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주변인으로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청소년.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격한 감정을 자신들도 이해할 수 없다. 누군가 기분 좋게 받아 주면 좋으련만 항상 그럴 수는 없는 일. 이럴 땐 신나게 북을 쳐보면 어떨까? 사춘기 온갖 스트레스를 북소리에 날려 보내는 염경중학교 드럼클럽을 만났다.
유광은 리포터 (lamina2@naver.com)
북채를 쥐고 신나게 내리치다 보면 온 몸이 땀범벅
‘둥둥 쿵 둥둥 쿵~’
토요일 오전, 수업이 없는 조용한 학교에 북소리가 울려 퍼진다. 굵직한 북소리가 한두 명의 연주는 아니다. 소리가 들려오는 쪽은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전문 공연장에서나 보던 난타가 펼쳐진다. 스무 여명의 청소년들이 일사불란하게 북채를 움직인다. 강당을 진동시키는 듯 웅장한 소리와 딱딱 맞아 떨어지는 리듬감, 다함께 북채를 뻗어 올렸다가 내리치는 모습이 한 편의 군무(群舞)를 보는 듯하다. 염경중학교 드럼클럽이다. 연주를 마친 3학년 김나현 양은 이마에 흐르는 땀부터 닦는다.
“신나게 북을 두드리고 나면 마치 운동을 한 것 같아요. 다이어트가 필요 없죠. 스트레스가 날아가는 것은 물론이고요.”
연주가 끝난 아이들은 잠시 휴식시간을 갖는다.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앉아 친구들과 떠드느라 정신없다. 연주할 때의 진지함은 간 곳이 없고 사춘기 청소년들의 까딱없는 웃음만이 가득하다.
염경중 드럼클럽을 맡고 있는 이윤경 교사는 신나게 두들기는 타악기는 청소년들에게 제격이라고 말한다.
“사춘기 청소년들은 성인과는 달리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죠. 부모, 친구 관계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요. 학업에 대한 부담은 말할 것도 없죠. 이러한 청소년들에게 북은 딱맞는 악기죠. 일주일에 한번 드럼클럽에 와서 침구들과 같이 북을 두들기다 보면 스트레스는 저절로 해소돼요.”
흥겨운 두들김에 숨겨둔 끼가 저절로 발산돼
염경중 드럼클럽은 세로토닌 문화원 지원으로 작년에 창단되었다. 일주일에 한번 모이는 방과 후 동아리지만 작년에 서울 드럼 페스티발에서 동상을 차지 할 정도로 실력이 만만치 않다. 드럼클럽을 지도하고 있는 최주연 강사는 아이들이 북을 치면서 흥을 느낀다고 말한다.
“처음에 아이들은 북을 낯설어 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북의 매력에 빠져들죠. 북, 장구 같은 타악기는 저절로 흥이 나게 해요. 기계적인 연습보다는 마음속의 숨은 끼가 마음껏 발산되도록 도와주죠. 흥에 겨워 마음껏 두들기다보면 저절로 좋은 연주가 돼요.”
최강사는 드럼클럽 활동은 개인적으로 성취감을 경험하게 하는 것은 물론 친구들과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리듬을 서로 맞추는 것은 기본이고 연주 중간 중간 다양한 무용도 들어가요. 때로는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아야 하고 함께 소리도 지르죠. 한사람만 잘해서는 소용없고 서로 마음을 맞추는 것이 중요해요. 아이들은 함께 북을 치면서 자연스레 서로를 받아주고 배려하게 돼요. 대회 준비 때는 책임감도 강해져 서로 연주까지 챙겨줘요.”
드럼클럽 활동으로 진로를 정하는 경우도 있다. 중2 엄유진 양은 전문 북 연주자를 꿈꾼다.
“북을 치다보니 북이 저랑 잘 맞는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이쪽으로 전공해 전문적인 난타 연주자가 되고 싶어요.”
최강사는 드럼클럽은 청소년 취미활동으로도 그만이지만 자신의 소질을 알아보는 좋은 기회도 된다며 전문 북 연주자를 꿈꾸는 청소년들은 국악고나 대학의 국악학과을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미니인터뷰
염경중 드럼클럽 지도강사 최주연씨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 저절로 자라나
요즘 아이들은 개인주의 경향이 강하죠. 학업 때문에 친구들과 경쟁도 하게 되고요. 그런데 드럼클럽에 오면 아이들은 자연스레 서로를 도와주어요. 친구들과 호흡을 맞춰야 연주가 가능하니까요. 서로를 배려하는 인성이 저절로 길러지죠.
염경중 3학년 김나현양
북을 치면서 1석 3조의 효과를 얻어요.
초등학교때 사물놀이를 배웠어요. 작년에 드럼클럽이 생긴다기에 사물놀이처럼 즐겁게 배울 수 있겠다 싶어 들떴죠. 아쉽게도 1, 3학년 학생들만 뽑더라구요. 3학년이 되어서야 드럼을 칠 수 있게 되었는데 재미있어요. 스트레스도 풀고 운동도 되고 친구관계도 넓어지고요.
염경중 2학년 엄유진양
전문 북 연주가가 되고 싶어
북치는 것이 너무 좋아 작년에 이어 올해도 드럼클럽에 가입했어요. 드럼클럽 가입 전까지 북이 이렇게 매력적인지 몰랐어요. 서울 드럼 페스티발에서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같이한 공연을 잊을 수가 없어요. 김덕수 선생님처럼 훌륭한 뮤지션이 되고 싶어요.
염경중 2학년 박정운군
북소리에 스트레스가 저절로 날아가요.
북치면서 공부나 엄마 잔소리 등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리죠. 집에서도 스트레스를 풀려고 책상위에 이불 쌓아놓고 북채로 막 두들겨요. 그러면 기분이 좋아져요. 드럼클럽 가입 전에는 게임을 많이 했는데 북을 친 다음에 줄었어요. 엄마랑 의사소통도 더 잘되는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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