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필요 이상 넘치는 것들은 쌓이기 마련이다. 소리없이 쌓여 자리를 차지하는 순간 짐이 된다. 우리네 일상에서 마주하는 정체된 짐들처럼 우리 몸속에는 노폐물이 자리를 잡는다. 그리고 이 노폐물은 다양한 증상으로 건강을 위협한다. 한방에서는 노폐물을 만병의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제거하기 위해 해독을 중시한다. 근본적인 원인치료와 증상 개선을 위해 필요한 해독을 알기 위해선 먼저 우리 몸의 노폐물에 대해 바로 알아야 한다. 유용우한의원 유용우 원장으로부터 이에 대해 상세히 들어보는 기회를 마련했다.
처리하지 못한 것, 내 몸에 지속적인 부담을 준다
우리 몸에 노폐물이 쌓이는 경로는 크게 두가지다. 과도하게 섭취돼 넘치고 남은 것과 체내에서 처리하지 못해 쌓인 것이다. 이 중 체내에서 처리하지 못해 쌓인 것이 더 문제가 된다. 우리 몸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게 되고, 이는 지속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처리하지 못해 쌓인 것은 두가지 형태의 부담으로 나타난다. 소화가 되지 못한 채 대장까지 내려와 대장에 부담을 주는 경우와 몸에 유입돼 간에 부담을 주는 경우다.
▶ 대장에 부담을 주는 노폐물=모든 질병의 시작 : 소화는 몸에 들어 온 음식을 처리하는 과정으로 이를 통해 음식물이 대변으로 빠져나간다. 소화되지 못한 것들 중 그나마 대변으로 빠져나가는 경우는 괜찮지만 대변으로 빠져나가지 못한 것들은 대장에 남아 부담을 준다. 처리하지 못한 것들을 처리하기 위해 대장은 끊임없이 애를 쓰고, 마지막까지 깨끗하게 처리되지 못한 것들은 대장에 숙변으로 남아 전신에 영향을 준다. 숙변은 비위를 지나 대장에서까지 처리하지 못한 찌꺼기들이 부담으로 남은 체내 노폐물로 이는 우리 몸 뿐 아니라 자연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연의 일부인 사람은 배설물 또한 자연의 일부로 겸손하게 환원시켜줘야 한다. 몸 안에서 완전히 발효된 상태의 대소변으로 환원돼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 이 또한 자연에 부담이 된다. 대장에서는 발효라는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대변을 배출하고, 진액을 흡수해 우리 몸의 구석구석으로 보낸다. 몸에 들어온 음식물이 마지막으로 처리되는 이 과정이 잘 진행되면 깨끗한 대소변을 배출하게 되고, 맑은 진액을 뇌와 신경, 피부 등에 공급하게 된다. 그러나 이 처리과정이 원활치 않아 탁한 열독으로 흡수되면 뇌와 신경, 호흡기 점막 등을 말려 버리고 피부를 건조하게, 거칠고 가렵게 만든다.
음식물은 비위를 지나 대장까지 내려오면서 소화와 흡수의 과정을 거친다. 비위에서 역할을 다하지 못해도 마지막 대장에서 제 역할을 다해주면 그나마 노폐물이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즉, 대장만 건강해도 우리 몸에 한결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 간에 부담을 주는 경우=단백질에 더 주의해야 : 제대로 소화되지 않고, 정제되지 않은 채 우리 몸에 유입된 것들은 고스란히 간에 부담을 준다. 간은 해독과정을 통해 이를 우리 몸에 맞는 형태로 변형시키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 피로물질이 쌓이는 것을 이 원리로 이해하면 된다. 간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선 건강한 먹거리를 섭취해야 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들 중 당계열의 것은 소화에 대한 부담도 적고 소화가 되지 않은 채 유입돼도 특별한 작용을 하지 않는다. 지방도 그저 몸에 쌓이는 것일 뿐, 둘 다 우리 몸에 큰 부담을 주는 형태는 아니다. 그런데 유독 단백질은 내 몸에 맞는 구조로 유입되지 않으면 직접적인 해를 끼친다. 간의 첫 번째 숙제가 바로 이 단백질 계열에 대한 분해다. 우리 몸에 유입된 단백질이 내 몸에 안 맞는 구조라고 판단하면 이를 변형시킬 힘이 간에 있다. 넓게 보면 바이러스도 내 몸에 맞지 않는 구조의 단백질이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간에서는 내 몸에 불필요한 것, 즉 필수아미노산 구조가 아닌 형태의 단백질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하며 이는 강한 면역반응으로 나타난다. 인체의 가장 치명적인 노폐물은 단백질이 만들어 낸다. 대표적인 것으로 식중독을 꼽을 수 있고, 그 유형으로 두드러기, 알레르기나 면역 질환 등이 이런 연유에서 나타난다.
한방에서는 노폐물을 만병의 원인으로 보고 있으며, 이를 제거하기 위해 해독을 중시한다. 근본적인 원인치료와 증상 개선을 위해 필요한 해독을 알기 위해선 먼저 우리 몸의 노폐물에 대해 바로 알아야 한다.
우리 몸에 넘쳐 쌓인 당과 지방 노폐물의 문제
당과 지방은 몸에 넘치는 것만 문제가 된다. 적당히 먹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가 먹는 당 계열은 쌀, 밀가루, 과일, 설탕이 들어간 음식 등이다. 쌀은 기본적으로 소화가 빠르다. 소화가 빠르다는 것은 당 유입이 잘된다는 의미로 흡수량이 순간적으로 많다는 말이기도 하다. 몸에 조절력이 좋으면 당의 일부는 지방으로 전환되고, 일부는 적당량만 혈중으로 보내진다. 그러나 조절력이 떨어지면 혈중으로 당유입이 많아져 혈액 내 당이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현미를 권장하는데, 현미의 쌀겨는 소화를 방해하고 소화 속도가 느려 당 유입을 늦춰주기 때문에 조절력이 떨어져도 몸에 여유를 만들어 준다. 밀가루는 소화는 잘 되지만 글루텐 단백질이 숨어있어 소화 능력을 방해한다. 소화능력이 좋으면 문제없지만 소화 능력이 떨어지면 글루텐이 소화기 점막에 때처럼 남아 소화에 지장을 준다. 밀가루와 쌀은 양만 조절하면 우리 몸에 큰 무리를 주지 않지만, 당이 넘치는데 적극적인 기여를 하는 것은 과일이다. 과일은 쌀보다 더 빨리 소화되고, 순간적인 당유입이 많다. 살찐 사람들 중엔 과일을 즐겨 먹는 이들이 많고, 다이어트를 위해 과일만 먹지만 살이 빠지지 않아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과일을 과하지 않게, 적절량 섭취하는 것이 당 조절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지방은 우리 눈에 보이는 노폐물이다. 넘치게 유입된 당이 지방으로 전환돼 누적된 것도 지방이고, 지방 그 자체가 과잉돼 생긴 것도 지방이 쌓인 것이다. 지방은 크게 두가지로, 하나는 지방이나 당 자체의 과잉 섭취로 넘쳐나는 것과 또 다른 하나는 지방이 내 몸에서 활용되지 않아 축적된 것으로 분류된다. 활용되지 않고 축적된 경우로는 포화지방을 꼽을 수 있다. 우리가 섭취한 포화지방은 안정된 지방으로, 안정된 상태라 변질이 잘 안 된다. 소화가 잘 안되고 유입돼도 내 몸에 맞는 구조로 변형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활용되지 못한 채 체내에 쌓이게 된다. 지방의 문제는 과잉섭취로 넘쳐나는 것과 포화지방으로 인해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이지만 실질적으로 내 몸을 훼손시키지는 않는다. 다만 우리 몸에 쌓여 몸의 기능을 방해하고 버겁게 할 뿐이다.
체내 노폐물 처리, 혈액순환이 관건
체내 대사활동의 결과물은 일정기간을 거쳐 변화와 생성, 소멸을 반복하며 찌꺼기를 남긴다. 혈액이 우리 몸의 흐름을 주도하는데, 신진대사가 원활하다는 것은 싱싱한 혈액 유지와 노후된 혈액 찌꺼기들을 잘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역할은 비장이 담당한다. 비장에서 노후된 혈액을 잘 처리하면 이는 새로운 혈액을 만드는 재료가 돼 몸에 싱싱한 혈액을 제공한다. 반면 노후된 혈액이 잘 처리되지 못하면 혈액 내 찌꺼기들이 남아 혈액의 산소공급 역할을 방해한다. 이 대사산물 처리가 잘되느냐는 얼마나 순환이 잘되느냐와 연관이 있다. 우리 몸의 대표적인 찌꺼기 처리 기관이 신장인데 신장까지 혈액이 전달돼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맥순환이 얼마나 활발하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찌꺼기 처리 능력이 달라진다. 처리되지 않은 찌꺼기들은 결국 우리 몸에 또 다른 노폐물로 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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