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간다

밤에 떠나는 짧은 바캉스

한여름 밤의 야호(夜好)

지역내일 2014-07-22

날씨는 덥고 여름밤은 길고... 무더위에 짜증이 밀려올 즈음 주변을 둘러보자. ‘한강, 공원, 산’이라는 자연이 준 푸짐한 선물세트를 듬뿍 받은 우리 동네에는 숨어있는 재미난 밤놀이가 많다. 달빛 아래 남한산성을 걷거나 음악분수 감상하며 시원한 밤을 만끽할 수도 혹은 허브향기 맡으며 별밤을 감상할 수도 있다. 다섯 명의 리포터가 한여름 밤의 추억 만들기 현장으로 총출동했다. 
송파강동광진 내일신문 취재팀


마루
잠실마루쉼터에서 호젓하게 즐기는 한강 야경
한강처럼 도심 한가운데를 도도히 흐르며 사계절 멋진 풍광을 선보이고 잘 가꾼 드넓은 공원까지 갖춘 곳은 전세계적으로도 드물다. 잠실대교 남단에 위치한 잠실마루쉼터는 한강의 정취를 호젓하게 감상하며 가족, 연인끼리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보석 같은 공간이다.
유리 통창 밖으로는 고층 빌딩의 화려한 불빛과 탁 트인 한강이 어우러진 근사한 야경을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탓에 북적거리지 않아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원형 유리 건물에 복층 구조로 바처럼 뺑 둘러 가며 좌석이 배치돼 각기 다른 각도에서 한강을 감상할 수 있다.
카페창업체험센터로 운영되기 때문에 음료 값은 여느 카페에 비해 저렴한 편. 커피를 비롯해 과일주스, 빙수 등의 음료와 식사 대용의 빵 메뉴를 선보인다.
야경도 멋지지만 한낮의 한강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조용하고 시원한 카페에 앉아 강을 바라보며 차 한 잔 마시거나 책을 읽기에 그만이다. 운영 시간은 밤 10시까지. 문의 02-415-4952


한강
가족 그리고 반려견과 함께 ‘잠실한강공원’

해가 저물기 시작할 무렵, 잠실한강공원에는 또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잔디밭(잠실 시크릿가든 앞쪽) 여기저기에 돗자리가 깔리고 낮부터 쳐진 그늘막과 텐트 주변에는 이동식 의자와 테이블이 모습을 드러낸다.
한낮의 더위가 한풀 꺾인 시간, 산책을 즐기는 연인이 있는가하면 간이야구와 배드민턴, 캐치볼을 즐기는 가족들도 눈에 띈다.
이 좋은 시간에 먹거리가 빠질 수 없다. 집에서 싸온 음식들을 즐겁게 나눠먹는 모습은 어디에서든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조금 젊은 커플들은 주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생맥주와 치킨으로 ‘치맥’을 즐기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는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반려견의 모습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모두 목줄을 했지만 넓은 공간에서 뛰어노는 모습이 그들만의 자유를 만끽하는 듯 보인다.
아이와 함께라면 꼭 주의해야할 사항이 있다. 잔디밭과 한강 사이에 자전거도로가 있어 빠르게 질주하는 자전거를 조심해야 하는 것. 그 길만 건너면 한강 가까이까지 내려갈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한여름 밤의 나들이 장소다. 차를 타고 움직인다면 잠실한강공원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남한산성
한발 물러서서 바라보는 서울야경 - 남한산성

열대야로 저녁시간도 녹녹하지 않다면 시원한 저녁바람과 탁 트인 서울의 야경을 볼 수 있는 남한산성으로 나서보자. 남한산성 서문의 전망대에 올라서면 한낮의 무더위도 어스름한 저녁의 열대야도 밤의 그늘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듯 고요하기까지 한 서울의 밤 풍경이 펼쳐진다. 성남에서 남한산성 이정표를 따라 구불구불 산길을 오르다보면 조금씩 서울시내 야경이 발 아래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늦은 저녁임에도 훤한 불빛을 내뿜는 먹자골목을 지나면 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듯한 좁은 도로가 나타난다. 남한산성 서문 근처에 위치한 국청사 근처에 주차를 하고나면 이제부터는 산책길이다. 돌계단이지만 가파르지 않고 5분여만 지나면 전망대에 도착하기 때문에 아이들도 발걸음이 가뿐하다. 조명이 별로 없어 어둡기 만한 길을 이내 걷다보면 거짓말처럼 펼쳐진 서울의 밤 풍경에 탄성이 먼저 나온다. 온갖 화려한 색으로 물들인 야경은 인간이 만들어낸 최고의 자연작품이 아닐까? 여기에 시원하게 스치는 바람까지 더해지면 언제 무더위가 있었나 싶게 고단한 하루쯤은 이미 어제 일처럼 느껴진다. 저녁식사 후 산책 나온 가족, 데이트중인 연인들, 야간 산행하다 잠시 쉬어가는 사람, 서로 다른 일상들. 그러나 무수한 불빛 속에서 함께 반짝이다 잠시 먼발치로 벗어나 바라보는 세상은 낯선 듯, 익숙한 듯, 상념에 잠기기는 마찬가지다. 시원한 바람맞이를 끝내고 내려오다 보면 주변에 찻집들이 많이 있어 따뜻한 차 한 잔으로 마무리하기에도 좋다.
위치 : 지하철 8호선 산성역 2번 출구(9번, 52번 버스로 환승)
문의 : 남한산성 도립공원(031-743-6610)


허브
한 여름 밤의 꿈, 일자산 허브천문공원과 가족캠핑장

일자산에는 허브천문공원과 강동그린웨이가족캠핑장이 있어 한 여름밤의 꿈같은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다.
허브천문공원은 길동생태공원 맞은 편 일자산 기슭 3천 여평 부지에 위치한다. 주요시설은 피라미드온실, 작은 천문대, 관천대, 허브원(색의 정원, 감촉의 정원, 향기의 정원, 차의 정원, 맛의 정원), 암석원, 산책로 등으로 140여종의 다양한 허브와 나무를 심고 별자리와 일출, 월출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특히 야간 이용자를 위해 공원 바닥 곳곳에 282개의 오색 별자리 조명을 설치해 시시각각으로 색상이 변하는 별자리를 감상할 수 있다. 매주 금요일에는 천체관측체험을 할 수 있는 ‘지구 밖 세상 알아보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강동그린웨이가족캠핑장은 강동구 도심 속 일자산 자연공원 숲속에 위치해 자연친화적인 지리적 특성을 그대로 살린 가족캠핑장이다. 서울 한복판에서 한 여름 밤에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가장 큰 장점이 있다.
캠핑장은 가족(일반)캠핑장 48동과 오토캠핑장 8동으로 나눌 수 있다. 편의시설로는 샤워실 및 락카, 남녀화장실, 숲속쉼터, 나눔 쉼터, 연못, 숲속 냇가?개울, 캠핑장사이트별 전기시설이 설치가 되어 있다. 그 밖의 시설로는  농구장으로 쓰이는  멀티그라운드와 부설주차장, 음수대, 매점이 있다. 캠핑장 개장 및 이용기간은 매년 3월 1일에서 11월 30일까지 이 며 이용시간은 오후 1시에서 그 다음날 오전 11시까지 이다. 이용방법은 반드시 사용당일 이전에 인터넷 예약을 해야 한다. 인터넷 예약이 금방 마감된다는 점을 기억해 둘 것.    
강동그린웨이가족캠핑장 홈페이지 : www.gdfamilycamp.or.kr  문의: 02-478-4079


음악
어린이대공원 음악 분수

춤추는 물줄기, 신나는 음악 분수
도심 한복판에서 정자에 누워 시원한 음악 분수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정답은 능동 어린이대공원 안에 있다. 해 질 무렵 공원에 들어서면 먼저 희망마루라는 대형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시골 할머니댁 대청마루가 생각나는 희망마루는 사방으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누워 있으면 잠이 솔솔 온다. 정자에 누워 커다란 연잎사이로 새색시처럼 부끄럽게 피어있는 분홍연꽃과 바람에 나부끼는 갈대숲을 바라보고 있자니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정자에서 더위를 한소끔 식혔다면 정문광장에 위치한 음악분수대로 가 보자. 클래식, 가요, 뮤지컬 음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악에 맞춰 시원한 물줄기를 자유자재로 내뿜는 음악분수가 한낮에 뜨겁게 달궈진 도시의 공기를 차갑게 식혀준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맞춰 분수가 춤을 추기 시작하자 덩달아 신난 아이들도 몸을 흔들어 댄다. 이를 지켜보는 어른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부부에서부터 두 손을 맞잡은 연인, 노년의 부부에 이르기까지 늦은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나와 있다. 공원은 밤 10시까지 개장한다. 7, 8월에는 서울 팝스오케스트라와 재즈공연도 있다. ‘원 섬머 나잇~’ 한여름 밤 음악의 열기 속으로, 짙은 녹음 속으로 빠져 보는 것도 색다른 피서가 아닐까.
위치: 능동 어린이대공원 정문광장 
가동시간: 저녁타임 17, 18, 19시 매시 50분간


서울
서울대공원의 ‘별밤 축제’

과천 서울대공원은 식물원, 동물원, 자연캠핑장, 장미정원, 미술관이 한데 어우러진 종합테마공원이다. 대공원 이곳저곳을 둘러보며 시원한 열대야를 보낼 수 있도록 서울대공원은 여름 한 달간(7월26일~8월24일) 일~목요일에는 밤 8시, 금,토요일에는 9시30분까지 야간개장하며 별밤축제를 연다. 덕분에 별빛 아래 야성을 뿜어내는 동물들의 색다른 모습을 리얼하게 만날 수 있다. 
특히 사육사에게 직접 신기한 동물의 생태를 들어볼 수 있는 야간 동물설명회도 요일별, 시간대별로 열리기 때문에 어린 자녀들에게 생생한 ‘동물도감’을 선사할 수 있다. 특히 동물사별로 관람동선을 정해놓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외에 별밤시네마, 이상림사육사의 동물사랑마술, 박희수의 아름다운 동행콘서트 등의 프로그램도 열린다.
대공원의 장점은 드넓은 자연. 청계산자락에 위치한 자연캠프장은 인기 만점이다. 온라인예약은 늘 만원사례지만 저녁7시까지는 따로 예약하지 않고도 1일 입장이 가능하다.
리프트를 타며 공중에서 대공원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커다란 호숫가의 잘 가꿔놓은 잔디밭과 국립현대미술관 앞마당의 야외 조각품들은 야간 산책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다.
문의 02-500-7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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