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당신의 마음은 어떤가요?

서로 그럴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치유의 시작!

지역내일 2014-05-31

세월호 사고를 통해 저마다 크고 작은 정신적인 충격을 받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심리치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사고는 물론 평소 가정과 직장, 사회 속에서 겪는 갈등은 감당하기 어려운 삶의 무게로 다가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땐 문제에 따른 적절한 상담이나 놀이*미술*음악치료, 부부치료, 동물매개치료 등을 받을 수 있다. 심리상담 전문가에게서 일상생활에서의 상처를 다독이는 방법을 들어보고, 사설 심리치료센터는 물론 도움 받을 수 있는 공공기관 심리치료센터를 소개한다.
권성미, 오세중 리포터 sejoong71@hanmail.net


나에 대한 관찰이 먼저, 그래야 상대방도 이해할 수 있어
▷소리샘심리발달센터 수원지부 이재화 소장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에 대해 이재화 소장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증세다. 안 좋은 경험을 무의식 속에 가둬놓고 회피하거나 기억을 상실한 것 같은 증상을 보이는데, 결국 이것은 자신이 살기 위한 방법이다. 부부싸움 후에 그 상황을 기억 못하는 경우도 그런 증상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잠재된 상처는 이미 뇌손상을 입은 것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수면장애를 겪거나 충격 이후에 너무 편안하게 일상으로 복귀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심리치료 등 다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혼자 할 수 없을 땐 주변의 지지도 중요하다.
“늘 누구의 ‘탓’을 하죠. 그러기 전에 나에 대한 관찰이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치료과정에서도 매일 과제를 통해 스스로의 관찰일기를 쓰게끔 하는데, 그러다 보면 상대방의 마음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죠. 대화기술의 부족으로 부부 간, 부모-자녀와의 문제가 비롯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지시적인 것에 워낙 익숙하다 보니, ‘~했어?’와 같은 식으로 내 생각을 주입시키려고 하거든요. 일단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서 서로의 관심사에 대해서 가볍게 얘기를 나눠보세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어떤 문제나 상황에 대해 네 생각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것을 어필하는 거죠. 물론 굉장히 어려운 일이지만, 몸에 밸 수 있게 함께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론 아니다 싶으면 뒤로 물러서야 할 때도 있다. 가볍게 상황을 넘기면서 상대방이 스스로 많은 얘기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대화의 기술이다. 

위치 영통구 영통동 954-3 평강빌딩 3층
문의 031-273-9777


Tip. 아이와 세월호 관련 보도를 함께 보는 것이 괜찮은가.
아예 안 보여준다는 것도 일종의 회피다. 아픈 것은 아픈 것이라는 것을 인정하되, 그렇다고 너무 슬픔에 잠겨있거나 누구를 탓하는 건 좋지 않다. 어른들에겐 사회적 책임과 그에 따른 영향력이 있는 만큼 아이들이 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고, 일부 왜곡된 보도는 올바르게 가르쳐주고 인도해줘야 한다.  


청소년에게 ‘제대로 된 가치’를 통해 긍정정서 심어줘야
▷해밀아동청소년상담센터 박현주 소장
“얘기하고 싶은데 얘기할 상대가 없고, 사람 안에서 살고 싶은데 사람 안에서 살지 못해서 우울해지고, 상처받고 힘들어지는 거예요. 예전엔 못 살았지만, 행복하게 기억되는 건 같이 사는 문화를 통해 충분히 충족되는 게 있었기 때문이죠.” 이제는 그런 ‘가치를 찾아야 할 때’라는 박현주 소장은 남보다 내가 더 잘 먹고 잘 살아야 한다가 아닌, 서로 도움을 받으며 더불어 잘 살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치가 빠진 채 달려가다 보니, 어른 아이 모두 힘들어졌고, 세월호 사고를 통해서야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닫게 됐다.
“강의를 나가면 세월호 사고로 인해 아이들이 어른에 갖는 적대감을 어떻게 풀어나갈 지 질문하는 부모님들이 많아요. 아이들의 마음을 들어주는 것이 우선이에요. 그렇지 않은 어른도 많다는 것, 그리고 결국엔 아이들 자신도 어른이 될 거고, 그런 어른이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생각해보게 하면서 긍정정서로 바꿔줘야 하죠. 잘못한 사람을 손가락질만 할 것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 ‘내가 그런 상황이라면?’ 하고 질문해보도록 하세요.” 사람마음이라는 게 천성도 있지만, 부모나 선생님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만큼 사회적 역할에 대한 교육이 끊임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게 박 소장의 지론이다. 급속한 발전으로 놓쳐버린 좋은 가치들을 이제라도 찾아서 마을공동체 등의 여러 형태로 함께 어울리는 터전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것이 사람 안에서 살면서 행복해지는 방법이다. 

위치 영통구 영통동 958-1 드림피아빌딩 3층
문의 031-206-3311


Tip. 아이가 세월호 사고 희생자의 조문을 가려고 한다면 어떻게 할까.
먼저 자녀와 세부적으로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자녀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에서 우러난 것이라면 참여하라고 하는 게 맞지만, 누가 가니까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너무 어린 자녀들을 분향소 등에 데려가면 경우에 따라서는 영정사진과 노란 리본 등이 제2의 트라우마가 될 수 있다. 평소 아이의 기질을 살피고 결정해야 한다.


마주보는 운동을 통해 관계회복, 분노조절 효과까지
▷홀더맘심리언어발달센터 표현순 심리치료사
불면증, 우울증에 시달린다면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는 게 표현순 심리치료사의 해법이다.
“운동은 스트레스 해소, 분노조절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어요. 특히 사춘기 아이들은 운동을 하는 게 성적인 컨트롤도 잘 되고, 정서적인 이완경험을 맛보게 합니다. 관계회복을 위해서라면 부부, 부모-자녀 간에 마주보면서 눈을 맞출 수 있는 테니스, 탁구 등의 운동이 좋고요.” 이렇게 자가치료가 가능하다면 다행이지만, 부모와 의견이 잘 안 맞아 등교거부, 게임중독과 같은 행동에 빠지는 아이의 경우엔 상담이 필요하다. 그리고 아이의 문제 뒤에는 항상 부모의 문제가 동반되는 만큼 부모교육도 필수로 따라온다.
“최고의 치료 장소는 가정이에요. 시대는 바뀌었고, 너무 위험한 상황만 아니라면 이제는 스스로 해결하고 책임질 수 있게 자율적인 아이로 키워야 합니다. 침범해야 할 영역과 침범하지 말아야 할 영역도 구분해야 하는데, 습관처럼 살아온 패턴과 더불어 힘들 때면 원가족의 문제가 비집고 나오기 때문에 부모교육을 통해 분노를 조절하는 법을 익혀야 하죠.” 아이의 극대화된 분노를 자연스럽게 지나갈 수 있게 도와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부모가 나서서 부담감을 가중시킬 필요는 없다. 표 심리치료사는 “이래서 지하철은 어떻게 타지, 안전한 게 하나도 없다 등의 얘기는 아이들에게 분리불안의 초기증세를 야기할 수 있다. 실제로 아이들에게서 ‘배타면 안 된다’는 말이 튀어나오기도 하고, 엘리베이터를 못 타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불안감이 내재된 상태다. 특히 상처에 취약한 사람에게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가 나타나고, 우울감이 확대되는데, 평소 슬픈 상황에 감정이입이 잘 돼서 잘 우는 사람은 집단의 감정에 휩쓸릴 소지가 많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위치 팔달구 우만동 466-1
문의 031-257-7553


동물과의 상호작용은 정서적, 심리적 안정을 가져와 
▷이삭심리치료센터 이형구 센터장
동물매개치료는 다른 심리치료와 달리 살아 있고 역동적인 감정이 있는 동물과의 활동이나 상호작용을 통해, 정서적·심리적 안정과 부족한 기능을 향상시키는 심리치료적 개입방법이다. 이삭심리치료센터는 그동안 장애도우미견 훈련과 보급에 힘써 온 이형구 센터장이 국내 최초로 동물매개치료(Animal Assisted Therapy)를 하고 있다.
이 센터장의 설명이다. “동물은 사람들에 대해 비판적이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수용한다. 그래서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있거나 소외감을 느끼고,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하는 사회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는 효과가 크다.” 자기중심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했던 A(초3)군은 센터의 동물들의 감정을 읽으면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내는 등 상호작용을 통해서 교우관계의 문제를 극복해 냈다. 동물의 존재는 ADHD성향 아동들의 주의력을 끌고 유지시킬 수 있도록 한다. 동물의 행동은 예측 불가여서 동물에 대한 주의는 아동의 충동적인 행동을 억제시키며 지속적으로 새로움을 주는 자극제 역할을 한다는 것.
무엇보다 동물과의 상호작용에서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성취의 경험을 통하여 손상된 자아를 치료하고 자신감과 자아 존중감을 갖게 하는 것도 긍정적인 효과다. “자존감이 아주 약할 때는 일상생활에서 모든 일에 자신감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떤 일을 할 의욕이나 능력도 갖지 못한다. 이런 경우에 동물을 키우고 상호작용하면서 자신이 누군가에게 필요한 아주 소중하고 책임감 있는 존재임을 확인할 수 있다”고 이 센터장은 전했다. 

위치 영통구 덕영대로 1539
문의 031-273-8612


Tip 세월호 사고를 보고 슬픔, 분노, 공포 등을 느끼는 자녀들에게 어떻게 다가갈까?
너무 부정적으로만 생각해 우울감에 빠지지 않도록 한다. 슬프긴 하지만 애도의 마음을 가지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인지적 접근을 한다. 이번 사고로 사회 책임감, 안전 시스템 등이 개선돼 앞으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얘기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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