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찻집 ‘미소’에서 만난 조미경 씨
‘보이차’에서 ‘말차’까지 직접 우린 잎차 한번 드셔보세요!
다양한 차(茶) 마시며 도자기 체험도 할 수 있는 곳
10여 년 전 다도 열풍이 일면서 리포터는 차의 맛을 아주 조금 알게 되었다. 하지만 어느 틈엔가 전통 찻집이 사라지고 직접 녹차 잎을 다기에 우려서 마실 수 있는 곳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그런데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잎차를 마실 수 있는 전통찻집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보온병을 옆에 끼고 한없이 우려먹던 녹차를 떠올리면서 물어물어 찾아 간 곳은 단원병원 버스정류장 뒤편에 있는 전통찻집 ‘미소’였다. 지금은 고인이 된 시인 천상병의 인사동찻집 ‘귀천’을 떠올리며 들어섰던 그 찻집을 소개한다.
주인이 직접 만든 다기와 차가 있는 풍경
그 찻집은 상상했던 전통 찻집의 모습대로 목어가 걸려있고, 백열전구와 한지 냄새가 어우러진 찻집은 아니었다. 대신 15평 남짓 찻집 안에는 가지런히 진열된 다기들로 빼곡했다. 익숙한 낡은 재봉틀이 놓여있었고 구석구석 주인의 손길이 닿은 인테리어가 아기자기했다. 찻집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로는 말차(분말차), 보이차, 허브차, 국화차 등이 있었다. 리포터는 보이차를 주문했다. 보이차는 기운이 따뜻한 차로 몸이 찬 여성들에게는 안성맞춤인 차다. 다관과 찻잔 그리고 보온병이 다소곳이 올려졌다. 찻잔을 올려놓는 차 받침바닥에 촛불이 놓여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촛불은 차가 적당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보조역할을 했다. 따뜻한 차를 마시면서 오밀조밀한 찻잔들을 구경했다. 알고 보니 진열된 다기들은 찻집의 주인장 조미경(50) 씨가 직접 만들어서 전시·판매하고 있는 작품들이었다. 그녀는 10년 전 차(茶) 공부를 시작하면서 다기를 만들기 위해서 도예를 시작했단다.
조미경 씨는 “찻집은 차를 알리고 싶은 마음과 지인들이 편안히 차를 마실 수 있는 사랑방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서 마련했다. 다기와 잔들은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조금은 저렴한 값에 다기를 구입하도록 해주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집근처 한적한 곳에 ‘미소’를 오픈한 것은 차(茶)를 즐기고 차를 함께 마시고 싶었던 조미경 씨의 마음이었다.
도자기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재능 기부하고 싶어요
찻집 안쪽에서 누군가 도자기물레를 돌리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서해그랑블에서 온 박현숙 씨였다. 쑥스러운 듯 눈인사를 건네고 다시 도자기 만드는 일에 열중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이 찻집과 잘 어우러졌다. 이 찻집의 특이한 점은 도자기 수업과 체험수업이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이 또한 조미경 씨가 본인이 가진 재주를 나누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다. 본격적으로 도예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은 한 달 수강료 6만원에 수강이 가능했고, 1회에 한한 체험수업은 다육화분이나 액세서리를 만들 수 있었다. 수강료는 아메리카노를 포함한 가격으로 1만원에서 1만5000원이었다. 요즘은 주말에 어린이들의 도자기 체험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단다.
조미경 씨는 말한다. “손님들이나 어린이들이 작품을 만들면 저는 가마터에 가서 작품을 구워와요. 번거롭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것도 나눔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도자기를 쉽게 체험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는 것도 보람되요.”
그녀가 이처럼 도자기수업을 통해 재능을 기부하는 이유는 모두 차에 대한 애정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본인의 둥글둥글한 성격인 듯이 보였다. 현재 ‘미소’에서는 차 모임이나 차를 즐기는 사람들이 소모임을 갖기도 하고 모임을 준비 중에 있었다. 이 모임에는 차(茶)를 마시고 싶은 사람 누구라도 함께 할 수 있다.
찻집에서 바라다 보이는 초록의 나무들과 옅은 바람에 날리는 풍경소리가 보이차 맛을 한층 높여 주었다. 시간이 느리게 가는 듯 여유가 느껴졌다. 다음에 이 찻집을 다시 찾을 때는 위장에 좋다고 알려진 ‘말차’를 맛보고 싶다.
문의 031-402-5475
한윤희리포터 hjyu67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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