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생님_ 경복비즈니스고등학교 이금택 교사

교직은 천직, 따뜻한 심장과 냉철한 두뇌를 가진 제자 만들고 싶어

지역내일 2014-08-13

교직생활 26년차, 특성화고등학교에서 부장을 맡으면서 진학이면 진학, 취업이면 취업, 학생이 원하는 대로 설계해 주고 졸업 이후 학생들이 원하면 ‘애프터서비스(?)’까지 책임져주는 경복비즈니스고등학교(교장 조성범) 이금택 교사. 학교가 원하는 일이라면 학생이 찾는다면 아내가 아이를 출산할 때도 모친상을 당했을 때도 가정을 뒤로한 채 달려가 아이들 일을 먼저 살폈다. 가정에서는 이미 손을 놓은 지 오래, 오롯이 아이들이 행복하고 원하는 일에 발 벗고 앞장서는 이금택 교사를 소개한다.

경복비즈니스고 이금택 선생님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의 영향, 교사의 길 선택
이금택 교사가 교직의 길로 들어선 계기는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버지는 가훈을 ‘바르게 살자’로 정할 만큼 바르고 곧은 분이셨다. “아버님은 ‘바르게 사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나쁜 것은 배우기 쉽고 물들기 쉽다’고 하시면서 항상 바르게살기를 당부하시고 또한 학생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교사가 될 것을 바라셨어요.”
그 영향이 내면에 있었던 것일까.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교직을 이수했다. 꼭 교사가 되고 싶은 건 아니었으나 진로를 결정해야할 때 경복비즈니스고등학교를 선택하게 됐다. 다행히 전산자격증, 관광교사자격증, 상업자격증이 있어 학교에서 3가지 과목을 다 가르칠 수 있는 조건은 됐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 인성과 열정, 긍정적 태도
이금택 교사는 89년 경복비즈니스고등학교에서 첫 교직생활을 시작했다. 등촌동에 있는 경복비즈니스고등학교는 특성화고등학교다. 1971년 경복여자상업고등학교로 시작, 지난 2007년 경복비즈니스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했다. 이 학교의 특색사업은 우수인재양성프로그램, 글로벌 비즈니스 능력 강화를 위한 외국어능력 강화 프로그램, 취업능력 강화를 위한 청소년 비즈쿨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중심점 역할을 하는 이가 바로 이금택 교사다. 진학부장 13년차, 취업지도부장을 8년째 맡아 오면서 학년별 대학별 입시 자료를 분석, 데이터화한 프로그램에 학생 개개인의 성적을 대입해 최적의 진학 코스를 파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학년별로 필요한 취업코스를 적용, 3학년이 되면 원하는 회사와 업무에 맞추어 취업이 가능하도록 했다.
1학년, 입학을 하면 적성에 맞는 직업탐색을 하기 위해 가치관 조사, 인성 연수가 진행된다. 더불어 엑셀이나 회계 관련 자격증도 취득 한다. 2학년때 진로가 결정되면 금융권, 공무원, 무역회사, 대기업으로 직장을 세분화 시켜 면접 준비, 과정별로 심화 과정 교육을 거쳐 자격증 취득, 자기소개서와 면접 준비를 마친다. 3학년 3월부터 금융권이나 공기업들을 중심으로 취업 의뢰가 들어오면 원서만 내면 된다.
차별화된 점은 2~3학년때 영어로 자기소개서를 준비한다는 것. 영어면접 준비는 유일하게 경복비즈니스고만 가능하다. 그래서 취업처에서 인기가 많다. 학생이 없어 추천을 못할 정도다. 이금택 교사의 아이디어다.
이 교사는 취업지도부장을 맡으면서 많은 회사의 담당자들과 만날 때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을 연구했다. 더 많은 자격증과 더 좋은 성적이 입사하는데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과 달리 인성과 열정, 밝은 표정과 긍정적인 태도라는 것을 발견했다. “올바른 인성과 예절, 밝은 표정을 성적이나 자격증보다 더 선호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결석이나 지각, 조퇴가 없는 성실한 학생, 모든 일에 밝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학생이 사업체 인사들이 원하는 인재상입니다.”


가장 보람 있는 일 ‘취업능력 강화를 위한 비즈쿨 운영’
이 교사는 교직 생활 중에서 가장 보람된 일로 기업 창업·경영교육을 위한 비즈쿨(Biz-Cool) 프로그램을 경복비즈니스고등학교에 도입한 일을 꼽는다. 비즈쿨이란 비즈니스(business)와 스쿨(school)의 합성어로 학교 교육과정에서 비즈니스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다. 경복비즈니스고등학교에는 2004년 도입했고, 창업 관련 다양한 동아리도 만들어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여성 CEO의 초석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전국 비즈쿨 운영 학교 중 유일하게 비즈니스 예절과 이미지 메이킹 등을 가르치는 ''매너실''도 운영했다. 이 교사의 노력으로 11년차 힘든 과정 속에서 비즈쿨 프로그램을 진행한 결과 경복비즈니스고가 14개 상업학교의 비즈쿨 선도역할을 하게 됐다.
수업 종이 울려도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가르쳐주고자 ‘10분만 더 하자’며 아이들을 설득하는 이 교사. 아이들이 원하는 곳에 취업시켜주고자 휴가도 반납한 채 열심히 사업채에 연락을 하지만 한편으로 들리는 편견에 섞인 말에 상처를 받기도 한다. ‘왜 이리 사서 고생을 할까’ 싶다가도 막상 학교만 나오면 열정이 되살아난다.
모친상 삼우제도 못 지내고 체험학습에 참여하고 아내가 쌍둥이를 출산할 때 급히 보호자를 찾는데도 출장중에 있었다. 학생들에게 집중하다보니 가족들에게는 미안함뿐이다. 하지만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따뜻한 심장과 냉철한 두뇌’를 가질 수 있는 제자를 만들고자 이 교사는 오늘도 열정을 불태운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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