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품으로 승부하는 맛 - 신천 ‘탕’

깊은 맛의 비결은 김치 반, 고기 반

지역내일 2014-08-19

가장 좋아하는 음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김치찌개. 김치와 돼지고기 외에 별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만들기 쉬울 것 같지만 주 재료가 간단해 오히려 고수의 손맛이 필요한 음식이기도 하다. 김치찌개 한가지만으로 늘 북적거리는 신천 맛 집 ‘탕’의 깊은 맛을 소개한다.  

탕1


only 양푼김치찌개
7년 이상 한 자리에서 김치찌개 한가지로 승부를 걸어온 고집스러운 맛. 신천 먹자골목에 즐비한 맛 집들 속에서 ‘탕’이라고 써진 동그란 간판 하나만으로도 빛을 내고 있는 비결은 좋은 재료를 넉넉하게 담아내는 주인장의 인심에 있다. 옛날, 연탄불 위에 양은 냄비를 얹고 보글보글 끓여먹던 풍경을 보듯 실내 인테리어는 군더더기 없이 간단하다. 원형 테이블과 의자, 벽에 붙은 커다란 메뉴판이 전부다. 깨끗하게 정리된 실내가 아니어서 오히려 70년대 풍의 정감이 가는 곳. 주인은 곧 출시될 신 메뉴 양푼 매운 갈비찜의 완성된 맛을 위해 여러 양푼에 담고 끓여보느라 분주하다.
양푼김치찌개에 들어가는 재료는 무엇이든 큼직큼직하다. 김치도 썰지 않은 채로 1/4포기가 그대로 들어가 있고 고기도 손바닥만 한 것이 여러 조각 들어가 있다. 푸짐한 양과 저렴한 가격에 성인4명이 중자를 주문해도 넉넉히 먹고도 남을 양이다. 밥은 작은 솥에 그때그때 조금씩 지어내기 때문에 밥솥 크기도 자취생의 집에서나 볼 수 있는 아담한 사이즈다.
고슬고슬한 밥맛의 비결이 여기에 있는 듯.

탕2


깊은 맛의 비결은 육수와 넉넉한 인심
김치찌개의 깊은 맛은 숙성시킨 배추김치에 있다지만 탕의 김치찌개에 들어가는 김치는 담근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도 깊은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시큼하지도 않고 물컹거리지도 않는다. 아삭거리는 김치로도 오래된 듯 깊은 맛을 내는 비결은 잡냄새 없고 쫀득한 돼지고기 목살과 육수. 김치 반에 고기 반이라고 할 만큼 돼지고기가 많이 들어가서 걸쭉한 듯 감칠맛 나는 것이 일품이다. 한번 맛보면 꼭 다시 찾게 되니 김치찌개하면 이쯤은 되어야하지 않을까?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양푼에 큼직한 김치, 두껍고 기다란 돼지고기. 손바닥만 한 크기의 두부, 버섯과 파 몇 조각. 같은 재료로 만들어도 맛이 다른 이유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즈음 이 집만의 비법인 육수가 부어진다. 재료들이 큼직큼직해서인지 양은 더 푸짐해 보이고 살살 퍼지는 김치찌개 냄새에 끓기도 전에 숟가락을 들게 되는 것은 당연한일. 적당히 매우면서 칼칼하고, 맑은 듯 깊은 맛에 밥 한 양푼이 금방 바닥을 드러낸다. 국물에 육수를 더 넣고 라면을 끓여 먹으면 후루룩 후루룩 먹는 소리까지 맛깔스럽다. 만두, 버섯, 두부 등 다양한 사리를 저렴한 가격에 추가할 수 있어서 기호에 맞게 섞어먹는 것도 별미다.
기본찬도 단출해서 무 채 무침과 콩나물무침이 전부. 간이 세지 않고 담백하면서 아삭거리는 맛에 찌개가 끓는 동안 한 두 접시 먹기는 기본이다. 사이드 메뉴로 계란말이를 주문하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커다란 계란말이가 눈과 입을 즐겁게 한다. 두툼한 두께에 간이 적당하게 되어있어 그냥 먹어도, 케첩에 찍어먹어도 좋다. 찌개의 매운맛을 달래주기에도 충분해 김치찌개와 함께 먹기에 좋은 음식이다. 포장도 가능하다. 포장은 양을 더 넉넉히 주기 때문에 4인 가족이면 중자로 포장해도 두 끼는 충분히 먹을 수 있다. 주말이면 포장 손님도 많다.   
한참 신 메뉴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주인장은 “갈비찜의 비결은 고기의 부드러움인데, 고기가 부드러우려면 육질에 수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야한다”며 “어떻게 하면 그것을 해결할 수 있을까?”하며 지인과 열띤 토론을 벌이는 모습을 보니 조만간 출시하게 될 매운 양푼갈비찜도 기대가 된다. 


위치 송파구 잠실동 올림픽로 12길 5-28(신천 먹자골목 내)
주차 불가(가게 앞 1대 가능)
메뉴 양푼탕 2만원(대), 1만5000원(중), 1만2000원(소), 김치도마살 어묵탕 1만5000원, 계란말이 6000원, 양푼 공기밥 1000원, 사리추가 1000원(포장가능)
운영시간 오전 10:00부터 새벽 1시까지
문의 02-420-8869
이은경 리포터 hiallday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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