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아동 전문교육기관 ‘시립 서호어린이집’
장애아들에게 사랑과 희망의 날개를 달아주는 곳!
비장애아들도 함께 보육,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자연스러운 학습의 장을 만들어
4월은 장애인의 달이다. 하지만 해마다 장애인에 대한 반짝 관심이 아쉬움을 더 해주기도 한다. 더욱이 언제나 더불어 살아가야할 이들은 영유아 교육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통합 어린이집이 있긴 해도 장애 정도에 따라 문턱을 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수원시 최초로 장애아동의 조기 특수 교육을 위해 서호 꽃뫼공원 안에 ‘시립 서호어린이집’이 문을 열었다. 장애아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보육 받을 수 있어 더없이 반가운 곳이다.
■개별화 교육이 이뤄지는 장애전문 어린이집
시립 서호어린이집을 들어서자, 한 교실에서 만1~2세 비장애아동들의 재잘거림이 있는 수업소리가 흘러나온다. 여기까지는 여느 어린이집과 비슷한 모습. 그러나 다른 교실을 보니 장애아들의 수업이 한창이다. 각기 다른 장애를 가진 아이들의 수업은 장애유형과 개별 발달수준에 따라 적합한 학습이 이뤄지도록 다양한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다. 가위를 사용해 오려서 붙여보는 미술수업. 가위의 사용이 힘든 아이들은 선생님의 도움을 받기도 하고, 오리기 대신 색종이를 찢어보며 즐겁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구미아 원장의 설명이다. “만2세까지는 표준보육과정, 만3세 이상은 누리교육과정을 통해 일반보육 프로그램을 기본으로 한다. 장애아는 장애의 유형에 따른 ‘개별화 교육 계획안’으로 아이의 수준에 따라 계획안을 짜고 교육을 실행해 간다.” 사실 장애 정도에 따라 수업 참여가 불가능할 수도 있지만 구 원장은 모든 수업을 접하도록 하고 있다. 수준을 낮추거나, 교사의 도움을 통해 자기방식대로 장애아들이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특별프로그램으로 아이들의 오감발달을 돕고 있다. 요리프로젝트는 유아가 요리에 직접 참여해 만져보고, 요리하고, 맛보는 체험이 기다린다. 간단한 신체활동이 더해지는 음악수업도 신체활동이 원활하지 못한 장애아들을 고려한 맞춤 수업. 서호주변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이용한 생태프로그램인 ‘숲체험’도 진행되고 있다. 전문강사와 함께 숲에서 자연을 탐색하고 어우러져 놀며, 정서 안정을 찾고 풍부한 경험을 쌓게 된다.
■편견이라는 마음의 장벽을 깨뜨리는 일, 어려서부터 배워
시립 서호어린이집은 장애·비장애 아동이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보육실에서 수업 받는 부분 통합의 형태로 운영된다. 장애아들은 필요한 특수 서비스를 받고, 놀이 등은 비장애 아동과 같이함으로써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받는다. 비장애아들도 비록 어리지만 장애아들을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을 겪으면서 인성발달을 가져온다. 구 원장은 장애·비장애 아동간의 상호작용을 통한 긍정적 교육효과를 확신하기에 시립 서호어린이집 내에서 뿐만 아니라 일반 어린이집 비장애 아동들과 역통합도 계획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시작되는 장애와 비장애의 장벽을 깨뜨리는 교육은 시립 서호어린이집을 특별하게 만들고 있었다.
이러한 어린이집에 대한 장애·비장애 아동 엄마들의 만족감은 높았다. 유승현(3) 군의 엄마는 시립 서호어린이집을 선택했을 때, 주위로부터 말과 행동을 배우기 시작하는 중요한 시기에 장애아들의 불편한 행동을 따라하면 어쩌나 하는 우려를 듣기도 했단다. “승현이가 자기와 다른 면을 가진 아이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다름’을 받아들이고 있다. 장애아들을 몸이 조금 불편한 형과 누나로 인식하면서 도우며 살아야 한다는 것을 실생활에서 배울 수 있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장애아인 전혜담(6) 양의 엄마는 요즘 직장에 나간다. 혜담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시립 서호어린이집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엄마와 집에만 있다 보면 경험이 한정적인데, 어린이집에서 또래와 어울리면서 다양한 프로그램과 즐거운 놀이에 참여할 수 있어 흡족해 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시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장애아동을 위한 어린이집을 건립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과를 지켜본 뒤에 필요하다면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위치 수원시 팔달구 수성로 120 (화서동 서호꽃뫼공원 내)
문의 031-291-8428
권성미 리포터 kwons0212@naver.com
■미니 인터뷰-서호시립어린이집 구미아 원장
“장애아동들도 다양한 경험의 교육이 중요합니다.”
Q시립 서호어린이집을 소개하자면?
시에서 시립 서호어린이집을 위탁받은 후 3월에 개원했다. 지상 2층 규모로 보육실, 유희실, 치료실, 강당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현재 만3세 이상의 뇌병변, 발달장애, 시각장애 등 다양한 장애를 가진 장애아동 18명을 보육하고 있다. 앞으로 장애아 보육을 더 늘려갈 예정이다. 또한 만1세~2세의 비장애아동 22명도 함께 있다. 장애아동들은 6반으로 나눠 교사 1명당 3명의 원아를 돌보고 있다. 교직원 중에는 특수교사 4명이 포함돼 있으며, 6월 평가인증 후 지원을 받으면 2학기에는 치료사도 상주할 계획이다.
Q장애전담 시립 서호어린이집에 보내려면 추가 비용이 발생하나?
현재 장애·비장애 아동 모두 전면 무상보육을 시행중이다. 2학기에 장애아를 위한 재활치료 프로그램이 진행될 경우에도 치료비 부담은 없다. 다만 특별활동, 현장체험, 교재비 등의 필요경비는 부담해야 한다. 상주 치료사 외에 특수치료사의 치료가 진행되면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Q시립 서호어린이집에 보내려는 학부모님께 조언을 하자면?
비장애아 부모면 장애아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을 한 번쯤 헤아려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간혹 장애아동 때문에 망설이는데 장애아동들은 단지 몸이 불편할 뿐이다. 장애아동은 치료를 우선시해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다. 좋은 시설이 있다는 소식에 많이 방문했지만 치료에 대한 걱정으로 등원을 미루는 경우가 있었다. 치료도 하면서,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내딛는 어린이집에서 병원에서는 배울 수 없는 다양한 경험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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