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피카소와 천재화가들’전. 세계적인 작가 피카소를 비롯해 고야, 앵그르, 들라크루아, 마네 등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천재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대전에서 마련됐다. 대전시립미술관이 10월 9일까지 전시하는 ‘피카소와 천재화가들’전이다.
‘피카소와 천재화가들’전은 필립스 컬렉션이 소장하고 있는 세계 유명 걸작들 중 국내 미공개 회화작품 85점을 최초로 선보이는 전시다. 19세기 신고전주의부터 현대의 추상표현주의까지 현대미술사를 관통하는 이 전시에는 서양미술사에 족적을 남긴 예술가 68명의 작품이 총망라됐다.
배우 송승헌의 목소리 기부로 유명세를 탄 오디오서비스를 대여해 입구로 들어서니 첫 번째 입구를 장식하고 있는 글귀, ‘DESIRE-이상을 꿈꾸며, 선구자가 되다’가 눈에 들어온다. 미술사조별로 보기 쉽고 알기 쉽게 각각의 특징들을 설명해 놓았다. 첫 번째 방, ‘DESIRE’로 들어가 보자.
작가들이 꿈꿨던 이상과 동경-신고전주의&낭만주의&사실주의
19세기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가는 고야와 들라크루아다. 그들의 주관·감정적 태도는 고야의 <회개하는 성 베드로>와 들라크루아의 <바다에서 나오는 말>을 통해 표현됐다. 베드로의 ‘눈물’이 고야의 낭만주의였다면 북아프리카 여행의 기억을 지우고 작품을 완성했던 들라크루아에게 낭만은 자신의 시적 ‘감각’이었다.
반면 낭만주의 이전 시대를 장식했던 신고전주의 작가 앵그르의 <목욕하는 여인>도 흥미롭다. <목욕하는 여인>은 19세기 프랑스의 고전주의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여인의 몸을 길게 늘여 왜곡시켰다. 누드화의 이상미를 따라 여인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사실주의는 세상을 있는 그대로 그리자는 신념으로 당대 현실을 날카롭게 지적했던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오노레 도미에의 <반란>은 주먹에 힘과 열망을 담았으나 흰옷을 입은 젊은이의 모습에서 거칠고 격정적으로 저항하면서도 힘없고 약한 서민의 모습을 담고 있다.
선구자가 되다-인상주의&상징주의
원근법을 적용하지 않아 깊이감이 느껴지지 않고 평면적인 인상주의 회화는 이후 피카소의 입체주의나 칸딘스키의 순수추상으로 발전하는 기반을 마련한다. 마네, 드가, 모네로 대변되는 인상주의는 일반인들에게도 매우 친숙하다. 특히 클로드 모네의 <베퇴이유로 가는 길>은 동일한 장소를 계절을 달리해 그렸다. 사물이 빛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탐색한 인상주의 작품의 좋은 예다.
또한 근대회화의 아버지로 평생 20여 점이 넘는 자화상을 그렸던 폴 세잔, 영혼을 울린 화가 반 고흐의 작품을 볼 수 있다. 특유의 괴팍한 성격으로 자화상을 많이 그릴 수밖에 없었던 폴 세잔의 <생 빅투아르 산>은 고전적 이상주의의 사실적인 자연 재현이나 인상주의의 빛과 색채의 순간적인 표현이 아닌, 자연을 원기둥, 구, 원뿔이라는 기본적인 입방체로 함축하여 조형적 진실을 탐구한 작품이다. 또 우리에게 친숙한 작가 고흐의 <오베르의 집>은 그가 죽기 전 70일을 머물면서 그린 작품으로 그의 마지막 열정을 느낄 수 있다.
피카소 <푸른방>-불운했던 시절, 캔버스 위에 다시 그린 그림
두 번째 방 ‘LOOK’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불어넣어 회화의 세계에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 입체주의 작품 공간이다. 조르주 브라크, 후안 그리, 로제 드 라 프레네, 루이 마르쿠시, 자크 비용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피카소의 작품 <푸른 방>은 그의 청색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특히 주목을 많이 받았다. 이 작품은 피카소가 이미 완성한 초상화 위에 ‘푸른 방’을 다시 그렸다는 사실로 유명세를 탔는데 2008년 첨단 적외선 영상기술을 비롯한 각종 첨단 기술을 동원해 이 초상화의 선명한 이미지를 밝혀냈고 이 이미지가 ‘수염이 난 남성의 초상’임이 드러났다. 그 그림 이미지가 복원돼 미술관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차가운 추상’&‘뜨거운 추상’의 향기
세 번째 방은 ‘FEEL’로 야수주의, 표현주의 작품이 전시됐다. 모두 색채를 중시한 미술사조로 추상미술의 아버지 칸딘스키와 라울 뒤피, 단순화된 여성상으로 무한한 애수와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그린 모딜리아니 등의 작품이 있다. 또한 가장 최근의 현대추상미술로 표현되는 압축적, 이지적 표현의 ‘차가운 추상’(기하학적 추상)과 인간의 내면을 표현하는 ‘뜨거운 추상’(서정적 추상)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이들 작품은 현실묘사보다는 직관을 동원해 기대와 혼란을 압축적으로 표현했다. 한국의 현대미술을 세계화했던 우리 작가 김환기의 <27-11-70>도 미술관을 빛내고 있다.
수요일을 제외한 평일 주말 모두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수요일은 오후 9시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단체의 경우 관람요금이 조정되지만 일반적으로 개인은 성인 1만2000원, 초중고 청소년은 1만원, 어린이는 6000원이고 오디오서비스 대여료는 3000원이다.
문의 042-483-3763
박수경리포터 supark201@naver.com
about 필립스 컬렉션
필립스 컬렉션은 1921년 미국의 기업가 던컨 필립스(Duncan Phillips)에 의해 설립된 워싱턴 DC 소재의 미술관으로 미국에서 최초로 근대 회화 전시를 시작한 곳이다. 예술에 대한 사랑이 물질적인 사회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수십 년에 걸쳐 수집한 3000점이 넘는 다양한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반즈 컬렉션과 함께 미국의 양대 컬렉션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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