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파이널 90일 막판 뒤집기 (1)

해설지를 먼저 보고 암기하는 잘못된 학습이 문제다

지역내일 2014-08-19

우선, 올해 수능영어는 유독 난이도에 대해 말들이 많다. 사실 작년 수능의 정답률 15% 이하 문제가 과연 좋은 시험문제였나, 하버드대교수 학술지의 지문으로 만든 빈칸 추론 문제가 과연 대한민국 고등학교 수준 수험생의 외국어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적당했는지를 고민해 본다면, 그리고 이 수험생들 모두가 불과 6년 전, 중학교1학년 때 배운 영어교과서는 미국의 유치원생 난이도였음을 감안하면, 올해의 수능의 난이도 하향조절이 최선책은 아니지만 차선책 정도로는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단 주어진 범위 내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만점을 맞을 수 있는, 주어진 환경에서 제대로 된 학습법만 잘 전수받는다면, 뿌린 데로 걷을 수는 있지 않은가. 따라서 이 시점에서 난이도에 대해 흔들릴 필요도 없고, 고민하며 시간을 허비해서도 안 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 듯이 제대로 된 학습법을 알고 있을 때 시간투자대비 효과가 나온다 하였다. 현실은 안타깝게도 필자가 대치동 일대의 재수생을 가르칠 때나, 지방 사립고에서 고3 재학생들을 가르치며 확인한 바에 의하면, 제대로 된 학습법으로 1년을 보낸 수험생이나 N수생들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다. 


우선 고1, 고2때 제대로 된 학습법에 대해 전혀 준비가 되어있지 않고, 고3이 되어 1월부터 남들이 시작하니 눈치 보며  수능특강, 기출문제를 제대로 된 학습계획 없이 “묻지마 학습”을 시작하는 게 불행의 시작이 된다. 한번이라도 수능영어 전문가와 제대로 된 학습상담을 하였다면, 고3이 되도록 EBS교재와 기출문제의 제대로 된 학습법을 몰라 헤매며 허비한 시간은 없었을 것이다.


일단 제대로 된 학습법을 전수 받았는지 간단하게 자가진단 해보자. 수능연계 EBS 교재를 처음 풀 때, 해설지의 정답, 단어장을 먼저 확인하지 않고, 실제 시험처럼 시간재서 시험 보듯이 풀고, 해설지 정답 확인 전에 모르는 단어를 먼저 사전 찾아 다시 해석해 보고, 그리고 나서도 내가 고른 답에 변함이 없을 때 해설지의 정답을 확인하며 잘못된 판단의 원인이 어디서 있었는지 고민하고 학습시간을 끝낸, EBS 수능 연계교재가 몇 권이나 있는가? 


별 것 아닌 것 같은 이 학습법이, 사실 수험생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걱정하는 EBS 비연계문제를 대비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원리는 간단하다. 정답을 확인하는 순간 수험생들은 더 이상 ‘고민’과 ‘생각’을 하지 않고 모든 사고는 멈춰버린 상태로 정답과 단어, 그리고 소재를 암기하려든다. 그러나 정답을 모른 채 끊임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사고의 과정은 결국 수험생들이 수능 당일 날 시험장에서 부딪히게 될 현실과 난관에 대한 엄청난 훈련과 적응훈련이 되는 셈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있어야 1등급에 도달하는 감이 생기게 된다는 것은 이미 고득점자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정설처럼 되어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설지의 한국어해설, 단어해설, 그리고 한글로 적힌 글의 소재까지 모두 먼저 읽고 난 뒤, 마치 내신대비 본문 암기하듯이 지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고, 어이없게도 이런 방법을 권장하는 영어선생님들도 꽤 있다. 이 방법으로 공부한 수험생이 수능 시험장에서 약 1700개의 EBS 지문 중 선별된 약 22문제, 그것도 변형된 지문의 문제를 대비하는 것이 얼마나 성과를 걷을 수 있을까. 수치상으로만 보더라고 암기한 지문이 시험장에 나올 1.3%의 확률을 걸고, 암기 하나만 믿고 등급을 올리려는 엄청난 용기이자 무모한 도전일 것이다. 그것도 지문을 완벽하게 암기했다는 가정 하에서 가능한 확률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제대로 된 학습법=영어 잘하는 얘들만 하는 방법=고리타분하고 어려운 학습법=느린 효과’ 라고 생각하는 수험생들과 학부모님들이 많고, 오히려 이러한 잘못된 상식을 갖은 비전문가들이 교육현장에서 영어고수들과 전문가를 설득하고 나선다.


‘선생님, 좀 더 빠른 방법, 쉽고 성적이 금방 올라가는 방법으로 빨리 끝낼 수 있는 것을 주세요.’라면서 결국 위에서 소개된 무모한 암기법을 택한다. 인터넷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이 단기 학습법은, 일단 단어 먼저 한글로 암기하고, 한글로 적힌 소재를 읽은 후, 선생님의 한글 해석을 듣고 있노라면, 본인 혼자 영어를 해석하고 영어자체를 이해하려는 고민의 시간 없이 이해가 빨리되면서, 이날 수업들은 모든 문제를 다 풀었고 학습했다는 착각에 빠지면서 뿌듯해지게 마련이다.


냉정하게 판단해보자. 영어지문을 이해하였는가, 한글 이야기를 이해하였는가? 그게 그거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면, 자 이제 영어지문을 조금 바꿔보겠다. 그리고 문제유형도 바꾸고 선택지 역시 바꿔보겠다. 이 경우의 변형문제를 풀 수 있을지를 냉정히 판단해 보자.


- 다음 주에는 ‘제대로 된 90일 수능영어학습법’이 이어집니다.


유승엽
유승엽 강사
현 신촌 메가스터디 영어 담당
현 노량진 비타에듀 영어 담당
현 레마어학원 고3 전임
Tel.(02)340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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