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쳐나는 각종 입시정보 가운데 ‘팩트’에 의한 객관적인 입시전략분석으로 학부모들 사이에 애널리스트보다 입시전략가로 더 알려진 특이한 이력의 주인공, 김미연 애널리스트. 최근 책 발간과 함께 화제의 중심에 선 그녀를 만나 사교육시장의 변화, 자녀의 특징에 맞는 입시전략, 애널리스트로서의 일상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펀드매니저와 투자자를 상대로 한 투자보고서가 대히트
최근 엄마들 사이에 가장 핫한 입시설명회 강사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김미연 애널리스트. 본업인 기업분석가라는 전문성을 살려 다양한 입시전형을 확률적으로 분석하여 쉽고 명료하게 설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부모 팬클럽을 몰고 다닐 정도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원래 ‘교육의 정석’은 2011년 펀드매니저들과 투자자들 상대로 작성한 투자보고서였는데 증권가에서 내용이 알차다는 입소문이 나면서부터 보고서를 구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고 한다. 이후 회사 홈페이지에 무료로 업로드된 ‘교육의 정석’ 투자보고서는 매년 다운로드 횟수만 2만 여회가 넘고, 각종 입시설명회에서 강연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쏟아질 정도로 큰 관심을 끌게 되었다.
지난 4년간 사교육시장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2008년 38만원까지 주가가 치솟았던 M 수능 전문업체가 2014년 현재 6만 원대로 주가가 하락했다. 상장된 대표적인 교육 업체들의 주가도 계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교육 분야를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로서 갑자기 주가가 왜 이렇게 맥없이 빠지는 걸까 궁금해졌다고 한다. 원인을 분석해 보니 EBS 연계율 강화, 수시 비중 확대로 수능 전문 업체의 주가가 하락하고, 외고 · 자사고가 입시를 없애고 내신 성적 및 서류와 면접으로 학생을 선발하면서부터 관련 입시업체들도 어려움을 겪게 되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이러한 변화는 기존의 천편일률적으로 표준화되었던 교육시장을 무너뜨렸고 대표적인 교육업체들의 주가가 맥없이 하락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사교육시장은 2010년부터 계속 감소추세에 있다. 지난 2013년에는 사교육비 총액이 18조 6천억 원을 기록하며 전면대비 ?2.3% 감소했다. 그리고 특히 중학교 사교육시장이 ?5.4%로 여타 시장 대비 가장 감소폭이 컸는데 이는 특목고 입시 축소의 여파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전체 사교육비는 줄었으나 여전히 영어(37.8%)와 수학(39.3%) 과목에 대한 지출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김미연 애널리스트는 입시와 관련한 어느 이해 집단에도 속해 있지 않다. 이처럼 본업의 특기를 살려 가계소비지출, 주가의 변동과 연관한 입시를 객관적인 수치로 분석한 것이 최대 장점이다. 새로 출간한 2015 교육의 정석 시리즈(대입, 중고입)는 사교육시장 변화 추이, 각 구와 각 학교별 서울대 진학률, 학교별 전형의 특징 등을 다양한 도표와 자료로 설명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올바른 입시 정보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녀의 특징과 적성에 따라 입시전략 달리해야
무조건 교육특구 특히 강남구를 고집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자녀가 내신 성적이 잘 나오는 편인지, 수능 강점형인지, 남다른 특기가 있는지 신중히 고려하여 진학할 학교를 정하는 게 좋다. 수시체제로 전환하여 대응력을 높인 학교도 있지만 여전히 강남은 ‘수능 만점’ 정시를 통해 서울대에 많이 진학시키고 있다. 특목고는 수시전형에, 강남 명문고(광역단위 자사고 포함)는 정시전형에 우세한 진학 실적을 보이고 있으므로 어떠한 학교에 진학시킬지는 자녀의 특징을 고려해서 선택해야 한다. 한 예로 마포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수능보다는 내신 성적이 뛰어난 학생이라면 강남으로 옮기는 것보다 현재 있는 학교에서 내신을 꾸준히 관리 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그리고 특정 과목이나 한 가지 분야에 뛰어난 성적이나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면 관련된 학교와 학과를 미리 정하여 이력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려서부터 ‘레고 블록’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한 남학생은 덴마크 본사에까지 이메일을 보내 한국에 출시되지 않은 레고 모델을 구하고, 레고 마니아로 본사에까지 초청을 받은 이력으로 사립 명문대에 수시로 합격했다.
대입에 실패하는 이유는 ‘엄마의 잘못된 정보력과 아빠의 뒤 늦은 관심’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다양한 인재를 뽑기 위해서 대입전형이 다양화 되는 건 이젠 피할 수 없는 대세이다. 자녀가 고등학교에 진학한 이후 대입전형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이미 대비할 시간을 놓치게 된다. 일찍부터 자녀의 적성과 특기가 무엇인지 부모가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진학지도와 학습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대입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는 지름길이 된다.
7년 연속 베스트애널리스트에 뽑힌 15년차 실력파
입시 강연회로 전국을 누비고 다니다 보니 본업을 제쳐두고 입시전문가로 너무 나서는 거 아니냐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그러나 증권가에서 그녀는 알아주는 실력파 애널리스트로 손꼽힌다. 출산하는 날 앰뷸런스에 실려 가면서도 업무를 볼 정도로 악바리로 소문나 있다. “저도 요즘 입시를 봤으면 더 좋은 대학에 갔을 거예요(웃음). 한 가지 일에 미치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거든요. SELL 투자보고서를 백 쪽 이상 쓰는 애널리스트는 없죠. 학창시절에 추리소설을 너무 좋아해서 부모님이 걱정할 정도였는데 주가라는 현상과 그 원인을 분석하는데 추리소설을 통해 얻은 논리력과 현상을 객관적으로 보는 습관이 많은 도움이 되요” 여섯 살 난 아들을 둔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자녀가 한 가지 일에 관심을 보이면 정말 깊게 들어가 볼 수 있도록 부모가 지켜봐 주고 같이 관련 진로를 탐색해 보는 것도 진학지도의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한다.
그동안 투자자들 앞에서, 수많은 학부모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과 강연을 많이 해 서인지 그녀는 달변가였다. 가녀린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와 핵심만을 정확하게 집어 귀에 쏙쏙 들어오게 하는 시원한 화법까지 사람을 집중시키는 능력이 탁월했다. 늦은 시간 인터뷰가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회사로 들어가 봐야 한다는 그녀의 뒷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다. 그러나 그녀를 ‘포브스 선정 코리아 2030 파워리더’ 라는 지금의 위치에 올려놓은 건 자신에 일에 대한 불같은 열정이 아니었나 싶다.
우지연 리포터 tradenz@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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