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공간에 자신만의 시각으로 다양한 정보를 업데이트해 올리는 블로거들이 많다. 특히 오랜기간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를 담아 포스팅해 온 블로그들은 다양한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친다. 건축안내원 정현수씨가 운영하는 ‘편파적이지만 편파적이지 않은’ 블로그 또한 그렇다. 사람들에게 낯선 건축을 친숙한 건축으로 만드는 건축안내원 정현수씨를 만났다.
하산수 리포터 ssha71@gmail.com
건축의 의미와 가치 제대로 알려볼까 시작
‘편파적인 건축이야기(http://buddyjhs.blog.me)’는 한국건축가협회 사무국에 재직하는 정현수씨가 만든 건축전문 블로그이다. 대학원에서 건축계획을 공부하던 시절, 그는 건축이 일반인들에게 잘못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안타깝게 생각했다. 때마침 우연히 1인 미디어인 블로그에 대해 알게 됐다. 10년 넘게 공부한 것들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며, 건축에 대해 제대로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2003년 7월 블로그를 시작했다.
그는 건축관련 소식이나 이슈들을 정리한 뉴스레터를 1~2개월에 한번씩 만들어 블로그에 포스팅한다. 인상 깊은 건축 사진들과 주요 도서소개, 건축계 뉴스들이 잘 정리돼 있어 건축전문가뿐 아니라 건축을 모르는 사람들도 즐겨 찾는다. 또한 건축관련 공모전이나 세미나 소식, 더불어 개인적으로 다녀온 방문지에 대한 안내를 사진과 함께 올려 방문자들에게 인기다. 현재까지 누적 방문객수는 51만여명, 하루평균 300여명이 그의 블로그를 방문한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SNS와도 연동돼 있어 실제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정현수씨는 책과 영화를 통해 건축에 대해 설명하기도 한다.
“아버지께서 지방에서 작은 건설회사를 운영하고 계셔서 학생 때부터 현장에서 일을 도와드렸고, 대학 졸업 후에는 아버지를 도와 단독주택을 짓기도 했어요. 그러면서 건축학 박사과정까지 수료했죠. 블로그를 통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건축을 보다 쉽고 재미있게, 제대로 알리고 싶어 건축 사진과 비평에 관심을 갖게 됐어요. 책과 영화에 나오는 건축이야기를 풀어내는 것도 독자들에게 건축을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죠. 시간과 능력이 허락된다면 건축관련 전문 잡지나 신문을 만들고 싶어요.”
동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건축가의 자양분
정현수씨의 직장은 양천구 목동에 있고 거주지는 강서구 화곡동이다. 블로그에도 두 지역의 풍경 사진이 자주 등장한다.
“두 곳 모두 제가 생활하는 곳이라 애착이 있어 자주 사진으로 남깁니다. 목동은 큰길을 중심으로 고층 아파트와 대형건물들이 많아 업무지구의 전형적인 풍경인 반면 화곡동은 중소형 건물들과 다세대주택이 많아 주거지구의 모습이 대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대로와 대로를 이어주는 골목길 풍경은 비슷합니다. 골목길을 걷다보면 화려하고 세련되지는 않지만 거주민들의 개성과 특색이 살아있는 공간들을 만나게 되죠. 그런 생활풍경들을 사진으로 남겨놓고 싶어요.” 그의 설명을 들으니 동네 골목길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집 앞의 텃밭부터 작은 정원, 햇빛이나 비를 피하기 위한 설치물, 외부 계단, 다양한 건축마감재와 오랜시간을 느낄 수 있는 옛 장식들을 골목길에서 만나게 된다.
그는 건축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혹은 건축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동네탐험을 제안한다.
“건축가는 만들고자 하는 공간에 대한 열정과 호기심이 있어야 해요. 그래서 자신이 살고 있는 동네탐험부터 해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무심코 지나치면 별것 아니지만 유심히 관찰하고 느껴보는 우리 동네와 공간. 그 시간과 그 장소는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것입니다. 일상생활 공간이 어느 순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우리 동네에 이런 곳이 있었구나’라는 놀라움과 설렘을 느낄 수 있죠.”
동네탐험을 통해 건축(architecture)과 건물(building)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건축과 건설이 어떻게 다른지, 어떤 공간에서 살아가야 할지 저절로 깨닫게 된다고 한다. 빽빽한 빌딩 사이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도시민들에게 그는 공간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다.
“건축은 관계를 맺어주는 것입니다. 사람과 공간, 공간과 건축, 건축과 도시, 도시와 환경, 환경과 자연, 자연과 인간과의 관계 등 건축가는 그 일을 돕는 사람입니다.”
건축가로서 블로거로서, 그는 건축안내원의 역할을 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건축의 의미를 제대로 전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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