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입학을 앞둔 예비초등학생들은 새로운 생활에 대한 기대와 각오만큼이나 궁금하고 걱정되는 것도 많을 터. 학생 자신뿐만 아니라 아이를 처음으로 학교에 보내는 엄마들도 걱정 반 설렘 반일 것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어떻게 하면 초등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해야 할 것과 입학 후 학교생활에 관한 모든 것을 현직 초등학교 교사인 서울목운초등학교(교장:안종란) 신미정 교사와 서울양명초등학교(교장:엄덕흠) 현연옥 교사에게 직접 들어본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Q. 초등학교에서의 첫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A. 현연옥 교사: 가족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사회생활에 첫걸음을 떼는 시기다. 내가 하 고 싶은 대로 행동하기보다 다른 친구들과 어울려 생활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어렸을 때부터 배려하는 마음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Q. 한글은 얼마만큼 알고가야 할까? 받아쓰기 시험이 있으니 맞춤법까지 해야 하나?
A. 신미정 교사: 한글 자음 모음의 이름과 쓰는 방법, 쉽고 간단하며 자주 쓰이는 낱말, 어구, 문장 읽고 쓰기, 그림일기 쓰기 정도의 수준이면 된다. 받아쓰기 시험을 봐도 매번 100점을 척척 받아오는 아이는 많지 않다. 매번 100점을 받는 아이도 가끔 학습지를 풀거나 일기를 쓸 때 글자가 틀리기도 한다. 받아쓰기가 한글 맞춤법 정확성의 척도는 아니다. 받아쓰기 시험 100점 맞았다고 우리 아이가 맞춤법을 뗐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Q. 수학교과서가 스토리텔링 수학으로 바뀌었다. 무엇을 준비해야할까?
A. 현연옥 교사: 스토리텔링으로 바뀌었다고 해서 특별히 준비할 것은 없다. 예전부터 수학 시간은 그림을 보고 이야기를 꾸며가며 재미있게 수업했다. 선수학습을 하면서 덧셈 뺄셈을 반복적이고 기계적으로 시키다 보니 수학에 흥미가 없어진다. 어렸을 때 이야기하듯이 수를 가르친 것처럼 덧셈이나 뺄셈을 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하도록 재미있게 지도하면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 수학이다.
Q. 생일이 늦는 아이, 또래 친구들과 잘 사귀지 못하거나 학습적인 면에서 떨어지면 어쩌나?
A. 신미정 교사: 아이들은 생일이 몇 월인지 서로 따지지 않다. 생일이 늦는 문제 보다 아이의 성향, 성격, 인간성 등이 또래 친구를 사귀는 데 훨씬 중요하다. 저학년 때는 엄마가 만들어주는 친구들이 주된 교우 관계일 수 있지만 고학년이 되면 아이 자신이 가진 인간성이 그 아이의 교우 관계를 보여준다. 입장 바꾸어 생각해 보기, 다른 사람에게 공감하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기를 많이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좋다. 학습적인 면은 아이들마다 케이스가 다르다. 저학년 때는 다소 힘들어 하다가 중학년 때는 따라 잡고 고학년 때는 오히려 앞서 나가는 학생도 있다. 학습은 긴 관점에서 보면 생일이 빠르고 늦고 하는 문제와는 무관하다.
Q. 초등영어는 어떻게 해야 하나?
A. 현연옥 교사: 제 경험을 이야기 하자면 아이가 3학년 되기 직전 겨울방학 때 처음 영어를 가르쳤는데 다른 아이들은 영어로 말하고 쓸 줄 알아 무척 당황했다. 일 년 동안 아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만 5학년 이후엔 7살 이전부터 배운 아이 보다 훨씬 영어를 재미있어 하고 잘 하게 됐다. 물론 영어 때문에 고생하지 않고 대학도 갔다. 우리말도 정확하게 배우지 않고 영어에 시간과 비용을 쏟는 것에 크게 찬성하지 않는다. 교육에는 가장 알맞은 시기가 있고 학교에서 놀이처럼 신나게 참여하는 영어 관련 방과 후 프로그램이 있다면 권하고 싶다.
Q. 학부모의 학교활동, 어떻게 참여하면 좋을까?
A. 신미정 교사: 많은 학교에서 학부모 연수나 학부모 학교 활동(교통봉사, 안전도우미, 급식모니터링, 명예교사제도 등) 참여가 이루어지고 있다. 참여를 희망하는 영역에서 여건이 허락되면 참여하는 것도 아이의 학교생활이나 전반적인 학교 경영에 대한 이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Q. 담임선생님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은?
A. 현연옥 교사: 1학년 담임을 맡아보면 말을 하지 않고 울거나 교사나 친구들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말만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는 아이도 있다. 교사 입장에서는 다른 사람의 말은 잘 듣고 자기 생각을 바르게 전달하며 양보도 할 줄 아는 친구들이 사랑스럽다. 어떤 활동이나 열심히 참여하고 작은 일에도 행복을 느끼는 그런 학생,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양보도 잘 하고 배려하는 마음, 정말 사랑스러운 제자다.
Q.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은 주로 어떤 아이들이며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요?
A. 신미정 교사: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을 졸업하여 학교에 막 입학한 아이들이 문제를 일으킨다면 이유는 단 한가지다. 바로 가정의 문제, 부모의 문제다. ''아이만 상담'' ''아이만 교육''하는 것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부모와 공동 대응, 공동 상담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다. 저학년 때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들은 중간에 계기가 없는 한 중학년, 고학년까지 같은 문제로 ''낙인'' 찍히게 되므로 저학년 때 부모님과 적극적인 문제해결이 필요하다.
Q.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 남은 한 달 꼭 하고 가야할 것들이 있을까요?
A. 현연옥 교사: 대부분의 학교는 8시 30분~40분 정도가 등교시간이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규칙적인 생활이 가장 중요하다. 학교 화장실은 집과 달라 불편하고 사용하기 서툰 경우가 있다. 입고 벗기 편한 옷을 입어 스스로 용변보고 물 내리기, 아침은 반드시 먹고 용변을 보는 습관 기르기, 자기 물건 잘 챙기기, 수저를 바르게 사용하며 제 시간에 식사하기 등 익혀야 할 것이 참 많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집에서 학교까지의 안전한 등굣길을 익히는 것이다. 교통 규칙과 함께 학교 오가는 길을 다니면서 위험한 요소가 있는 지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는 것도 필요하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Q. 많은 선생님들이나 교육 전문가가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는데 어떤 책을 어떻게 읽으면 되나?
A. 신미정 교사: 해마다, 학기별로 많은 도서관이나 단체에서 권장도서, 필독도서 목록을 배포한다. 이것을 참고하되 우리 아이가 흥미를 보이는 책에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좋다. 한 달이 한 번은 같이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어떤 책을 골라 읽는지 관찰해 보는 건ㅅ도 좋은 방법. 만화로 된 학습 도서만 읽는다고 나무랄 필요도 없지만 만화로 된 학습도서와 일반도서의 비율을 아이 스스로 정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Q. 요즘 초등학생들도 스마트폰을 쓴다. 꼭 있어야하나?
A. 신미정 교사: 계속 아이와 연락을 취하고 싶고 아이가 어디 있는지 궁금하고 걱정되는 엄마의 마음이 아이의 두뇌 성장, 학습 습관, 생활 습관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친다. 가능할 때까지 버틸 수 있을 때가지 스마트폰, 폴더폰 사주시는 것을 미뤄라. 다른 친구들이 다 있으니 고민은 되겠지만 자극적인 반응, 즉각적인 반응, 일방적인 반응에 길들여진 아이들, 쉬는 시간이나 심지어는 수업시간, 방과 후 학교에 남아 있는 아이들 중 멍한 표정으로 스마트폰 들여다보고 있는 아이들이 갈수록 늘어난다.
Q. 예비초등학생들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
A. 현연옥 교사: 학교는 무서운 곳이 아니다. 다정하신 선생님과 좋은 친구를 만나는 즐겁고 행복한 곳이다. 부모들은 “이렇게 하면 선생님한테 혼 난다!” “선생님한테 이른다!”라는 말을 하지만 “학교에서 이렇게 행동하면 엄마한테 혼나!”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선생님을 믿고 선생님 말씀을 잘 따르고 친구들과 재미있는 활동을 많이 하는 학교, 빨리 입학하고 싶지 않을까? 3월 3일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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