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에서의 후식은 당연한 코스로 인식된 지 오래다. 가정에도 과일을 비롯해 한두 종류의 디저트쯤은 준비되어 있기 마련이지만 없으면 아쉽고 직접 만들기는 부담 가는 메뉴가 바로 디저트. 추억의 맛에서부터 트렌디한 디저트까지, 눈과 입을 만족시키며 리포터의 입맛을 사로잡아 혼자 알고 있기 아까운 디저트 맛 집을 소개한다.
송파강동광진 내일신문 편집팀
수제 타르트의 달콤함이 생각날 때 ‘앤 타르트’
매장에서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수제 디저트 카페 앤 타르트. 주택가 안쪽 골목에 자리 잡고 있지만 입소문을 타면서 단골손님이 꽤 많다.
흰색 벽에 원목 느낌의 테이블과 의자, 각종 소품과 초록색 화분들이 조화를 이루는 모던한 실내 인테리어에서 주인장의 감각을 엿볼 수 있다.
타르트는 밀가루와 버터를 섞은 반죽을 구워 각종 과일, 견과류, 생크림, 초콜릿 등을 입맛에 따라 얹는 프랑 스파이로 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좋은 디저트다. 이곳에서는 오렌지 크림치즈, 흑임자, 피칸, 산딸기 치즈, 블루베리 요거트, 초콜릿 등 15종의 타르트를 골고루 선보여 입맛대로 맛볼 수 있다.
인기가 꾸준한 흑임자 타르트는 곱게 간 검은깨와 생크림을 섞어 얹은 다음 그 위에 초록빛 녹차가루를 뿌려 장식했는데 예쁜 디자인만큼이나 생크림과 흑임자의 고소한 어울림이 좋다. 가격대는 한 조각 당 3500~4300원선. 예쁜 포장 박스에 담아 한 판 씩 판매(종류별로 3만2000원~3만7000원선)하기도 한다.
타르트 종류가 다양해 선택이 망설여 질 때는 상냥한 주인장이 손님의 기호, 식성을 물어 추천해 주기도 한다. 전날 해놓은 반죽으로 아침에 만들어 당일 판매가 원칙.
이밖에 커피, 허브티, 생과일주스, 스무디, 아이스크림 등 음료 종류도 다양하다. 간단한 식사를 겸할 수 있는 베이컨치즈, 토마토 루꼴라, 구운 닭가슴살 샌드위치(5000~7000원)는 담백하면서도 맛이 좋다. 특히 신선한 채소 샐러드가 곁들여져 입맛을 돋워준다.
주소 송파구 방이동 226-3
문의 02-425-6547
어릴 적 추억의 맛 ‘청주명문도너츠’
구수한 튀김냄새가 퍼지기 시작하면 어느새 도넛을 사려는 사람들로 길게 줄이 만들어진다. 이름도 예스러운 ‘청주명문도너츠’. 메뉴 이름도 꽈배기, 고로케, 찹쌀도너츠, 팥도너츠 등이어서 어릴 적 골목길에서 사먹었던 아련한 추억의 맛을 떠올리게 한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반죽하고, 만들고, 튀기는 분주한 광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소박한 간식이지만 깨끗하게 만들기 때문에 자신 있게 오픈해놓은 주방에 더욱 믿음이 가는 곳이다.
이곳의 효자메뉴는 생도너츠. 세련되고 화려한 맛은 아니지만 노릇노릇하게 튀겨진 도넛을 한 입 베어 물면 파삭파삭하면서도 팍팍한 옛 맛에 미소가 절로 나온다. 결코 가볍지 않으면서도 자극적이지 않은 맛. 남녀노소,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고객이 다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따뜻한 커피 한잔에 생도너츠를 함께 먹으면 그 어떤 간식도 부럽지 않다.
꽈배기는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인심 후하게 생긴 주인장은 꽈배기를 담으며 설탕을 뿌릴 것인지 꼭 확인하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 리포터지만 가끔은 설탕을 뿌려달라고 해서 먹는데 달달함과 부드러움이 어우러져 잠시 향수에 젖을 수 있기 때문. 찹쌀도너츠는 동글동글 자그마한 것이 쫀득쫀득하면서 단백하고 달지 않아 입맛 까다로운 아들이 좋아하는 메뉴다. 청주명문도너츠에 가면 가격에 한번 놀라고, 맛에 또 한 번 놀란다. 이것저것 골고루 담아도 1만원이면 충분하기 때문에 넉넉히 사두고 먹어도 좋고 주변에 인심 쓰기에도 더없이 좋은 간식이다.
위치 광진구 구의2동 80-41
문의 02-453-8001
추억의 옛맛, 이옥녀팥집 잠실나루점
느리지만 좋은 식재료로 정성 들여 만든 슬로푸드에 관한 관심이 높다. 좋은 먹거리를 찾으려는 대중들이 늘면서 디저트도 몸에 좋은 우리 것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몸에 좋은 디저트 하면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이옥녀팥집이다. ‘이옥녀’라는 이름은 실제 가마솥에다 팥죽을 쑤셨던 한 할머니의 이름이라고 한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할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하는 세대들에게 옛맛과 추억을 팔기 위해 가게를 열었다고 한다. 가게 이름처럼 팥이 주가 되는 빙수, 팥죽, 붕어빵 등이 대표 메뉴이다. 단맛을 최소화하고 오로지 국산팥만을 사용한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팥푸딩, 슈크림 붕어빵, 드립커피 등 그 외 다양한 메뉴들도 준비되어 있어 어린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빙수종류는 달콤한 우유빙수, 콩고물이 들어가 고소한 전통팥빙수, 쌉싸름한 녹차 팥빙수 등이 있다. 이 집 빙수의 특징은 진한 팥과 찹쌀떡 외에 다른 고명은 없고 오로지 사르르 녹는 깨끗한 빙수만 놋그릇에 담아준다. 따라서 빙수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연유와 팥은 기호에 따라 먹을 수 있도록 따로 내준다. 그리고 겨울철에만 먹을 수 있는 붕어빵도 사시사철 즐길 수 있다. 겉은 쫀득쫀득하고 안은 통팥 앙금이 가득하여 길거리에 파는 붕어빵보다는 한층 업그레이드된 맛이다. 잠실나루점은 최근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푸르지오 월드마크 1층에 위치해 있으며 햇볕 좋은 날은 야외에서 빙수를 즐길 수 있도록 가게 앞에 파라솔이 설치되어 있다.
위치 송파구 신천동 11-4 푸르지오 월드마크 켄달스퀘어 121호
문의 02-422-8293
빙수의 무한변신, 봉트랩
빙수가 진화한다. 곧 다가올 여름이면 생각나는 디저트계의 강자 빙수 중에서도 팥빙수만 떠올리기 쉬운데 빙수가 달라지고 있다. 봉트랩의 오레오 빙수와 치즈 빙수가 대표적인 예이다.
오레오 빙수는 말 그대로 오레오 과자를 빙수와 접목시킨 것으로 커다란 빙수 그릇에 초코 오레오 과자와 커피 맛인 듯 초코 맛이 나는 빙수가 만났다. 가격은 한 그릇에 1만원.
양이 많아서 여러 명이 함께 먹어도 부족함이 없겠다. 산처럼 쌓인 오레오 과자 위에 쿠키 앤 초코 아이스크림이 맨 위에 올려져 있다. 보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른데 사이사이 씹히는 초코맛 시리얼이 맛을 배가 시킨다.
치즈 빙수도 오레오 빙수에 절대 뒤지지 않는 맛을 자랑한다. 치즈 케이크를 사각형의 큐브 모양으로 썰어 산처럼 쌓아 치즈크림과 우유에 얼린 얼음을 같이 담아 내놓고 있다. 가격은 역시 오레오 빙수와 같이 1만원. 여기도 역시 시리얼을 넣어 아삭아삭 얼음과 함께 씹는 맛을 극대화했다. 고소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짭짤한 치즈 케이크와 하얀 우유로 얼린 얼음과 맛의 궁합이 환상적이다.
오레오 빙수도 치즈 빙수도 처음에는 아이스크림을 맛보다가 점점 얼음이 녹으면서 토핑들과 섞어 먹는 맛이 좋다. 토핑이 우유에 불어야 제대로 맛이 난다고들 한다.
신메뉴로 꿀자몽 빙수도 나왔다고 하니 다음에 맛보러 가고 싶다.
위치 서울시 강동구 명일동 251-1번지
문의 02-442-6733
직접 달인 대추차와 한과, 전통카페 수요일
명일동, 강동경희대학교 병원 건너편에 위치한 수요일.
첫 발을 들여놓는 순간, 생각보다 큰 공간과 차분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눈에 들어온다. 하나하나 다른 멋을 지닌 테이블과 의자들. 앤티크풍이지만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유리창으로 은은하게 비춰오는 햇볕이 유난히 따스하게 느껴진다.
2층의 분위기는 좀 더 전통적이다. 좌식테이블에 앉아 그야말로 사랑방에서처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1층 중앙에 놓인 그랜드피아노. 운이 좋으면 직접 연주하는 피아노 선율에 취해 좋은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이곳은 ‘수(水)요일’이 아니라 빼어날 수(秀)자를 넣은 ‘秀요일’이다. 이곳 대표는 “오시는 분들 모두가 빼어나신 분들이고, 차(茶) 역시 우수한 재료로 직접 만들어 빼어난 맛을 자랑한다”고 말한다.
이곳의 가장 인기 메뉴는 대추차(6000원). 직접 우려낸 진한 맛이 일품이다. 투박하지만 멋스런 잔에 푸짐하게 담긴 대추차. 여기에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꿀이 함께 제공된다. 또 대추차와 어울리는 한과도 함께 내주는데, 대추차와의 궁합이 환상이다. 예쁜 접시와 찻잔 그리고 나무로 만든 쟁반까지, 모두 대추차의 맛을 한층 더 살려주는 것 같다. 십전대보탕, 쌍화탕, 마차라떼, 홍삼라떼, 마쉐이크, 수삼쉐이크 등의 메뉴도 인기다.
몸과 마음이 지쳐 힐링이 필요한 날. 또는 친구들끼리 모여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은 날. 이곳 수요일에서 대추차 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위치 강동구 명일2동 47-18 2층
문의 02-3427-67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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