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기획 : 가족, 通하셨나요?

당신도 아이와 놀아주는 척하는 부모인가요?

파주시 해솔부모학교 현장 ... ‘놀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

지역내일 2014-05-13

혹시 당신은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아닌, 놀아주는 척하는 부모는 아닌가요?
지난 4월29일, 파주시 해솔도서관에서 열린 ‘해솔부모학교’에서는 ‘놀이, 아이의 미래를 좌우한다’란 주제로 부모들을 위한 강연이 열렸습니다.
진정한 놀이의 의미와 가치를 실감케 했던 그 강연의 자리에 동참해보았습니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우리아이, 잘 놀고 있다는 부모들의 흔한 오해


“‘우리 애, 공부는 영어 하나 밖에 없어, 나머지는 다 예체능이야’ 하는 어머님들 계시죠. 하지만 예체능이 놀이는 아닙니다. 놀이는 목적이 없어야 하고 자발적이어야 합니다.”
EBS 홍주영 방송작가의 이야기에 청중은 일제히 멋쩍은 웃음으로 화답한다.
평일 오전, 파주시 해솔도서관에서 진행된 해솔부모학교의 강의 현장에는 많은 수의 부모들이 자리를 메워 강연의 열기에 동참했다. 이날은 몇 년 전 화제가 됐던 EBS다큐프라임, ‘놀이의 반란’의 제작진으로 참여한 홍주영 방송작가가 강단에 섰다. 
홍주영씨는 부모가 흔히 갖고 있는 놀이에 대한 오해부터 꼬집었다. 그는 “흔히들 나는 아이들과 잘 놀아주는 부모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방송을 제작하며 잘 놀아주고 있다고 자부하는 부모와 자녀 몇 팀을 모아 아이와의 놀이 현장을 관찰해 보는 실험을 했던 사례를 이야기했다. 홍씨는 그 결과 많은 수의 부모들이 진정한 의미의 놀이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이 블록은 빨간색, 이 블록은 노란색, 섞으면 무슨 색이 될까?” 라는 식의 학습을 가장한 놀이, “블록을 그렇게 쌓지 말고 이렇게 쌓아봐”하며 수시로 아이의 주도권을 빼앗는 놀이, 그리고 “내가 다 해줄게”하며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는 놀이 등이 그것이다.
홍씨는 부모들이 가짜놀이와 진짜놀이를 분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
“놀이는 목적이 없어야 해요. 또 시작과 끝을 아이 스스로 정해야 하고요. 그런데 많은 부모들이 놀이를 통해 아이에게 무언가를 가르치려 하거나 목적을 이루려고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놀이를 통해 뭔가 다른 목적을 이루려고 하면 그건 이미 놀이가 아닙니다.”


놀이,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원동력


홍주영씨는 다양한 연구 사례와 함께 아이들 연령에 맞는 충분한 놀이가 아이들의 다양한 능력을 발달시킨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을 하고 문제에 부딪히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자기 행동을 통제하고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법을 배웁니다. 정서, 사회성, 인지능력 등 모두 놀이를 통해 발달시킬 수 있습니다.”
홍씨는 과도한 조기교육과 아울러 놀이의 중요성을 간과했을 때의 부작용도 설명했다.    
“너무 어렸을 때부터 아이에게 너무 성적과 학습의 잣대를 들이밀면 아이가 은연중에 ‘나는 못났다’는 부정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좌절감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적기에 충분한 놀이를 경험하지 못하면 중요한 발달시기를 놓칠 수 있습니다.”
아빠놀이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아빠와의 놀이는 아이를 갑작스럽게 놀라게 하기도 하고 흥분을 느끼게도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 아이는 스스로의 감정을 통제하고 진정시키는 법을 익히고 배울 수 있습니다. 또 엄마와 아빠의 다른 놀이 성향이 아이의 두뇌를 골고루 발달시키는 데 도움을 줍니다.” 
미래인재의 핵심요체로 불리는 정서지능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과거, 한 명의 천재가 세상을 바꾸는 시대에서 지금은 수 백 명의 인재가 함께 세상을 바꾸는 시대로 변했습니다. 자동차 한 대를 만들더라도 수많은 분야의 전문가가 함께 일해야 하죠. 타인을 인정하고 공감해주고 융합할 수 있는 정서지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재능을 꽃피우는 초석이 바로 정서지능입니다.”
그는 이러한 정서지능도 여러 아이들과 어울려 하는 놀이를 통해 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홍주영 방송작가가 전한 부모들을 위한 조언
 
경쟁사회 속에서 과도한 조기교육열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아이들의 인생은 너무도 길다는 것입니다. 당장 경쟁에서 이기려 성장 발달을 무시하고 단계를 뛰어 넘어 가려고 한다면 아이들이 제대로 성장할 수 없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놀이가 가장 중요합니다. 놀이는 신체, 정서, 두뇌 등 많은 부분의 발달을 함축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놀이를 통해 기초가 충분히 완성된 토대 위에 집을 지어야지, 성급하게 모래 위에 집을 지어서는 안 됩니다.
물론 영어나 예체능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배움을 위해 놀이를 포기하는 우를 범하지 않도록 부모님의 지혜롭고 균형 잡힌 자세가 필요합니다.
아이가 최대한 놀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도와주세요. 그리고 스마트폰이 아닌, 다른 아이들과 공동체 생활을 통해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게 해주세요.


>>> 부모학교에서 만난 사람들


“2주 후, 둘째의 출산을 앞두고 육아휴직 중 짬을 내 부모교육에 왔습니다. 얼마 전까지 직장에 다니며 바쁘다는 핑계로 5살, 큰 애에게 TV를 틀어주곤 했던 것이 마음에 걸리네요. 앞으로 아이와 신체접촉 놀이도 더 많이 하고 시간을 많이 보내주려고 합니다.” - 김연숙(38)씨


“오늘 강좌에서는 아빠놀이 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평소 아이들이 많이 놀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는 편이지만 개인적으로 아빠놀이 부분을 놓친 것 같아 아쉽습니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마음이 드네요.” - 천명주(41)씨


“부모로서 여러 선택의 순간, 무엇을 선택해야 좋을지 모를 때가 많은데 부모교육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얻을 수 있어 좋습니다. 조급한 마음에 아이들을 다그치는 경우가 많은데 느긋하고 지혜롭게 대처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습니다.” - 이서나(38)씨


>>> 아이들 놀이에 도움이 되는 책들


놀이의 반란 - EBS다큐프라임 화제작 (지식너머)
아빠표 체육놀이 (로그인)
엄마도 놀이전문가 - 아이를 변화시킨 엄마의 놀이 (마음상자)
아빠와 함께 하는 하루 10분 생활놀이 (경향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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