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씨앗을 뿌리지도 않거나 대충 심어놓고서 가을에 풍년을 바라는 농부가 있을까? 행여 지나간 시험에서 뿌리지도 않았으면서 거두려 하지는 않았는가? 모든 일의 결과는 과정의 반영이다.
영어는 단어만 공부해도 실력과 성적이 오른다고까지 말 할 정도로 너무나, 너무나 중요하다. 아니, 모르면 영어가 안 된다. 영어 단어는 영어의 재료다!
문법이 중요하고 독해가 중요하고 등등, 그러나 정녕 더 중요한 것은 단어다. 몇 번을 강조해도 부족하다, 너무나! 지난 번 본지 기고에 공부습관과 자세를 주제로 글을 썼다. 단어공부와 관련한 얘기를 먼저 했어야 했지만, 기말 시험 중이라 순서를 바꿨다. 이번 글은 부모님 보다 학생들이 읽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필자의 고등학교 시절, 공부에 철이 들고 영어에 눈을 뜨려 할 무렵, 친구를 가르쳐(?) 가며 함께 공부했다. 친구의 영어 공부에 어떤 상상이 갈지 모르겠지만, 거두절미하고 친구나 필자나 동시에 공부머리가 열리기 시작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 친구의 학문적 위치는 현재 필자보다 한 수 위다.
함께 단어 암기하는 것이 무척이나 재미가 있었다. 예를 들면, barn(창고)은 ‘반창고’로, pot(항아리 등)은 ‘팥 단지’로, bin(통)은 ‘빈 통’으로, pork(돼지고기)를 ‘폭 어쩌고~’, consumption(소비)은 ‘큰 삼촌이 소비가 어떻고~’, commit(죄를 범하다)은 ‘코밑에서 어쩐다.’고 하면서 다투어 단어 암기에 열을 올렸다. 영어 공부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으리라 본다. 값어치 있는 계기였다.
많은 사람들이 단어암기를 위해 여러 방법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기계나 무슨 프로그램을 이용한 암기법도 있다. 하지만 암기는 내 힘으로 하는 거다. 마음을 닫고 있으면 어떤 것도 들어 올 리 없다. 받아들일 준비가 된 마음이 곧 열린 마음이다. 학습량과 시간의 적절한 조합이 있어야 하고, 그에 못지 않는 효율적인 방법이 있어야 한다.
13년 전, 처음 학원 문을 열고 근 6년 동안, 의욕에 찬 나머지 영어 단어를 하루에 150개, 그것도 작은 영어사전을 무작정 암기시켰다. 매일매일 발음으로 암기하고 확인 테스트하느라 교실마다 시끌벅적거렸다. 부모님은 종일 영어사전 들고 있는 모습에 흐뭇해 하셨고, 담당 선생님은 일거리가 많아졌고, 학생은 죽음이었다. 울면서 학원 다닌 학생도 여럿이었다. 그 중 한 학생이 중1부터 6년을 다니다 작년에 고등학교 3년간 내내 전교 1등을 하다 졸업했다. 추억이다.
너무 힘이 들어 이제는 방법을 좀 바꿔 매일 빠듯이 해야 될 정도의 공부가 되는 적절한 분량을 확실히 공부시킨다. 허영이나 보이기 위한 공부는 않는다. 공부는 재미가 있어야 한다. 오락적 재미가 아니라 알아가고 향상되어 가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많은 단어들은 어간이 형태소 하나로 구성되어 있는 단일어들의 결합으로 이뤄져서 합성어가 된다. 파생어가 그 중 하나다. 파생어는 그 접사가 접두사인가 접미사인가에 따라 둘로 나눠진다. 접두사는 고대영어(Anglo-Saxon), 라틴어(Latin) 및 희랍어(Greek)에서 유래했다.
예를 들면, ‘forego = fore(before)+go : 앞서가다’, ‘precede = pre(before)+cede(go) : 앞서다’, ‘democratize = demo(people)+crat(ruler)+ize(make) : 민주화하다’가 되었다.
실례를 좀 더 들어보면, ‘ex-, e- : out(밖으로)’의 의미로, ‘exclude’는 ‘ex(out)+clude(shut) <밖에 놓고 닫다> : 제외하다’, ''expel''은 ‘ex(out)+pel(drive) <밖으로 몰다> : 내쫒다’로 구성되어 있고, ‘in-, im- : in, into(안으로)’의 뜻으로, ‘include’는 ‘in(in)+clude(shut) <들여놓고 닫다> : 포함하다’, ‘inspect’는 ‘in(into)+spect(see) <안을 보다> : 조사하다’이며, ‘auto- : self(자신, 스스로)’의 뜻을 가지고, ‘automobile’은 ‘auto(self)+mobile(moving) <스스로 움직임> : 자동차’, ‘autobiography’는 ‘auto(self)+bio(life)+graph(write)+y <자신의 인생을 쓴 것> : 자서전’으로 결합된다.
우리나라 영어 교과서 난이도는 학년이 오를수록 급등한다. 지난 4월 15일 서울대학교의 이병민 교수(영어교육)께서 영문텍스트 난이도 지표인 미국의 렉사일지수(Lexile Measure)를 인용해서 비교한 우리나라 영어교과서의 난이도는 중3은 미국 4~5학년 수준, 고1은 6~8학년, 고3이 되면 미국 고교생인 11~12학년 수준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수능에선 미국의 일간지 수준의 지문이 상당수 출제된다. 말하자면 고3이 공부해야 할 영어 수준은 가히 고급이라는 얘기다. 그러므로 어휘력의 중요성이 영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단어가 되지 않으면 독해는 물론이고, 문법도 도로아미타불이 아닐까.
영어 공부에 속성(quickie)같은 것은 없으며, 오직 인내와 노력, 의지 그리고 시간투자만이 성공의 길일뿐이다. 지금까지 영어가 재미없는 과목이었다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펴보라. 내신이든, 수능이든, 중학생이든, 고등학생이든 영어공부와 시험에 영단어가 최우선임을 강조하고 진심으로 충언한다.
영어공부가 재미있을 그 날을 위하여!
이승환 원장
IEL(영어동시통합학습법) 창안자
EMC영어전문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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