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대학을 결정짓는다’는 불편한 진실 때문에 초중고 내내 학생과 학부모들은 수학과 한바탕 씨름을 벌인다. 하지만 많은 노력과, 시간, 돈을 쏟아 붓는데도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인 과목으로 수학을 꼽는다. 이유가 뭘까?
“수학을 잘하는 아이와 못하는 아이는 ‘사고의 깊이’에서 판가름 납니다. 사고력 수업은 빠를수록 효과가 좋지요.” 장연희 소장이 명쾌하게 설명한다.
묻고 답하면서 사고력 길러져
문일지억(聞一知億). ‘하나를 들으면 억 개를 안다’와 두매쓰(Do Math) ‘수학을 하자’란 의미를 브랜드에 고스란히 담은 이곳은 초중등 수학교육 전문기관이다. 학부모들 사이에 ‘깨닫게 하는 사고력 수학’을 가르치는 곳으로 입소문 난 곳이다.
“우리는 수학을 처음 배우는 어린 학생에게 종이와 연필을 주지 않고 말로 가르쳐요. 가령 ‘너는 과자를 세 봉지 가지고 있고, 나는 너보다 한 개 덜 가지고 있어. 우리가 가진 과자는 모두 몇 봉지일까?’, ‘교실 이쪽 끝에서 저 끝까지 다섯 발자국 만에 가려면 한 걸음을 어느 정도 걸어야 할까?’, ‘또 네가 한 활동을 수식으로는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 이렇게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사고력을 길러줍니다.”
기호와 수의 양 개념을 정확히 아는 게 수학공부의 첫걸음이라고 확신하는 장 소장은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학의 기초 사고력이 길러진다’며 독창적인 수학교육법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강조한다. “수학은 가르치는 과목이 아니라 깨닫게 하는 과목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 개념조차 명확하지 않는 초등학생들에게 연산 학습지만 반복해서 풀리는 지금의 수학 공부 관행에 문제점을 지적한다. “기본 개념이 부족한 상태에서 기계적으로 문제만 푼 아이들은 응용문제만 나오면 막힙니다. 가령 =10같은 단순 문제는 푸는데 =10 같은 문제는 안 배웠다며 못 푸는 식이죠. 수익률 계산 문제가 나오면 정가, 원가, 판매가 같은 용어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풀이법만 외워서 풀려고 해요. 이렇게 공부하면 학년이 올라갈수록 수학이 어렵고 ‘수포자’가 돼 버립니다. 확실한 개념 학습과 논리적인 사고력, 이 두 가지가 수학의 주춧돌입니다.”
수학 때문에 좌절해 ‘수학 선생님’으로 변신
장 소장이 수학 교육에 뛰어들기까지 개인사가 남다르다. “고교시절 내내 수학이 발목을 잡았어요. 다른 과목은 최상위권인데 유독 수학 점수가 안 나와서 고생했지요.” 교대에 들어간 다음에는 자신처럼 수학 때문에 좌절을 겪지 않도록 수학교수법을 제대로 배워 학생들을 지도해야겠다는 분명한 목표를 세웠다. 그 뒤 20년간 초등학교에서 수학 지도에 모든 열정을 쏟아 부었다.
“내가 수학으로 고생해봤기 때문에 학생들의 마음을 잘 알지요. 어느 부분에서 막히는지 정확히 짚어내어 해결해줍니다. 학년 마칠 무렵엔 우리 반 아이들의 수학점수가 놀랍도록 올랐고, 자연히 수학에 자신감을 갖더군요.”라며 교사 시절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초등학교 때 제대로 공부한 수학 능력은 중고등학교에 가서 공부 양만 늘리면 성적 향상으로 이어지더라구요. 흔히 ‘수학은 해도 안된다’는 말은 초등 수학이 잘못됐다는 얘기죠.”
30년 노하우의 자체 개발 교재로 수학 개념 지도
10년 전부터는 아예 학교까지 그만두고 수학연구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수학교육에뛰어들었다. 우선 아이들이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재 개발에 노력을 쏟았다.
“우리는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수학 개념을 쉽게 풀어 ‘모를래야 모를 수 없도록’ 설명한 자체 교재를 계속 만드는 중입니다.” 그는 수학의 원리를 일상생활과 연관 짓고 다양한 그림 자료를 곁들여 이해하기 쉽도록 교재를 만들었다. 게다가 각 단계별로 필요한 다양한 수학 교구를 자체적으로 제작해 수업에 활용중이다.
“수학 선행에 얽매이지 않고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 갑니다. 진도 때문에 조바심 내는 학부모에게는 수업을 참관하도록 하며 우리가 어떻게 가르치는지 보여주기도 하죠.” 그의 수학 교육 소신과 교수법에 호응해 수년 째 이곳을 다니는 학생도 여럿있다. “수학 원리를 실생활과 연결 지어 실용적으로 접근하면 아이들은 어려운 문제가 나와도 겁을 먹지 않아요. 어릴 때부터 이런 식으로 배워 중고생이 된 뒤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들이 많습니다.”
장 소장은 인성 교육을 위해 탈무드를 비롯한 인문서적 읽기 시간도 별도로 마련하고 학부모 교육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시험용 수학뿐만 아니라 인생에 필요한 공부를 가르치고 싶다’는 신념 때문이다.
“학생들이 수학 때문에 병들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입시용 수학 공부를 넘어 실생활과 수학이 통한다는 걸 깨우쳐주고 싶어요. 수학 공부의 본질은 ‘유연한 사고 활동으로 자신에게 닥치는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길러주는 겁니다. 이 힘이 진정한 사고력이죠.”
문의 : 02-420-1232, http://domath123.blog.me
오미정 리포터 jouro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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