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모임-대전 락클라이밍등산학교 동문회

암벽 오르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다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효과 커 … 동문회 주최로 매년 등산학교 운영

지역내일 2014-04-23

암벽등반은 비교적 거친 스포츠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암벽등반은 최근 몇 년 새 영화나 광고 소재로 자주 등장하면서 누구나 도전 가능한 새로운 레저 스포츠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곳곳에 실내 암벽장이 속속 문을 열었고 동호회도 활성화되는 추세다. 암벽의 매력에 푹 빠져 일반인들과 다른 방식으로 산에 오르며 희열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대전 락클라이밍등산학교 동문회’ 회원들을 만나봤다.


23기 등산학교 스포츠클라이밍 수업이 지난 13일 둔산클라이밍센터에서 진행됐다.

산행문화 개선위해 조직
“올바른 산행문화를 만들어보고자 산과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1992년도에 뜻을 모아 조직했어요. 산행지식과 전문 등반기술을 체계적으로 가르쳐보고자 매년 등산학교를 열게 됐고 지금까지 많은 산악인들을 배출했죠.” 대전 락클라이밍등산학교 구자완 고문이 밝히는 동호회 창단의 배경이다.
현재 회원은 400여명. 평일에는 모두들 생업에 열중하고 주말이면 산에서 의기투합한다. 보통 일요일마다 정기산행이 진행되는데, 바위 능선을 타며 산에 오르는 릿지등반, 암벽루트 등반, 스포츠클라이밍, 워킹산행 등 매주 다른 테마로 진행된다. 장소 선정이나 일정, 산행정보 등은 온라인 카페에서 활발히 이루어진다.
록클라이밍은 바위 절벽을 오르는 형태의 등반을 통칭하는데 회원들은 성향에 따라 암벽, 빙벽, 스포츠클라이밍(인공암벽) 등 좋아하는 분야가 각기 다르다. 암벽과 빙벽은 자연바위에서 길을 개척하며 오르는 등반이며 스포츠클라이밍은 실내 암장과 야외 암벽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2년차 회원 윤순희(50세)씨는 “하드프리 형태의 암벽등반을 좋아한다. 하드프리는 어려운 자유등반의 경향을 의미하는데, 집중하면서 오르다보면 100%이상의 효과가 나오고 성취감이 크다”고 전했다.

스릴과 성취감 크고 정신건강에도 도움
암벽타기의 가장 큰 매력은 정상에 오르는 쾌감. 로프에 의지해 바위에 매달리는 것 자체가 엄청난 근력과 정신력을 요구한다. 때문에 누구나 갈수 없는 길을 이용해 목표지점에 도달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짜릿하다. “암벽을 오르는 중에는 잡념이 사라져 정신건강에도 무척 좋다”고 회원들은 입을 모았다.
“한 주 동안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확 트인 자연에서 풀 수 있다는 점이 아주 좋죠. 정상 정복할 때 느끼는 성취감은 끝내줘요. 원래 등산을 좋아했었는데 요즘은 암벽에 빠져서 체력훈련도 열심입니다.”
50대 회원 박인승씨가 밝히는 암벽등반의 묘미다. 그는 2년차 회원이지만 거의 암벽마니아 수준으로 생활한다. 출근 전에는 가벼운 등산, 점심시간에는 근력을 키우기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 저녁에는 실내 암벽장에서 체력훈련을 하고 있기 때문.
암벽등반은 보통 3~4명이 팀을 이뤄 오르게 된다. 가장 먼저 오르는 선등자는 자일을 안전벨트에 묶고 올라가면서 바위에 박혀 있는 볼트나 바위 틈새에 본인이 설치하는 확보장비를 건 후 그곳에 자일을 통과시킨다. 이때 ‘세컨드’인 후등자는 선등자가 올라가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일을 조금씩 풀어주고 선등자가 추락하면 제동을 걸어 바닥까지 추락하지 않도록 돕는다. 서로의 안전을 지켜주는 시스템으로 등반이 진행되는 것이다. 


교육생들이 암벽등반 실습을 하고 있다.

안전수칙 지키고 교육 잘 받으면 위험하지 않아
익스트림 스포츠로 분류되는 암벽등반은 사실 안전수칙과 장비교육만 잘 받는다면 결코 위험한 운동이 아니다. 둔산클라이밍센터를 운영하며 대표강사로 활약 중인 강영현 회원은 “등산학교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도전, 그리고 안전한 등반, 암벽기술을 전수하고 싶다”고 밝혔다. 10년째 암벽등반을 즐기다 등산학교 강사로 나선 이진빈(48세)씨는 “암벽은 함께하는 파트너십 운동이고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움직인다. 안전수칙을 잘 지키면 그 어떤 운동보다 안전하다”면서 “우리 등산학교에서는 이론교육과 실기를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매년 동문회 주최로 등산학교를 열어 졸업생들이 후배들을 가르치는 시스템으로 운영돼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대전 락클라이밍등산학교’는 매년 4월, 5주간의 일정으로 진행된다. 주말마다 1박 2일로 교육이 진행되는데, 첫째 주는 등산기술, 둘째 주는 암벽기술 및 스포츠클라이밍 이론, 셋째 주는 각종 응급구조 및 등산예절, 넷째 주는 스포츠클라이밍 실기 및 야간 산행교육을 실시한다. 교육 일정이 마무리되는 다섯째 주에는 동문회 전체 산행을 진행해 친목도모의 시간을 갖고 있다.
현재 2014년도 23기 등산학교가 진행 중인데 교육생들의 연령대는 20~50대까지로 다양하며 여성 입교자들도 8명이나 된다. 이진빈 강사는 “매년 부부나 여성 참여자가 늘고 있다. 부부가 자연에서 험난한 길을 정복하며 함께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의미 있다”고 전했다.

김소정 리포터 bee4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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