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입에 먹을 것이 들어갈 땐,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
‘내 논에 물 댈 때와 자식 입에 먹을 것이 들어갈 땐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옛 말이 있다. 예나 지금이나 ‘내리사랑’은 어쩔 수 없지만 자식 입에 먹을 것 들어갈 때보다 더 흡족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부모님일 것이다. 자식이 먹는 것만 보아도 행복한 우리 부모님들, 더구나 나이 들고 힘없는 부모님께 좋은 음식을 대접하여 기력을 회복하신다면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감사의 달 5월이 돌아오면 서로에게 마음을 전하기 바쁘다. 제자는 스승에게 또 경영주는 열심히 일한 직원에게 이곳저곳에서 감사가 넘친다. 이런 마음을 전하는 자리에 올리기 좋은 음식. 그저 내 놓는 음식이 아니라, 감사하며 대접하고 귀한 보약처럼 대접받기 딱 좋은 음식이 있다. ‘동의보감’에서도 ‘오장육부를 아주 편안하게 해주는 작용이 있다’고 기록하며 허약한 몸을 회복시키고 해독 작용이 뛰어나다고 소개한 음식이다, 정성이 듬뿍 담긴 오리진흙구이가 바로 그 주인공, 나를 위해 애쓴 분에게 기쁜 마음으로 오리고기를 올려보자.
야구장농원에서 ‘작은 꿈 홈런 치길’
안산역에서 한 정거장 지나 ‘뱅골’이라는 버스정류장에 내리면 길 건너편에 오리진흙구이 전문식당 ‘야구장농원’이 봉긋한 야산을 뒤로 하여 자리 잡고 있다. 야구장농원 뒤에는 유독 키 큰 벚꽃나무가 있는데, 한가한 오전에 야구장농원을 방문한 우리는 바람에 흩날리는 꽃잎을 맞으며 넓은 주차장을 지나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햇빛이 잘 드는 실내는 깔끔하고 온화했다. 김종명 대표가 예약을 받는 전화내용이 먼저 귀에 들어왔는데, 아주 오랜 이웃과 통화하는 듯하다. 이른 시간 점심을 먹으러 온 손님들과 나누는 짧은 대화내용도 예사롭지 않다. 함께 온 지인을 서로 소개하는데 그 느낌이 종갓집 큰 오라버니에게 대하듯 친근하면서도 격식이 있다. 야구장농원에 단골고객이 많기로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김종명 대표가 갖고 있는 심성 때문이 아닐까? 김 대표는 인근 동사무소를 통해 어려운 이웃을 꾸준히 돕고 있다. 식당 이름이 왜 야구장인지 묻는 리포터에게 “많은 사람들 모여 작은 꿈 홈런 치길 응원하는 마음”이란다.
맛과 향이 도닥거리며 ‘애 썼어요. 기운내요’
오리진흙구이는 450도 가마에서 3시간이상 도자기처럼 구어진다. 진흙으로 빚은 토기 안에 15가지 견과류와 보약 재료가 들어가 오리와 함께 구어 재료마다 그 맛이 특별하다. 무화과, 대추, 노란 고구마가 이런 맛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 한입 먹을 때마다 신기하고 놀라웠다. 연하고 부드러운 오리고기 맛을 위해 조금 작은 생 오리를 쓰는데, 용인에 있는 농장에서 기른다고 한다. 장독대에서 금방 꺼내온 듯 시원한 동치미로 먼저 입맛을 깨우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끈한 찰밥에 오리고기를 한입 먹으면 ‘음식을 넘어 보약을 먹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전해 온다. 맛도 좋지만 눈까지 너무 호사스럽기 때문일 것이다. 곁들여 먹는 깻잎과 양파는 향이 좋고 상큼한데 짜지 않아서 좋다. 고추절임도 적당히 칼칼해서 때마침 입안을 개운하게 해 준다. 노르스름하고 바삭한 껍질부분은 피부에 좋다고 해서 사이좋게 양보하며 나누어 먹었다. 그동안 바쁜 생활에 지쳐 있었는데 정성 가득한 보양식은 우리에게 맛과 향으로 도닥거린다. “기운 내요. 그동안 수고하고 애 썼어요”라고.
“음식을 정성껏 대접하고, 드시고 가는 손님마다 흡족해 하는 경우가 많아 행복하다. 오시는 손님들도 하는 일이 잘 되길 바란다”는 김종명대표. 그의 간절한 뜻이 음식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다.
필수지방산, 단백질, 무기질 풍부한 오리고기 해독력이 있어 담배독,술독을 씻어준다
대부분의 육류가 산성이지만 오리고기는 알칼리성 식품이다. 특히 필수지방산 함량이 높은 오리고기는 다른 고기에 비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를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 오히려 필수지방산이 성인병을 예방하고 해독력이 있어 담배독,술독을 씻어준다.
현대의학에서 연구된 아미노산의 종류는 다양하고 효능도 각각 탁월하다. 오리고기는 8종의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해 자라는 아이들 성장발달과 노인들의 기력회복에 도움이 되는 영양식이다. 전통적인 한방과 현대의학에서 최고를 인정하는 오리고기, 오리진흙구이를 먹고 나오면서 한꺼번에 여러 사람 생각이 밀려왔다. 자꾸만 허약해지는 시부모님,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아이들과 가족을 위해 일하는 우리 집 가장…. 따끈한 채로 안산은 물론 서울과 고속버스를 이용해 지방에도 배달이 된다 하니, 감사한 스승과 고마운 친구 그리고 친정 부모님께도 보낼 수 있겠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