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브리데이 몬데이 갤러리의 나눔 실천

벽화 재능기부로 미술과의 소통 시도

서로 다른 국적의 3인방, 캐릭터 벽화를 통해 대중과 가까이

지역내일 2014-07-01

아키노리 오이시(Akinori Oishi), 소니 아드리안(Sonni Adrian), 이자영. 서로 다른 국적의 3인이지만 미술을 사랑하고, 캐릭터를 통해 대중과 가까이하고자 하는 열망을 가진 예술인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에브리데이 몬데이 갤러리에서의 전시를 계기로 알게 된 이들이 송파구 관내 초·중학교 벽면에 캐릭터를 그리면서 아이들과 소통을 시도하는 진솔한 이야기기를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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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화를 위해 찾아가는 미술
평범한 학교 건물의 벽면, 청소년들이 자주 스쳐 지나다니는 곳이지만 어둡고 밋밋해 누구도 관심 갖지 않던 평범한 시멘트벽에 알록달록한 색상의 캐릭터가 등장하면서 공간, 그림, 사람이 소통하는 의미 있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회색담장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주인공은 에브리데이 몬데이 갤러리의 동호회 3인방. 이들은 한국, 일본,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서로 국적은 다르지만 미술, 전시의 영역이 특정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일상처럼 생활과 가까이 해야 한다는 소신으로 의기투합해 벽화 재능기부에 함께하는 세계적인 캐릭터 아티스트들이다. 갤러리에 자신들의 캐릭터 그림을 전시 하게 된 인연으로 만나 ‘찾아가는 미술의 대중화’라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송파구 관내 학교에 벽화 재능기부를 하게 된 데는 에브리데이 몬데이 갤러리 대표인 이자영 디렉터의 공이 크다. “뉴욕에서 공부하던 시절에 공공기관 등 평범한 건물에 그려진 유명 화가들의 벽화를 많이 보고 자랐다. 화가들의 그림을 일상에서 흔하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는 꿈을 키우게 됐다. 미술이란 분야에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이곳의 꿈나무들에게도 미술은 쉽고 가까운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갤러리에 관심이 없어도 일상 속에서 미술과 가까이 하는 것을 통해 미술과 대중이 소통하는 쉬운 미술의 영역을 보여주고자 한다”고 재능기부를 시작하게 된 동기를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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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기부의 시작, 에브리데이 몬데이 갤러리
에브리데이 몬데이 갤러리는 아트토이, 캐릭터 아트를 중점적으로 소개하는 갤러리로 페인팅, 조각,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여 만든 작품을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는 공간. everyday mooonday는 언제나 몬스터와 함께한다는 의미에서 ‘everyday’와 ‘monster’, ‘day’의 재미난 합성어다. 예술가들이 창조한 다양한 형태의 캐릭터와 토이아트 작품을 중심으로 한 갤러리로 전시장, 토이 스토어, 콘서트 홀, 카페, 그리고 작가들이 거주하는 복합 문화 공간이기도 하다. 벽화에 단순하면서도 개성 있는 캐릭터를 그리게 된 것도 갤러리의 특성과 무관하진 않다. 벽화의 특성상 각자의 뚜렷한 개성을 지닌 작가들의 캐릭터를 이용하면 대중에게 밝은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 특히 단순하면서도 다양한 색감의 재미난 캐릭터들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활력 넘치게 하는 심리적인 치유의 효과도 있어 자라는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소재가 된다. 송파중학교, 문현중학교, 아주초등학교, 잠실 구립어린이집 등 주로 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있는 곳에서 작품 활동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벽화 작업을 하고 있으면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내려와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사인을 받아가면서 이 정도는 자신들도 그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할 때는 미술을 쉽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큰 보람을 느낀다”는 것이 이자영 디렉터의 말이다.
“우리의 미술이 입시중심으로 접근하다보니 잘 그리고 못 그린 그림에 대한 기준을 정하고 정형화된 틀에 맞춰 그림을 그리게 하는 경향이 있다”며 쓴 소리도 서슴지 않는다. 송파구청 도시계획과의 윤영혜 주임은 “지금까지는 공공기관이 주가 되서 사업을 진행해왔지만 지금처럼 민간이 중심이 되면 주민의 요구를 좀더 정확히 반영할 수 있다”면서 “처음 벽화를 골목길 담장에 그렸을 때 연세 드신 분들도 주변이 밝아지고 표정 있는 골목으로 변화된 것 같다면서 많은 관심을 보이셨다”며 작은 변화로 휴식 같은 효과를 주는 만큼 지금까지의 작업을 기반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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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지만 재미와 보람을 느끼는 작업
일본인 아키노리 오이시는 갤러리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는 중에 벽화 재능기부와 함께 10여명의 초등학생들과 프로젝트 활동도 진행했다. 아이들이 서로 작가의 캐릭터를 보고 그려본 뒤 자신의 주변 물건들을 캐릭터로 만들어보고 공동작업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가 실제 하나의 캐릭터로 탄생될 수 있다는 경험을 하게 한 것. 벽화작업 이후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던 몇몇 청소년들은 SNS를 통해 아키노리 오이시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 나가는 등 진로체험에도 좋은 사례가 되고 있다.
“상상이 현실이 되는 체험을 한 아이들이 자신들의 꿈을 향해 한발 나아가고 이들 중에 위대한 예술가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육체적으로는 힘들지만 더 큰 재미와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뜻을 함께 하는 예술인들과의 모임을 통해 재능기부를 계속해나갈 예정이다”는 이자영 디렉터의 말이다. 또한 캐릭터 지도를 만들어서 한 자리에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하면서 작품을 찾고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는 포부도 잊지 않는다.
  
이은경 리포터 hiallday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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