결과를 보면서 나누시지요. 시간은 대략 두 시간 정도가 소요됩니다.”‘미술은 성적은 부족해서, 별다른 흥미를 가진 분야가 없어서, 괜히 폼 나니까’이래서 시작하는 분야가 아니다. 정말 처절하게 자기 자신과 싸우고 인내하고 고뇌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쌓아가는 종목이다. 소질이 있어야 함은 당연함을 넘어 의무사항이다. 

헤매고 다녀도 답이 없다.
미술의 시작은 학생과 학부모님의 학원 방문에서부터 시작 된다. 공교육인 학교에서 배우거나 준비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학원을 찾을 수밖에 없다. 사돈의 팔촌은 물론 이웃의 인맥까지 동원해서 좋다는 학원을 물색해서 말이다. 두세 군데는 물론이고 멀다는 강남에서부터 강 건너 홍대 앞까지 유명하다는 학원들을 찾아다니며 상담을 받아 본다. 모든 학원들이 다 대한민국 최고의 합격률을 가지고 있다. 수백 수천 명의 합격자 명단을 보유하고 있다. 다들 특별한 수업 방식을 가지고 있고 최고의 전문가 선생님들을 보유 하고 있다 한다.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그런데 정작 내 아이가 미술을 해도 될 런지.. 소질은 얼마나 있는지.. 과연 미술을 하는 것이 우리 아이를 위해 옳은 선택을 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등록을 하면 잘… 열심히 지도하겠다는 말은 많이 듣지만 우리 아이가 자질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별 관심들이 없는 것 같다. 여러 학원 중 일부 학원에서만 ‘손’정도만 크로키 시켜 보는 게 전부이다. 답답하다.

우리 아이가 서울대를 갈 수 있다?
이성적으로는 ‘인서울’도 못한다. 고2 모의고사 성적표를 받으면 손에서부터 힘이 빠지고 다리는 휘청거린다. 그런데 미술학원에서는 서울대를 보내준단다. 내신도 그냥 그런데 4등급이 즐비한데.‘아 서울대’ 그 꿈에나 그리던 서울대를 보내 준단다. 마냥 기쁘다. 행복하다 못해 황홀하다. 그런데 나뿐만이 아니다. 우리 학원에서만도 서울대를 준비하는 아이들이 20명이 넘는다. 물어보니까, 학원에서 서울대 보내준다고 해서 들어 왔단다. 입시 요강을 찾아보니까 디자인 학부 23명, 공예과 16명 뽑는다. 올 입시경쟁률이 40:1 이 넘는다. 갈 수 있을까 ?

실기만 잘하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할까. 학교에서는 내신이 좋아야 하고, 지각 결석이 없어야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고 한다. 공부 학원에서는 수능을 잘 봐야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고 한다. 미술학원에서는 그림만 잘 그리면 좋은 대학을 갈 수 있다고 한다. ‘휴~어쩌라는 건가?  누구의 말을 믿어야 하는 건가?’결국 네이버에게 도움을 청한다. 많은 글들이 올라와 있다. 답변이 달린다. 똑같다. 공부학원에서 답변을 올린 글은 수능 이 제일 중요 하단다.미술학원에서 올린 답변은 그림이 제일 중요 하단다. 그런데, 정말 기가 막힌 답변이 하나 올라왔다. 모두 잘해야 좋은 대학 간단다. 이를 어쩌란 말인가?


고도미술학원

‘탁’,’탁’,’탁’사방에서 울리는 이 소리는 붓을 빨고 물통에 쳐서 물기를 떨구는 소리이다. 학원에서 치르는 모의시험 중이라 시간에 쫒기는 아이들은 앉지도 못하고 서서 그리고 있다. 오늘 나온 주제는‘나눔과 소통을 시각화 시켜 표현하시오’이다.
여기저기서 긴 한숨과 탄성 소리가 들리고 머리를 쥐어뜯는 아이들과 비명을 지르는 아이들도 있다. 시험이 끝나고 강평시간…… 상위권으로 분류된 그림의 아이들은 환호성과 웃음이 넘친다. 반면 시간 내 완성이 안 돼 열외 처리된  그림들의 주인들은 마냥 죽을 맛이다.
이 아이들 이제 며칠 후면 수시 전형의 시험장으로 자신들의 도구를 한 아름 들고 떠난다. 외로운 시험장에서 자기 자신과의 전쟁, 그리고 타인과의 전쟁을 치루러 가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 파이팅 !!! 시험 준비 하느라 고생들 했다. 수시에서 끝날지 아니면 정시에서 끝날지 모르는 입시지만 끝까지 잘 버텨주기 바란다. 몸도 마음도..과거는 역사이고 현재는 과거이다. 지나간 것을 아쉬워하지 말고 다가올 현재를 준비하자.  

조준태


조준태
목동 고도미술학원 디자인 총괄 원장
홍익대학교 산업디자인학과 졸업
입시지도 25년
전)홍대앞 고도미술학원 디자인 총괄 원장
문의 02) 2644-9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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