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7개 시, 도교육청 산하 초, 중, 고교생들이 참가한 제5회 전국청소년토론대회(Global Youth Forum Korea)에서 불사조팀(박유현, 성시훈, 곽채린)이 국어 부분 초등부 은상을 수상했다. ‘인성’을 주제로 열린 이번 대회에서 불사조팀은 ‘부모님께 존댓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제로 입안문을 작성, 찬성 반대에 대한 근거를 동영상으로 제작한 것이 예선을 통과하고 ‘독서 교육 강화가 인성 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주제로 본선에 진입했다. 열띤 토론의 현장에서 입안문이 생각나지 않아 더듬거리기도 하고 단 한 번도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반박의견에 기가 죽기도 했지만 최선을 다해 논리적으로 근거를 펼친 결과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은상이라는 쾌거를 얻었다. 자료 리서치에서부터 토론대회까지 불사조팀이 들려주는 토론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첫 출전 대회 ‘은상’
불사조팀은 초등학교 6학년(대회 출전 당시 5학년) 학생 3명으로 팀을 이루었다. 박유현(서울목운초), 성시훈(서울목운초), 곽채린(영훈초) 3명은 예전부터 알고 지내온 친구들이자 목동디베이트클럽에서 같이 토론을 하기도 했다. 디베이트에 한창 재미를 붙일 무렵, 제5회 전국청소년토론대회 소식을 접하고 평소 마음이 잘 맞던 친구들과 힘을 합쳐 대회를 준비하게 됐다.
제5회 전국청소년토론대회(Global Youth Forum Korea)는 (사) 세계화교육문화재단가 주최하는 것으로 지난 11월 충남대학교에서 열렸다. 토론을 통해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고 합리적 의사소통 능력을 키우자는 취지로 개최됐고 참가부문은 국어, 영어, 중국어 토론 세 분야다. 제5회 대회의 주제는 ‘인성교육’이었다.
모든 디베이트대회가 그렇듯 이번 대회도 본선에 앞서 토론기획서로 예선을 치른다. 토론주제 및 선정이유, 토론 내용과 근거, 주장별 토론 전개, 알게 된 사실이나 소감 등을 기획서로 작성해야 한다. 채린이가 발제를 맡고 유현이가 논박, 시훈이가 마지막 정리를 맡았다.
‘부모님께 존댓말을 사용해야 한다’는 예선 주제에 맞춰 ‘부모님께 존댓말을 사용하면 듣기에도 좋고 보기에도 좋지만 형식적인 것에 얽매이면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그 형식 때문에 부모님께 고민이나 속마음을 털어놓기 힘들 것’이라는 주장과 ‘부모님께 존댓말을 사용하는 것은 존경의 표현하는 수단이다. 부모님이 어리다고 무시하지 말고 아이를 먼저 존중해 준다면, 아이는 반드시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마음이 따뜻한 아이로 자랄 것이다’는 결론으로 역할별 상황을 동영상으로 녹화해 제출했다.
첫 대회 첫 녹화라 떨리기도 하고 입안문을 제대로 외우지 못해 장롱에 붙여놓고 읽으며 동영상 촬영하는 등 어려움이 많았지만 예선을 통과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본격적인 본선 준비에 나섰다.
본선에서 다루게 될 ‘독서교육 강화가 인성 교육에 도움이 된다’와 ‘학교에서 친구들끼리 싸우면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는 주제를 놓고 리서치를 하고 입안문을 작성하고 매일 3~4시간씩 모여 팀을 나누어 연습하면서 아이들은 저절로 디베이트의 매력 속으로 빠져들었다.
대회 전날은 밤 12시까지 연습을 하던 중 중학교 언니 오빠들이 ‘도와주겠다’며 자료를 한번만 읽고 디베이트 상대를 해 주었는데 아이들이 생각지도 못한 것을 질문해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고.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한층 더 논리력이 발전했다”고 고백한다.
상당한 논리적 근거와 눈빛에 압도당해
대회 당 일,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 심호흡을 하고 입장했다. 첫 상대팀인 목원초등학교팀을 만나 발제를 할 때 기억이 나지 않아 5초 동안 멈춰있었다는 채린이, 마지막 정리를 할 때 그렇게 열심히 외웠건만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이 갑자기 생각나지 않아 오버타임에 걸렸다는 시훈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현이가 제시한 주장에 대해 상대팀은 제대로 반박을 하지 못했다. 아이들 표현대로 제대로 한방 먹인 셈이다.
두 번 상대팀인 ‘춘천팀’은 눈빛으로 상대를 제압했다. 논리적 근거도 상당했고 게다가 불사조팀보다 한 학년이 높았다. 결코 만만찮은 상대는 예상 10개 근거에 하나도 걸리지 않은 새로운 반박에 모르는 단어도 썼다.
당황했지만 기죽지 않고 작전타임에 머리를 맞대어 열심히 근거를 찾았다는 아이들. “다음에 대회에 나갈 때는 예상 근거를 100개는 더 찾아야 할 것 같다. 독서도 좀 더 많이 해서 지식을 더 쌓으면 좋겠다”는 결론을 스스로 내린다.
모든 대회가 끝나자 아이들은 디베이트에 대한 참 맛을 알아차린 듯 성숙해 보인다. 채린이는 “이야기 하다 주제만 나오면 디베이트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시훈이는 “친구들과 대화를 하면서도 상대를 설득하는 능력이 생겼다. 논리력과 순발력이 생겨 대화 중에 논리적인 근거가 마구 생각난다”고 신이난다. 유현이는 “디베이트는 빠른 시간 안에 논리력을 만드는 것이 관건인데 그 지식은 책에서 찾을 수 있다. 책을 좀 더 많이 봐야겠다”고 결론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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