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5월 황금연휴, 계획 짜셨나요?

5월 황금연휴, 우리 집만의 여행 플랜

지역내일 2014-04-16

달력을 펼쳐보니 5월 초, 황금연휴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다. 3일 토요일부터 시작되어 4일 일요일과 5일 어린이날(월)을 지나 6일 석가탄신일(화)까지 이어지는 4일 동안의 연휴다. 학교에 따라 2일 혹은 7일을 재량휴업일로 정해 연휴가 더 길어지는 경우도 있다.
4월말에 아이들의 중간고사도 끝나 마음의 여유까지 가득한 연휴. 어떻게 보내야 할지 주부들의 고민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송파강동광진 내일신문 리포터 5인이 ‘우리 집만의 여행 플랜’을 풀어놓았다. 아직 연휴 계획을 짜지 못한 가정이라면 참고하시길.
송파강동광진 내일신문 편집팀

친정엄마 & 시어머니의 용감한 가족여행
올 들어 처음 있는 장장 6일의 긴 연휴. 집에서만 보내기에는 뭔가 억울할 것 같은 생각에 서둘러 숙소부터 잡았다. 바다보다는 산을 좋아해서 여름에도 계곡만 찾아다니다보니 여름철 최고 여행지라는 경포대가 우리에겐 오히려 낯설다. 사람들로 붐비기 전에 한번 다녀오리라 결심하고 선 듯 예약은 했지만 친정엄마와 가자니 혼자계신 시어머니가 맘에 걸리고, 그렇다고 시어머니와 가자니 엄마라는 이유로 늘 두 번째였던 친정엄마께 죄송한 맘이 들고.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은 두 분을 동시에 모시고 가는 것.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마음을 정하고 나니 오히려 뿌듯한 느낌이다. 자식을 나누어 가진 관계로 보면 누구보다 가까워야할 사이지만 여러 가지 문화적인 정서상 서로 어려운상대임은 분명하다. 무엇보다 며느리인 동시에 딸인 리포터의 입장에서는 많은 용기가 필요한 선택이었다. 겁 없는 리포터의 제안에 남편도 처음에는 의아한 표정이었지만 안사돈끼리 함께하는 여행이 서로 말 친구도 되어주고 나름 의미 있을 것 같다며 오히려 기대하는 눈치다. 늘 시어머니와 함께 여행을 하는 것을 기특해 하면서도 한편 부러워했을 친정엄마. 딸이면서 며느리고 사위면서 아들과 함께하는 이번 여행을 통해 두 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해보고자 한다. 결혼식 이후 특별한 날이 아니고서는 서로 대면하기 어려운 사이의 두 분이 서로의 공감대를 엮어갈 시간은 과연 어떤 모습일지 기대된다.


둘째와 오붓하게 여행 떠나기
나에게 ‘둘째’는 언제나 어린 아이다. ‘둘째’라는 말에는 뭔가 애잔함이 깔려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에게 둘째는 그렇다. 아마 함께 한 시간이 첫째에 비해 많이 부족한 이유도 한 몫을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복덩이처럼 태어나 엄마인 나에게 많은 도전과 기회를 안겨준 둘째. 태어나면서 바쁜 엄마를 만난 탓에 혼자서 가족과 떨어져 시댁과 친정에서 영·유아기의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기억의 단편이 있다. 둘째만 남겨놓고 집으로 돌아올 때 ‘왜 나만 여기에 내려놓지’라고 말하는 듯 자지러지게 우는 둘째아이의 모습이다. 16살, 훌쩍 커버린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도 엄마는 그때를 미안해한다.
생각해보면 둘째는 가족 여행에서도 많이 소외됐다. 단지 ‘어리다’는 게 여행에서 빠지게 된 이유였다. 미국 동생네를 방문했을 때에도, 제주도 가족여행을 갔을 때에도 둘째는 사진 속에 존재하지 않는다. “엄마, 나는 그때 어디 있었어?”라고 묻는 둘째의 질문은 늘 엄마를 죄책감 속에 빠뜨리곤 한다.
다가오는 5월 황금연휴, 둘째 아들과 단둘이 떠나는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첫째와는 단 둘이 여행을 떠날 기회가 많았다. 하지만 둘째와는 처음 갖는 시간. 흔쾌히 ‘오케이’해준 사춘기 아들에게 마음속으로 몇 번이나 ‘탱큐’를 외쳤다.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내 TV에 출연했던 누군가의 말이 기억난다.
“가족 모두와 함께 하는 여행이 아니라 아이들 한명 한명씩과 꼭 여행을 떠나 보세요. 생활 속에서 또 가족 전체 여행에서는 알지 못했던 아이의 새로운 모습과 진중한 면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어느덧 훌쩍 커버린 ‘중딩’ 아들이 보여줄 새로운 모습은 어떤 것일까? 16살이 될 때까지 단 한 번도 둘이서만 여행길을 나선 적 없는 둘째 아들과의 여행에 ‘40대 중반’ 엄마는 사춘기 소녀처럼 가슴이 설렌다.


문화
딸과 단 둘이 떠나는 문화여행
학창시절, 미술교과서 속 고흐 작품들은 당최 이해가 안됐다. 내 머릿속에서는 ‘자해하며 소멸해간 정신 분열 화가’ 정도로 고흐를 정의 내렸다. 그러다 십 년 전 예술의전당 전시회에서 그의 대표작 해바라기 그림을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후 고정관념은 확 바뀌었다. 원본 작품에서는 미술책에서 느끼지 못했던 이글이글 타오르는 화려한 색감과 생명력이 고스란히 전해졌기 때문이다.
그걸 계기로 미술전시회를 꽤 챙겨서 다니는 중이다. 손재주 없는 나와 달리 ‘아트DNA’를 간간히 내비치는 딸 때문에 미술관행이 더욱 탄력을 받기도 했지만.
이 가운데서도 예술의전당은 특히 애착이 가는 공간이다. 전시와 공연이 연중 펼쳐지는데다 공간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리다 보면 나름 볼거리가 쏠쏠하다. 개성 있게 차려입은 사람들의 면면을 살피거나 문화의 향기 덕에 점점 업그레이드돼 가는 예술의전당 공간 구경도 재미나다.
예술의전당을 감싸고 있는 우면산의 푸르름도 눈을 시원하게 해주며 대형 아트숍에는 아기자기한 아트상품들이 넘쳐나 눈요깃감이 많고 베이커리카페의 빵맛과 차 맛 또한 좋아 딸과 나는 흐뭇해하며 이것저것 군것질을 한다. 게다가 근처에는 괜찮은 맛집들이 여러 곳 있어 원스톱으로 즐길 거리가 많다.
5월의 황금연휴, 전국의 고속도로가 몸살을 앓을 때 딸과 나는 단 둘 (남편은 이쪽 분야로는 젬병이라 함께 가자면 성을 내기 때문)이서 집 가까운 곳으로 문화여행에 나설 생각이다. 물방울무늬 화가로 유명한 세계적인 전위미술계의 살아있는 전설 ‘쿠사마 야요미 전시’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중이다.
어찌 보면 나는 미술 작품 그 자체보다도 문화공간이 주는 오라와 특유의 예술적 감성을 우리 딸에게 차곡차곡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는 욕심이 내 발길을 재촉하는지 모르지만. 계절의 여왕 5월에 우리는 저렴하면서 값진 문화여행을 떠나련다.


곤지암
해마다 점점 소중한 여행, 곤지암 리조트

우리가족은 매년 이맘때가 되면 가슴 조마조마하게 기다리는 결과가 있다.
바로 5월 연휴에 맞춰 회사 콘도를 신청해 놓고 추첨이 될까 안 될까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동안 다행스럽게도 비수기라 안 된 적은 없었지만 혹시라도 이번 연휴처럼 사람이 많이 몰릴 때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더욱 긴장이 된다.
그래도 해마다 그곳에 가면 깨끗한 콘도에 작지만 알찬 실내수영장 겸 스파에 온갖 나무와 꽃들이 가득 찬 수목원이 있어 우리가족 놀이터로 안성맞춤이다. 거리도 가까워 갈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다. 게다가 큰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는 언제 여행에 안 따라나서겠다고 선언할지 몰라 갈 때마다 아직 이렇게 잘 따라와 주는 구나 감사한 마음이 배가 된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언제 따라나서지 않겠다고 할지 몰라 걱정되기도 하고 만일 진짜 그렇다면 얼마나 섭섭한 마음이 들까 미리 생각해 보아서 그런지 점점 더 이런 시간들이 소중해진다.
선배 맘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어릴 때는 어디든 따라나서겠다던 아이들이 점점 친구만 찾고 가족들을 등한시 할 때가 온다던데 커가는 자연스런 과정이겠지만 그래도 이런 가족여행 만큼은 양보 없이 함께 하고 싶은 것이 엄마 마음이다.   
첫째야, 둘째야 친구들과 함께 가는 수련회도 좋지만 엄마, 아빠와 가족들과 가는 여행도 빠지지 말자, 앞으로도 부탁 한다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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