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학부모와 학생들은 ‘수학 경시 대회’를 영재학교나 과학고에 진학하기 위한 관문으로 생각한다. 내신과는 문제 유형도 다르고 준비하는 데 노력과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 그 결과 경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대부분은 과고나 영재학교 진학을 염두 해 두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 초등 경시의 트랜드가 바뀌고 있다. 초등학교 중간 기말고사가 학교장의 재량으로 바뀌면서 시험이 없는 학교가 늘었고 단원 평가 등의 수학시험은 변별력이 없어 아이의 실력을 점검하는 방법으로 초등 수학 경시대회에 응시하고 있다. 목동권 초등학생들의 또 다른 수학 공부 방법으로 선택받고 있는 초등 수학 경시의 트랜드를 알아본다.
목동 엄마들, 수학 경시를 논하다
“초등학교 엄마들이 가장 신경 쓰는 시험 중에 하나가 수학경시죠. 성적이 바로 점수화 되서 나오고 상이 학교로 오기 때문에 수상 소식도 소문이 납니다. 초등경시는 심화된 문제로 수학실력을 변별하기 위한 기준이 되기도 하지만 유형이 학교 시험과는 다르기 때문에 영재고 지원할 거 아니면 응시는 해 보되 적응하기 힘들어 하면 억지로 시키지는 않죠.”(이미정씨)
“주변에서 경시대회 나간다는 말은 많이 하지만 수상했다는 소식은 접하지 못했네요. 경시는 자기 실력을 점검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되지만 상위권이라 해서 도전해보라고 권하는 것은 신중해질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경시대회는 수학 분야에 심화된 공부를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이고 아이가 원했을 때 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상 한 두 번 받는 것이 초등학교 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김현정씨)
“초등학교 때 경시를 보는 이유는 학교 시험에 변별력이 없어 다 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전국 단위 경시대회로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면 도전 의식도 생기고 처음엔 30점 받다가 노력하면 70~80점까지 올라가니 잘 이용하면 순기능이 되지만 상에 연연하게 되거나 어린 나이에 경시대회 용 공부를 시키다보면 오히려 수학에 흥미를 잃게 될 수도 있어요.”(송미진씨)
“경시대회를 참가하는 목적은 다르겠지만 준비를 하면서 아이의 실력이 느는 것도 보이고 큰 대회에 나가서 문제를 푸는 것 자체가 경험이 돼요. 요즘은 선행 형 경시 말고 창의력 경시나 심화 위주의 경시도 있으니 아이의 성향에 맞게 대회를 선택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이미나씨)
목동권 경시현황, 가능성과 수준 파악
목동권에서 준비하는 초등 경시는 한국수학인증시험(Korea Mathematics Competition, 이하 KMC), 성균관대주최 전국수학학력경시대회(이하 성대경시), 수학올림피아드(Korean Mathematical Olympiad, 이하 KMO) 등이다.
성대 경시나 KMC는 학년별로 심화된 수준의 문제가 출제되기 때문에 실력 점검 차 응시하는 반면 KMO는 세계수학올림피아드에 나갈 한국 대표를 뽑는 것으로 다른 경시대회와 달리 학년 구분도 없다. 또한 대학별 경시보다 난이도가 높아 과고나 영재고에 목표를 두거나 자율형사립고 또는 일반 고교에 진학해 이과 상위권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수학에 대한 깊이와 폭을 넓히기 위해서 입문 과정을 일반 수업과 병행하기도 한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경시대회 입상은 입시로 직결됐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의 응시율이 높았다. 하지만 최근 입시에서 외부 스펙을 기재하면 0점 처리된다는 교육부의 발표로 인해 대회 성적이 입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 결과 경시에 응시하는 학생 수는 예전보다 줄었고 경시의 목적도 아이의 가능성과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목적으로 바뀌고 있다. 페르마 목동캠퍼스 김혜경 원장은 “전국 단위 경시대회는 현재 학생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기 때문에 아이이 가능성을 파악하면서 실력을 점검하고자 응시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예전처럼 과고나 영재고를 목표에 두고 점수를 높이기 위해 올인 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초등 경시대회에서 수상의 의미는 뭘까? 바로 ‘자신감’이다. 모의테스트에서 30~40점을 넘기기 어려웠던 아이들이 꾸준히 연습하면 수상권에도 진입하게 되고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또한 예전처럼 상장이 학교로 송부되었을 때 학교 방송실에서 상을 받는 경우는 없지만 교실에서 담임의 재량으로 친구들 앞에서 칭찬을 해 주는 경우도 있다. 무엇보다 초등경시에서 수상의 가장 큰 효과는 어려운 문제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도전 의식을 갖게 된다는 점이다.
경시의 또 다른 패턴, 통합논술형으로 고등 사고력을 키우다
경시를 준비하려면 ‘선행’으로 진도를 나가면서 끊임없는 패턴 연습의 반복이 필요하다. 하지만 스토리텔링 수학시대에 맞는 창의 사고력 경시대회도 있다.
서울교육대학교 초등수학 창의사고력대회는 초등 3학년부터 6학년까지를 대상으로 종합적 사고력과 문제해결력을 평가할 수 있는 문제와 교과서의 내용을 기초로 출제하되 전 영역에 걸쳐 종합적으로 출제된다.
고려대학교 전국 수학 인증시험(이하 고대경시)은 학교시험과 달리 기본적인 학과 지식을 바탕으로 얼마나 창의적인 답안을 작성하느냐에 따라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로드맵수학전문학원 이영택 원장은 “고대 경시의 출제경향은 수리력을 평가하는 것 보다 통합 논술형 문제로 고려대학교영재교육원 교수들이 출제하고 검토한다”며 “선행보다는 문제해결력을 비중있게 다룬다”고 설명한다.
초등 경시도 결국 대입이 목적일 터. 이 원장은 “초등 때부터 심화된 수학공부를 하면 결국 고등학교에서 논리력과 사고력으로 나타난다. 고등학교 내신에서 만나게 되는 어려운 문제나 교내 수학경시, 수리논술대회에서도 경시를 다뤄본 아이들이 수상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수리논술에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 될 수 있다”며 “고등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초등경시로 상위권 학생들은 수학 실력도 점검 해 보고 아이의 성향과 실력에 맞는 경시로 연결고리를 찾는 것도 수학공부의 좋은 방법”이라 덧붙인다.
도움말: 로드맵수학전문학원 이영택 원장
페르마 목동캠퍼스 김혜경 원장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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