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낮에는 벌써 여름의 기운이 느껴지는 계절이다. 철이 바뀌면 옷을 바꿔 입듯이 우리 몸도 보신이 필요한 때다.
저렴하면서도 영양이 풍부해 서민들의 영양식으로 잘 알려진 추어탕.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전에 구수하게 끓여낸 추어탕 한 그릇 먹어보면 어떨까?
맛의 비밀은 비린 맛 제거
추어탕은 지방마다 조리법이 다르긴 하지만 미꾸라지를 갈아서 시래기와 함께 끓여내는 것이 대부분이다. 경상도식은 맑은 된장 국물에 배추 시래기를 넣어 끓이지만 남원 식은 고춧가루를 풀고 들깨가루와 시래기를 넉넉히 넣어 되직하게 끓여내는 것이 특징이다.
미꾸라지를 통으로 삶아서 갈아 만들기 때문에 내장은 물론 뼈까지 먹을 수 있는 완전식품이어서 골격과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의 섭취에 좋은 음식이기도 하다.
살아있는 미꾸라지로 만들기 때문에 집에서는 선 듯 만들기 어려워 대부분 외식에 의존하게 되는 추어탕은 잘하는 집이 아니면 먹기 힘든 메뉴중 하나다. 샛집 남원추어탕의 음식은 미꾸라지 특유의 비린 맛이 없고 부드러운 시래기가 듬뿍 들어가 칼슘과 함께 비타민과 섬유질을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어서 좋다. 특히 추어탕에 들어가는 무청 시래기는 제철에 말려두었다가 쓰기 때문에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보글보글 뚝배기에서 끓는 상태로 나오는 추어탕은 맛은 물론이고 냄새에서도 비릿함을 찾을 수 없다. 노모를 모시고 자녀들과 함께 자주 추어탕을 먹으러 온다는 장종일(50세)씨는 “영양가 높은 음식이기도 하지만 어머님이 뜨끈한 것을 좋아하셔서 한여름에도 자주 찾는다”며 “미꾸라지를 갈아서 만들기 때문에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잘 먹는다. 무엇보다 특유의 비린 맛을 느낄 수 없고 진하고 구수해서 초등학생인 큰아이도 한 그릇정도는 거뜬하게 비운다”고 한다.
뜨거운 국물에 들깨가루를 넉넉히 넣고 산초가루를 조금 첨가하면 매콤하면서도 깊은 맛의 추어탕을 즐길 수 있다. 산초가루는 산초열매를 말린 후 구워서 갈은 것으로 미꾸라지의 비린내와 찬 성질을 중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후추보다 톡 쏘는 맛이 강하고 나무향이 많이 나기 때문에 양을 잘 조절해야한다. 벽에 쓰여 있는 대로 공기 밥의 절반을 먼저 국에 말아서 먹고 나머지 반을 나중에 넣어서 먹으면 밥이 퍼지지 않아 먹는 내내 국물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추어만두에 튀김까지 다양하게 즐기는 맛
부지런한 직원들은 주문을 하고 앉자마자 배추 겉절이에 부추무침, 잘 익은 깍두기 등 보기에는 단출해 보이지만 입맛을 돋우는 기본반찬을 한상 차려낸다. 식사 중에도 부족한 반찬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바로바로 채워주기 때문에 식사하는 내내 편안하다. 된장에 찍어먹는 풋고추는 아삭하기로 유명해서 두세 번 추가는 기본이다.
추어튀김은 튀김옷 사이로 살짝살짝 미꾸라지의 몸체가 드러나긴 하지만 고소한 맛에 손이 자주 가는 음식이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온통으로 튀겨냈지만 잡내가 전혀 없는 것을 보면 이집만의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듯. 중자를 시켜도 양이 넉넉해 추어탕과 함께 먹는 별식으로 좋다. 미꾸라지를 통으로 먹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추어만두를 추천한다. 바삭하게 구워낸 추어만두는 매콤하면서도 고소해서 아이들도 좋아한다. 식사가 끝나고 후식으로 수정과를 마시고 나면 마무리는 누룽지. 계산대에 수북하게 놓여있는 누룽지는 어떻게 이렇게 얇게 눌렸을까 신기할 정도다. 넉넉한 주인장의 인심에 한 움큼 누룽지를 집어 들고 나오면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이은경 리포터 hiallday7@naver.com
위치 송파구 방이동 24-1(송파구청 건너편)
주차 발렛(무료)
메뉴 추어탕 9000원, 추어 군만두 6000원, 추어 튀김 1만2000원(대)/8000원(중), 추어전골 4만원(대)/3만원(중), 저녁특선세트(만두+튀김+숙회+전골) 5만5천원(3-4인분)
운영시간 오전 11시부터 저녁 10시까지(연중무휴)
문의 02-415-76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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