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에서도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습니다. 학원과 학교를 오가며 분주하게 보내던 학기 중의 생활을 잠시 뒤로 하고, 다양한 체험 현장 속으로 아이들은 달려갔습니다. 짧은 기간이지만 학교 밖에서 세상을 배우며 알차게 방학을 보내고 있는 청소년들을 만나 보았습니다.
김남진 송정순 유광은 하산수 리포터
서서울 호수공원 ‘내 아이를 위한 7전8기 힐링 프로젝트’
“도심 속 공원에서 성장교정운동으로 자세를 바로 잡아요”
서서울 호수공원에서는 2014년 여름방학을 맞아 ‘내 아이를 위한 7전8기 힐링 프로젝트’를 열었다. 7월 28일부터 매주 월, 화요일 ‘공원은 소통의 터’란 주제로 4주간 마임, 연극놀이, 요가, 힐링운동 등 운동치료 수업을 진행한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명지대학교 사회교육원 건강관리과 이찬형 교수는 “요즘 아이들은 실내 생활이 많고, 차량 이용 증가와 운동량 부족 등으로 골격만 크고 근력이나 근육은 부실해 성인이 된 후 각종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다”며 “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몸과 마음의 균형있는 성장운동프로그램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한다. 수업에 참여한 아이들은 매트 위에서 여러 동작을 따라하며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수업 막바지에는 호수가 보이는 공원에서 그동안 배운 자세를 복습하며 마무리한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신남초 5학년 정수빈 학생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수업이라 신선해요. 선생님이 재밌게 가르쳐 주셔서 좋아요”라고 말한다. 같은 학교 5학년 정선미 학생은 “평소 바른 자세를 갖는데 도움이 되요. 다음 시간에도 꼭 참여할 거예요”라고 덧붙였다. 이명은씨(강서구 거주)는 초등학교 1학년과 5살 자녀를 오전 오후 프로그램에 모두 참여시키고 있다. “아이들 성장에 꼭 필요한 내용인데 다른 곳에서는 이런 강의가 없어 열심히 참여하고 있어요. 수업을 통해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아요. 이런 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희망합니다.”
위치 서울시 양천구 남부순환로 64길
문의 서서울 호수공원 관리사무소 02-2604-3004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신월청소년문화센터 ‘10컷 영상만들기’
“재미있는 동영상 제작, 하루도 놓치지 않을래요~”
신월청소년문화센터의 ‘10컷 영상만들기’는 초등학생 영상제작체험 프로그램이다. 영상이론수업, 촬영기법 배우기, 스토리보드 작성, 캠코더의 사용법 등 영상기기의 기본기부터 촬영기법까지 배울 수 있다. 또한 편집 실습 등을 거쳐 작품을 상영하고 최종적으로 평가하는 시사회도 진행한다.
신월청소년문화센터 담당자 김재윤씨는 “무작정 보고 즐기던 영상물을 직접 만들어보면 영상의 의도와 형식, 과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며 “제작체험을 통해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표현하고, 팀 작업의 중요성과 사고의 다양성을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름방학마다 열리는 이 프로그램은 신청한 아이들의 출석률이 100%에 이른다. 안전을 고려해 이론교육과 영상 제작 실습은 센터 내 공간에서 이뤄진다.
수업에 참여한 신기초 6학년 강민석군은 “무비메이커를 활용해 편집방법을 배운 것이 재미있었다”며 “방학을 할 일없이 보낼 뻔했는데 이번 기회에 컴퓨터를 제대로 사용하게 됐고, 센터를 오가는 동안 운동이 돼 일석이조였다”고 말했다. 신원초 6학년 정연서양은 “수업을 통해 재미있는 동영상 만드는 법을 알게 됐고,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전했다. 8월 5~9일까지 5회기 동안 진행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캠코더 촬영부터 편집까지 배워보는 시간을 가졌다. 평소 영화를 즐겨본다는 신은초 5학년 조성준군은 “엄마의 권유로 신청했지만 촬영과 편집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신월청소년문화센터에서는 캠코더 등의 장비일체를 제공해 주며 참가비는 간식비 포함 1만원이다.
위치 양천구 신월3동 150-3
문의 02-2604-7485
김남진 리포터 knjin1@hanmail.net
영등포선유정보문화도서관 - 3D 프린터로 만드는 3D물 ‘입체를 만들어요!’
“평면적인 것을 입체적으로 만드는 3D 프린터 정말 신기해요!”
8월 첫 금요일, 늦은 저녁. 영등포선유정보문화도서관 3층에서는 3D 프린터를 이용해 3D물을 만드는 프로그램이 한창이다. 창밖으로 어둠이 내려앉고 있지만 아이패드에 열중한 아이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자신의 장래희망을 종이에 그린 아이들은 이를 아이패드에 옮기는 중이다. 당서초 3학년 박고경양은 아이패드를 이용한 작업이 마냥 신기하다.
“오늘은 휴대폰 어플을 이용해 평면적인 그림을 입체물로 만들 수 있는 ‘틀’ 작업을 했어요. 이후 3D 프린터를 이용해 입체물을 만들 거예요. 3D 프린터는 대단해요. 평평한 그림을 어떻게 입체적으로 만들 수 있는 지 정말 놀라워요. 할 수 있다면 3D 프린터를 이용해 집을 만들고 싶어요. 제가 그린 단독주택이 3D 프린터로 나온다면 정말 멋질 거예요.”
부모와 자녀가 2인1조로 참여하는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원진 사서는 “평소 부모와 자녀와의 대화가 많이 부족한데,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아빠와 소통하는 기회를 제공해주고자 프로그램을 저녁시간으로 정했다”고 설명한다. 저녁시간에 수업이 진행되는 덕분에 임채수씨(42)도 일을 마치고 아들 임성현군(발산초4)과 함께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었다.
“일이 바빠 아들과 무엇을 같이 할 시간이 부족했는데 도서관 저녁 프로그램 덕분에 아들과 함께 할 수 있게 됐네요. 작업을 함께하며 의견이 안 맞기도 했지만 서로 소통할 수 있어 좋아요. 아들과 좋은 추억을 쌓은 것 같아요.”
‘입체를 만들어요!’ 프로그램은 단순히 3D프린터를 체험해 보는 일회성 수업이 아니라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 의견을 교환하며 3D 프린터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프로그램은 8월 29일까지 매주 금요일 총 4회에 걸쳐 진행된다.
유광은 리포터 lamina2@naver.com
양궁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아이들
신나는 여름방학, 재미의 화살을 쏘다
서울에서 유일하게 일반인들이 양궁을 배울 수 있는 목동 ‘영학정 양궁 교실’에는 20여명의 학생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활쏘기에 집중하고 있다.
활을 쏠 때 팔을 보호하는 암가드를 착용하고 손가락을 보호하는 휭거 테입을 감고 활을 드니 비록 화살은 없을지라도 어엿한 궁사가 된 느낌이다. 5m 앞 과녁을 앞에 두고 양발을 어깨 너비로 벌린 뒤 활을 세워 발등에 올려놓았다. 준비 자세를 잡으니 기분은 국가대표가 된 듯하다. 엉덩이에 단단히 힘을 주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는 자세 연습만 며칠째. “그래도 화살을 끼우면 제대로 된 자세가 나오지 않는다”며 김정 감독은 자세교정에 나선다.
활시위 당기는 연습이 계속 된다. 과녁을 향해 정조준한 뒤 천천히 들이키던 숨을 멈추고 활쏘는 연습을 마치고 나니 벌써 시간이 끝났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아이들은 다음 연습시간을 기약한다.
영학정의 양궁교실은 영학정의 김정 감독과 장경은 강사가 직접 나서 아이들을 지도한다. 처음 활을 만지는 아이들에게 자세 교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그러나 자세교정만 하고 있으면 아이들이 지루해하니 화살을 날려 고무풍선 터트리기 게임도 한다.
올림픽 선수들은 70m 떨어진 과녁에 쏘지만 학생들은 5m로 시작해 익숙해지면 10m까지 거리를 늘린다. 방학이 끝날 때쯤 활쏘기 교실이 마무리되면 아이들은 10m 정도는 쏠 수 있다.
양궁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황태겸(영도초 4) 군은 “양궁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신청하게 됐고 활 쏠 때 재미있고 신난다”고 한다. 여지현(양동초 6) 양은 “직접 활을 잡고 올림픽에 나오는 선수같이 활을 쏘니까 신기하기까지 하다”고. 정현도(정목초 5) 군은 “2년 전부터 방학마다 참여하고 있다. 과녁을 맞든 맞지 않던 활을 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한다.
양천구청 양궁교실 담당자 서보경 주무관은 “양궁은 일반인이 접하기 쉽지 않은 종목이지만 양천구에 양궁장이 있어 10년 째 방학마다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며 “학생들의 집중력 향상 및 정신수양에도 효과적인 운동인 만큼 기회가 되면 많은 학생들이 참여하면 좋겠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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