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처럼 거대한 암벽을 타고 올라가는 클라이밍은 보기만 해도 짜릿하다. 한번 도전해 보고 싶지만 아찔한 암벽에 겁부터 난다. 천릿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먼저 동네 암장을 들러보는 것이 어떨까. 체력 단련은 물론 일상 스트레스도 저만치 날려 보내는 클라이밍의 매력을 들여다보았다.
유광은 리포터 (lamina2@naver.com)
함께, 즐겁게, 온몸으로 느끼는 클라이밍
저녁 8시, 양천구 목3동에 위치한 다오름짐을 찾았다. 가지각색의 돌들이 사방 벽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이 얼핏 보기에 아이들 실내 놀이터 같다. 하지만 이곳은 암벽타기를 즐기는 이들이 모이는 암장이다. 벽에 딱 붙어 이리저리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엄지손가락 떼고. 그렇지. 거의 다 왔어!”
황정민씨의 클라이밍을 곁에서 지켜보던 이들은 마치 자신의 일인 양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 응원에 황씨는 힘을 내어 보지만 결과는 아쉬운 실패. 하지만 황씨도 지켜보는 이들도 마냥 즐겁다.
“출발지점의 하얀 홀더(암벽에 붙어 있는 손잡이)를 10초 동안 붙잡고 끝내야 했는데 그걸 놓쳤네요.”
황씨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안타까운 듯 말하지만 표정만큼은 밝다. 아무 홀더나 잡고 무조건 올라가는 것이 클라이밍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황씨는 도전하는 사람들의 능력에 따라 클라이밍을 즐기는 방법도 다르다고 말한다.
“홀더의 모양에 따라 잡기 쉬운 것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이처럼 다양한 홀더 모양과 개수, 그리고 다른 조건을 더해 클라이밍을 즐기는 방법도 달라져요. 이것을 쉽게 ‘문제 풀기’ 라고 부르지요. 예를 들면 오늘 저의 ‘문제풀기’는 25개 홀더를 이용하는 초보구간에서 엄지손가락을 떼고 클라이밍하기지요.”
벽에 몸을 밀착시키고 한 발 한 발 내딛는 모습이 보는 이의 이마에도 땀이 맺히게 한다. 편한 운동도 많은 데 클라이밍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어진 문제를 완수했을 때 성취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죠. 몸이 건강해지는 것은 기본이구요.”
황씨처럼 아직 초보인 신경철씨는 사람들이 좋아 암벽타기를 즐긴다고 한다.
“클라이밍을 하는 사람들은 성격이 좋아요.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금방 가까워졌어요. 클라이밍은 혼자 하는 운동같이 보이지만 함께 즐기는 운동이에요.”
근력과 지구력은 물론 집중력과 다이어트 효과까지
목동 다오름짐을 운영하고 있는 권호섭 센터장은 암벽등반 25년 경력의 베테랑이다. 권씨는 자신이 좋아하는 암벽타기의 매력을 주민들과 공유하고 싶어 실내암장을 오픈했다. “클라이밍이 많이 알려지기는 했지만 실제로 즐기기는 쉽지 않지요. 누구나 쉽게 클라이밍을 접할 수 있도록 동네 암장을 오픈하게 됐어요.”
초등학생부터 중년 남성까지 암장을 찾는 연령대는 다양하다. 권씨는 그중 젊은 여성들이 암장을 많이 찾는다고 한다.
“클라이밍은 여성에게 아주 좋은 운동이에요. 온몸을 스트레칭하는 전신운동이라 클라이밍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근력이 강화되고 몸의 밸런스도 생겨요. 몸매관리가 저절로 되는 셈이죠. 억지로 다이어트하지 않아도 암벽을 즐기면서 다이어트 효과를 누릴 수 있어요.”
권씨는 “어린 학생들은 호기심에 암장 문을 두드린다”며 “클라이밍은 체력 강화는 물론 지구력과 집중력을 키울 수 있어 학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운동”이라고 말한다.
어른이든 아이든 클라이밍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기본을 잘 다져두는 것이 중요하다.
“초보자들을 위해 주2회 석 달 동안 초급과정을 운영합니다. 초급과정이 지나면 어느 정도 기본이 잡혀 제대로 즐길 수 있어요. 클라이밍이 생소한 분들을 위해 1회 체험도 실시하고 있으니 부담 없이 도전해 보세요.”
다오름짐은 일요일과 공휴일에는 문을 닫는다. 암벽 마니아인 주인장 권씨가 암벽 등반에 나서기 때문이다.
미니인터뷰
백석중 3학년 오윤진양
스트레스 확 풀려 공부하는 데 집중 잘 돼
1주일에 3~4번 클라이밍을 해요. 무엇보다 재미있어요. 클라이밍하고 땀을 쫙 빼고 나면 스트레스도 확 풀려 공부할 때 집중도 잘 돼요. 온 몸으로 버티는 것이 힘들기도 하지만 견딜만해요.
주부 양미정씨
유연성과 탄력 유지에 큰 도움 돼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몸이 많이 유연해졌어요. 나이가 들수록 몸의 탄력이 떨어지기 쉬운데 클라이밍은 이런 면에서 많은 도움을 주죠. 어려운 동작 하나하나를 완성할 때마다 성취감도 느끼고요.
성열수씨
주중에는 암장에서 주말에는 산에서 암벽등반 즐겨
암벽등반한지 13년 정도 돼요. 낼 모레가 예순이지만 암벽등반은 아직도 짜릿하고 재밌습니다. 주중에는 암장에서 몸을 풀고 주말에 산으로 나가지요. 여기서 기초체력을 다지는 셈이죠.
스포츠 클라이밍을 배울 수 있는 곳
양천구
다오름 클라이밍짐
위치 양천구 등촌로 200 도도빌딩 2층
문의 010-4750-4291
강서구
KBS 스포츠 월드
위치 강서구 공항대로 376
문의 02-2600-8808
영등포구
에이스 클라이밍센터
위치 영등포구 대림동 700-5
문의 02-836-8848
서종국 클라이밍센터
위치 영등포구 양평동 5-67 2층
문의 010-9036-5140
구로구
행복한 클라이밍 센터
위치 구로구 개봉1동 128-15
문의 070-8615-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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