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을 가꾸는 사람들_ ‘양천행복가게’편

나눔과 순환이 있는 이야기… 행복을 나눠 드려요

지역내일 2014-08-13

남이 쓰던 물건을 내가 쓴다는 것이 궁색하게 여겨질 때가 있었지만 최근 내가 쓰지 않는 물건을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도록 기증과 나눔의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양천구 마을기업 1호이자 협동조합인 ‘양천행복가게’는 지역 주민들에게 기증받은 물품을 판매하고 수익금은 경로잔치 후원금, 지역 아동 장학금, 따뜻한 겨울 보내기 성금으로 전달한다. 자원 순환이라는 철학과 수익금으로 불우이웃을 돕는 나눔의 가치를 가진 양천행복가게, 순환과 나눔의 문화를 확산시키고 있는 행복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양천행복가게


100원부터 시작, 지름신도 겁나지 않아
머리핀 100원, 장난감 물총 500원, 모자 1000원, 옷 1000~5000원, 아무리 과소비를 해도 여유를 부릴 수 있는 곳 ‘양천행복가게’다. 요즘 같은 불경기, 소비가 위축된다지만 양천행복가게에서만큼은 소시민도 행복해지는 곳이다.
80여 평 가게를 빼곡히 채운 옷가지며 가방, 장난감, 그릇, 가구까지 없는 것 없이 깔끔히 정돈돼 있다. 잘 찾아보면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을 싼 값으로 구입하는 횡재를 누릴 수도 있다. 일명 ‘보물찾기’다.
기증과 나눔으로 지역의 작은 변화를 이뤄가고 있는 양천행복가게는 중고생활용품을 살 수 있는 곳으로 목2동 주민센터 옆 시장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판매되는 물건은 기증받거나 판매를 목적으로 위탁 접수한 것들이다. 매장 안에는 가구며 옷, 장난감, 각종 생활용품 등 기증받은 물품으로 가득하다. 특히 의류의 경우 1000원에 판매하는 세일 기간까지 겹쳐 20벌을 사도 한 벌 옷값이 채 되지 않는다. 지름신이 겁나지 않는 유일한 곳이다. 오픈한지 2년을 넘다보니 단골손님도 많고 시장을 들르는 어르신들의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원순환 양천구 마을기업 1호
양천행복가게는 25명으로 구성된 목2동 주민자치위원장들이 특화사업으로 추진해보자는 의견이 모아지면서 2012년 6월 개소식을 갖고 오픈하게 됐다. 오픈 당시 상호는 ‘사랑이 넘치는 아름다운 가게’였다. ‘아름다운가게’와 혼선의 우려가 있다하여 ‘사랑이 넘치는 행복♥가게’로 상호를 변경했다 다시 ‘양천행복가게’로 굳히게 됐다.
양천행복가게는 협동조합이자 서울시 마을기업으로 선정돼 있다. 작년 7월 창립총회를 갖고 23명의 조합원을 구성 양천구 마을기업 1호로 등록했다.
양천행복가게를 이끌고 있는 이영옥 이사장. 녹색 어머니연합회, 청소년지도협의회 활동을 하다 양천행복가게 이사장직을 맡았고 지역발전 부문으로 인정받아 제 21회 양천구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양천행복가게는 마을기업 보조금 2500만원을 투명하게 사용했다는 점에서 인정받기도 했고 서울시 마을기업 사무국에서 탐방을 올 만큼 운영이 잘 되고 있다. 그러나 칭찬 외 아무 것도 없다는 이영옥 이사장은 “하다못해 복지관도 후원계좌로 후원금이 입금되는데 양천행복가게는 후원계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단돈 일원도 입금되지 않았다”며 “서울시나 양천구에서는 말로만 하지 말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양천행복가게


다시 쓰는 알뜰함, 나눠 쓰는 행복함
양천행복가게를 실질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윤재중 점장. 협동조합 조합원으로 있으면서 양천행복가게를 도와주는 자원봉사자였으나 지난 해 양천행복가게의 점장을 맡은 지인이 개인적 사정으로 그만두게 되면서 하던 일을 접고 양천행복가게 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윤 지점정은 자신이 몰던 트럭도 함께 가져왔다. 장롱이며 책상, 냉장고 등 기증받은 물품이 있어도 들고 나를 차가 없었던 터라 트럭은 양천행복가게의 큰 자산이 됐다.
윤 점장은 “옛날엔 옷이며 생활용품 판매가 많았지만 최근엔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서랍장, 책꽂이 등 1인용 상품이 많이 팔린다”고 전한다.
양천행복가게는 기증하겠다는 물건이 들어오면 수리 수선해서 판매한다. 이 모두는 자원봉사자의 몫이다. 대부분의 구제샵과 같은 재사용 가게에 들어가게 되면 중고 제품 냄새가 많이 나지만 여기서는 그런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봉사자들이 기증 받은 모든 옷은 세탁을 하고 책상이며 가구는 깨끗하게 손질하고 윤이 나도록 닦기 때문이다. 여유가 된다면 재봉틀을 기증받아 폐현수막을 이용한 제품도 만들어 팔 계획이다.
수익금은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해 쌀을 기증하기도 하고 겨울나기 성금, 불우이웃돕기, 장학금 등으로 지급한다.
양천행복가게가 2012년 6월 오픈하고 그해 8월 1차 수익금 184만원을 불우이웃에게 전달했고 9월에 63만원, 12월에는 100만원을 사회복지 공동 모금회 따뜻한 겨울 보내기 성금으로 기탁했다. 2012년 한 해만 347만원을 기증한 셈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익금과 물품을 기증한 양천행복가게 식구들은 “다시 쓰는 알뜰함과 나눠 쓰는 행복함을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양천행복가게”라 자부한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미니인터뷰


이영옥 이사장


“봉사자나 조합원이나 가족 같은 분위기로 일하고 있어요. 양천행복가게는 많이 드나들수록 행복해지는 곳입니다. 올 때 마다 기분 좋아지는 곳 양천행복가게입니다.”



윤재중 점장


“목2동이나 양천구 내에서 기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요.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기증이 아니더라도 양천행복가게에 기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황숙이 봉사자


“물건이 자주 순환되니 매일 들르면 딱 필요한 물건을 바로 살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을 만나고 더 즐거울 수 있는 곳, 자주 놀러오세요.”



남미자 봉사자


“한두 번 양천행복가게에 들러 봉사를 하다 보니 모두들 힘들지만 기쁘게 도와주고 있는 모습을 보이니까 안도와 줄 수가 없어요. 봉사하는 것이 행복하고 즐겁네요.”



이은희 봉사자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석에 이끌리듯 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잘 찾아보면 나에게 필요한 보물을 찾을 수 있으니 눈 크게 뜨고 보물찾기 해보세요.”



심승보 조합원


“나에겐 필요 없지만 기증을 하면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물건이 됩니다. 아껴 쓰고 나누어 쓰 것을 자녀들에 가르칠 수 있는 교육의 장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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