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리 작가들의 재능기부로 헤이리 곳곳에서 예술강좌 이어져
헤이리 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들이 문화 나눔에 나섰다. 자신들은 강사로, 자신들의 스튜디오는 강의실로 내놓았다. 매주 한 차례 열리는‘헤이리 예술 아카데미’를 통해서다. 헤이리 작가들과 함께 하는 예술 아카데미의 현장, 리포터가 찾아가 봤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헤이리 예술 아카데미는 헤이리의 작가들이 재능을 기부하고 그들의 스튜디오를 강의실로 개방해 운영된다. 사진은 헤이리의 ‘김정재 조각공방’에서 진행된 조각교실 수업현장.
“이건 제 얼굴을 만든 거예요. 자화상.”
한 수강생이 흙으로 만든 자신의 작품을 들어 보인다.
“와, 동글동글한 게 정말 닮은 것 같아요.”(웃음)
웃음 섞인 대화가 오가는 이곳, ‘헤이리 예술 아카데미’의 ‘조각교실’ 수업 현장이다. 헤이리의 김정재 조각공방에서 진행된 수업. 한 편에선 수강생들이 자그마한 흙덩이를 매만지며 테라코타 작품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고, 또 다른 한편에선 수강생 몇 명이 돌과 나무를 도구로 다듬으며 조각 체험을 한다. 서툰 손길에 가끔씩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이내 눈빛은 호기심으로 반짝인다.
일주일에 한 번은 나도 예술가!
헤이리 작가들의 재능 기부
지난달 개강한‘헤이리 예술 아카데미’, 헤이리 내 예술인들이 재능기부를 통해 강사진으로 나서며 화제가 되고 있다. 자신들의 스튜디오는 강의실로 개방했다.
예술마을 헤이리가 기획, 진행하는 이 아카데미는 예술인과 아름다운 문화공간이 밀집한 헤이리의 지역적 특성을 십분 활용해 지역주민의 문화예술창달을 위해 마련한 강좌이다. 11주 수업으로 일주일에 한 번, 매주 다른 주제로 수업이 진행된다. 조각, 영화, 도자기, 염색, 사진, 스케치, 민화 등 분야가 다양하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1기 수강생의 경우 10곳의 스튜디오를 방문해 10명의 헤이리 작가들에게 다양한 장르의 예술 수업을 받으며, 여기에 특강 한 차례를 더 듣는다.
예술마을 헤이리의 김진곤 교육위원장은 “헤이리는 인적자원과 아름다운 공간이 풍부한 곳”이라며 “이러한 자원을 활용해 가깝게는 인근 주민과 경기도민, 그리고 그 외의 지역 사람들에게도 문화적인 나눔을 펼치자는 취지에서 이 아카데미를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강사진을 구성하며 먼저 헤이리에 살고 있는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재능기부 신청을 받았다. 선착순으로 지원자를 받은 결과, 많은 이들이 재능기부 의사를 밝혀 왔다.
김진곤 교육위원장은 “처음에는 과연 많은 이들이 참여할 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헤이리의 회원들이 전문예술인으로 워낙 바쁜 이들이 많다. 그런데 많은 이들이 흔쾌히 동참을 약속해줘 이번 아카데미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재능기부를 약속한 예술인들 중에는 자신의 전문성을 나누고 대중과 소통하는 즐거움으로 참여하는 이들이 많다. 이번 아카데미에 강사로 참여하는 김정재 조각가는 “헤이리가 처음 조성된 취지가 예술인과 대중이 서로 소통하며 예술과 문화를 공유하는 것이었던 만큼, 그 취지대로 자연스럽게 헤이리 예술 아카데미에 강사진으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헤이리, 교육의 요람 가능해
정부나 지자체의 관심 요원해
현재 이 아카데미의 수강생은 애초에 모집하려던 수를 초과해 36명의 수강생이 참여하고 있다. 이에 당초 한 반으로 운영하려던 반은 두 반으로 나눠 진행되고 있다. 교육비는 예술마을 헤이리가 일부 지원해 수강생의 부담을 낮췄다.
수업에 대한 수강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수강생 김순분(53)씨는“매주 각기 다른 작가와 함께 딱딱한 교실이 아닌 작가의 스튜디오에서 작가의 작품도 보며 강좌를 들을 수 있어 더욱 즐겁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강생 이정미(55)씨는“이렇게 이름 있는 작가들에게 예술을 배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인데, 매주 다양한 작가와 함께 여러 예술 분야를 골고루 접할 수 있어 기쁨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아카데미가 시작되며 보다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예술교육이 이어지길 바라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정재 조각가는 “수명이 늘며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헤이리의 지역적 장점을 잘 활용해 1회성이 아닌, 보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생교육시스템이 구축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김진곤 교육위원장은 “앞으로 지속성 있게 아카데미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정부나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더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 수강생과의 만남
“집에 갖다 놓은 작품들이 벌써 여러 개예요”
집에 갖다 놓은 작품들이 벌써 여러 개예요. 천연염색, 도자기페인팅, 전각, 압화 등등. 매주 헤이리의 훌륭한 작가들에게 다양한 분야의 예술 강좌를 두루 들을 수 있어 큰 혜택을 받은 느낌입니다. 매주 이 시간이 기다려져요. - 이정미(55)씨
“100세 시대, 제2의 생활을 찾게 될지도 모르죠”
닥종이 인형작가로 활동하며 작품에 변화를 주고 싶어 이번 강좌를 신청하게 됐어요.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접하니 신선한 자극이 되고 재미있어요. 요새 100세 시대라고 하잖아요. 이런 강좌를 통해 미처 몰랐던 새로운 즐거움과 관심분야를 찾을 수 있고 또 더 나아가 제2의 생활을 찾게 될지도 모르죠. - 김순분(53)씨
**** 헤이리 예술 아카데미 2기생 모집
- 교육일정: 8월21일~11월6일까지 11주 과정. 매주 목요일 오전10시30분~12시30분
- 수업내용: 꽃도예, 압화, 음악, 새김예술, 자연염색, 조각, 도자기, 꽃 그리기, 금속공예, 화가가 전하는 커피이야기 등.
- 교육장소: 각 강좌의 작가 스튜디오 및 헤이리 커뮤니티 하우스
- 신청: 8월18일(월)까지 홈페이지(www.heyri.net)에서 신청서 다운받아 작성해 이메일(heyriart@naver.com)로 접수. 선착순 마감.
- 교육비: 10만원 (전체 교육비 25만원 중 15만원 헤이리 지원)
- 문의: 070-7733-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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