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촌2동 ‘웃음이 필요한 사람들’

외로운 노인들의 친구

“‘웃필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언제든 달려갑니다.”

지역내일 2014-09-16

‘웃필사’, ‘웃음이 필요한 사람들’은 둔촌2동 마을공동체 사업의 봉사단체이다. 둔촌2동에 사는 40대 후반에서 50대인 10여 명의 주부들이 모여서 활동 한다. 지난 4일 신성아파트 경로당에서 공연 하는 그들을 만났다.

웃필사


웃음으로 하나 되는 공연 현장
‘웃필사’는 독거노인들에게 어떻게 하면 웃음을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그분들을 위한 웃음치료 공연과 맛사지, 종이접기 등을 시작했다.
한상림 웃필사 회장은 “자식들에게 소외감 느낀 것이나 힘드신 점을 얘기하면서 힐링이 되시는 것 같다. 우리 모임의 취지는 웃음치료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어르신들과의 소통이다.”고 말한다
‘웃필사’ 회원들은 경로당 어르신들과 복지네트워크를 통해 알게 된 홀몸어르신들을 상대로 웃음을 만든다. 1주일에 한 번씩 13개 경로당을 돌며 공연을 한다. 경로당에서 웃음치료 공연과 종이접기, 마사지 세 가지 활동을 하고 있다. 지하방에서 혼자 사는 어르신들에게는 공연 대신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손발 마사지, 안마 등을 통해 봉사 한다.
오늘 공연엔 웃음치료사가 박수도 치고 노래도 하며 경로당 할머니들을 즐겁게 해드렸다. 하모니카 연주도 있었고 간단한 스트레칭도 함께 했다. 국악인 강사가 장구를 들고 나와 흥겨운 가락을 치자 흥에 겨운 할머니들이 함께 덩실덩실 춤을 추며 즐거운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 회장은 “노년기의 우리 모습이 어떨까 생각도 하고 나의 부모님에게는 어떻게 했나 되돌아보는 기회도 된다. 어르신들의 손을 잡으며 미처 잡지 못했던 친정 엄마 손을 잡아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연을 통해 어르신들과 어울리면서 따뜻한 마음을 느끼기 때문에 회원들이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말한다.
공연을 본 배향숙 할머니는 “여럿이 모여 춤추고 신나게 놀다보니 근심을 잊고 너무 재밌었다”며 “이렇게 봉사해줘서 너무 고맙고 모두 아름답고 예뻐 보인다”고 말한다.
공연을 마친 전현자 씨는 “내가 더 재미 있고 더 건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한다. “10년 뒤의 내 모습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한다”는 배순경 씨도 있었다.
 
조그만 관심이 큰 사랑으로
한 회장은 이렇게 경로당에서 공연을 볼 수 있는 분들은 그래도 나은 편이라고 한다. 볕도 잘 들지 않는 지하방에서 홀로 사는 노인들에게 찾아 뵙겠다고 전화를 하면 대부분 거절한다고 한다. ‘우리 집은 지하방이고 누추해서 올 필요가 없다’고 거부하기 일쑤라는데, 사람들 만나기를 피하는 대인기피증이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막상 찾아가 크림을 바르며맛사지 해드리고 말씀 나누면 그렇게 좋아하실 수가 없다고 한다. 거부하셨던 분들이 마음을 연다는 것 자체가 감동이 된다.
‘웃필사’ 회원들 열 명 하나같이 환한 미소의 원동력이 봉사의 기쁨이라고 입을 모은다. 앞으로 인원을 늘려서 다른 동으로 확산해서 공연을 이어가고 싶은  바람이 있다. 봉사하는 사람도 봉사를 받는 사람도 기쁜 ''웃음이 필요한 사람들’의 활동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두고 이웃을 바라보면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우리 주변에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물질적인 것을 떠나서 따뜻한 말 한마디라도 건넬 수 있는 이웃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가 작은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노인들의 고독사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봉사를 하면 본인이 행복해진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는 한 회장의 말이 긴 여운으로 남는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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