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의 단원에서 시작, 파주의 대표적인 소년소녀합창단으로 자리매김
오스트레일리아의 ''빈소년합창단'', 프랑스의 ''나무십자가소년합창단''을 기억하시나요? 천사와도 같이 청아한 목소리로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던 해외 소년합창단. 파주YMCA소년소녀합창단은 김도형 지휘자가 한국에도 이들 해외 유수의 합창단들과 같이 세계 속에 한국적인 음악을 알릴 소년소녀합창단을 만들고 싶다는 비전을 품고 2007년 창단한 합창단입니다. 어느덧 7년째를 맞이하고 있는 이 합창단은 지역 내 각종 무대에 오르며 문화사절단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무대에 올릴 공연준비에 한창인 파주YMCA소년소녀합창단을 찾아 주말 오전, 파주시 교하청소년문화의 집으로 찾아가 보았습니다.| 김수정 리포터 whonice@naver.com
“오즈의 나라로.......”
아이들의 합창소리로 연습실 전체가 쩌렁쩌렁 울려 퍼지는 이곳, 파주YMCA소년소녀합창단 연습 현장이다. 초등 저학년부터 중학생의 단원들이 저마다 악보를 펼쳐들고 노래연습에 한창이다.
“호빵의 호오오.....하듯이 소리를 내야해요. 머리 뚜껑이 안 열렸어요.”
평소 아이들을 많이 좋아한다는 김도형 지휘자는 동심의 세계에 동승한 듯, 매순간 재치 있는 입담과 몸짓으로 어린 단원들을 분위기 좋게 이끌고 있었다.
“가만있자,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는 누가 해야 하나?”
단원들을 한명, 한명 둘러보는 김 지휘자, 그는 요새 무대에 올릴 공연 준비에 골몰해 있다. 합창연습에 안무준비에, 갈 길이 바쁘기 때문이다.
‘파주YMCA소년소녀합창단’은 매주 토요일 오전, 합창연습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현재 교하반과 운정반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으며 교하청소년문화의 집과 운정청소년문화의 집에서 각기 시간차를 두고 연습을 진행 중이다. 단원은 파주 관내 초등1학년부터 중등3학년까지 100여 명이며, 지휘와 지도는 2007년 창단 이래 지금까지 보령시립성인합창단(전문합창단)의 전임지휘자인 김도형 지휘자가 맡고 있다. 이 합창단은 매해 10여 차례 안팎의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르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초등학교 직접 찾아다니며 모집한 7명의 단원으로 시작
김도형 지휘자(39)가 파주YMCA소년소녀합창단을 창단한 것은 7년 전. 그가 서울에서 파주시로 이사를 오고 나서 실행한 일이다. 평소 그는 소년소녀합창단의 노래가 세계시장에서 우리의 음악을 표현하고 알릴 수 있는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러한 합창단을 만들고 싶다는 소망을 갖고 있었다.
그러한 동기에서 시작한 합창단. 그는 우선 파주 관내의 어린 학생들을 단원으로 모집하기 시작했다. 파주시 관내 초등학교를 직접 발로 뛰며 초등학교 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아이들을 모집했다. 오디션이랄 것도 없이 그렇게 모집한 단원은 7명. 이들과 함께 조촐하게 시작한 이 합창단은 2014년 현재 100명의 단원 모집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규모만을 두고 봤을 때 공공, 또는 민간 소년소녀합창단을 통틀어 전국적인 규모이다.
초창기에는 외부 지원이 없고 제반 상황이 열악해 운영에 어려운 면이 많았다. 특히 연습공간이 변변히 없어 연습실을 찾아 이곳, 저곳을 전전해야만 했다. 파주문화원 소강당, 파주시여성회관, 교회 등 연습할만한 공간이만 있으면 마다하지 않고 찾아다니며 합창연습에 매진했다.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렇게 열심히 하다 보니 지역 내에 입소문이 금세 퍼졌고 단원은 점점 늘어났다. 그 뒤 다행스럽게 교하청소년문화의 집과 인연이 닿아 문화 활동을 함께 하자는 데에 뜻을 같이 했고 연습공간도 지원받게 되었다. 또한 파주YMCA소속의 합창단으로 활동하게 되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금은 이전보다 주변의 관심이 높아졌고 이들의 노래를 찾는 이들이 많아져 1년에 10여 차례 안팎의 크고 작은 무대에 오르며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남과 융화되는 값진 경험, 합창단에서 작은 사회를 배운다
성장기, 합창단 경험은 아이들에게 어떠한 의미와 자양분으로 다가갈까? 해외의 흥미로운 연구결과 중 하나로 독일의 성토마스교회합창단 출신의 단원들을 추적 조사했더니 대부분 훌륭한 사회지도층으로 성장해 있더라는 결과가 있다.
김도형 지휘자는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가 바로 훌륭한 인간관계”라고 전하며 “합창단은 내 소리를 줄여가며 남과 융화되는 과정을 통해 겸손과 배려를 배울 수 있어 성공적인 사회생활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좋은 단체”라고 말했다. 임진실 단무장도 “아이들이 같은 파트에서, 혹은 같은 무대에서 함께 하며 합창이란 연결고리를 통해 진한 유대감과 단체생활을 경험한다”며 “여름과 겨울, 캠프를 통해 더 많은 유대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대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고 성취하는 과정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경험이다. 연습과 리허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힘들게 노력한 결과로 좋은 무대를 선 보였을 때의 그 성취감과 희열은 그 어디서도 얻을 수 없는 값진 경험이다. 김도형 지휘자는 이를 두고 ‘정서적 충격’으로 표현하며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아이들이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커다란 정신적 자양분이 돼 줄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지금은 대학생이 된 초창기 단원들 중에는 스승의 날, 합창단을 다시 찾으며 “초, 중고등학생 때 인상적인 기억을 되짚어보면 합창밖에 기억나지 않는다”고 고백하는 이들도 있다.
분단과 평화의 상징, 파주에서 문화와 평화의 사절단 되길
김도형 지휘자는 파주의 지역적 특성을 들며 파주YMCA소년소녀합창단으로서의 책임감을 전했다. 그는 “휴전선 인근에 있는 파주는 민족분단의 아픔을 떠올리게 하는 지역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평화를 지향하고 상징하는 지역이기도 하다”고 설명하며 “그러한 면에서 우리 합창단은 다른 지역 합창단보다 더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파주YMCA소년소녀합창단이 우리나라 평화를 상징하는 소년소녀합창단으로 문화사절 뿐 아니라 평화사절단으로서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무대를 선사하길 소망하고 있다.
“임진각에서 우리 단원들이 합창을 했을 때, 그 가슴 뭉클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들의 목소리는 어른들의 목소리나 악기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감동이 있거든요. 아이들의 목소리가 민족의 평화, 세계의 평화를 노래하는 상징이 되길 소망합니다.”
그는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첫째도 실력, 둘째도 실력, 셋째도 실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합창단은 무엇보다 노래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합창단의 내실을 기하는 데에 온 힘을 기울이고 매진할 생각이다.
맑은 목소리로 입을 모아 노래하는 파주의 어린 단원들. 이들의 노래가 개인에게는 값진 경험과 삶의 자양분으로 축적이 되길 기대하고, 또 많은 이들에게는 감동과 노래, 그 이상의 의미로 다가가길 기대한다.
문의: 교하청소년문화의 집 031-957-1115 운정청소년문화의 집 031-949-9995
미니인터뷰
자모회장, 장은숙씨
이전보다는 여러 지원의 손길로 형편이 나아졌지만 민간합창단이기에 아직은 아쉬움이 많습니다. 저희 아이들이 파주시를 알리고 신바람 나게 문화사절단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주변에서 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태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박주은(15)양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생이 된 지금까지 합창단에 몸담고 있어요. 연습하는 과정이 힘들 때도 있지만 준비한 무대가 잘 되었을 때 가장 재미있고 보람이 느껴져요. 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하고 싶어요.
안지은(13)양
처음에는 무대에 서는 것이 많이 떨렸어요. 하지만 작은 무대나 큰 무대에 많이 서면서 긴장감이 많이 사라졌고 자신감이 붙었어요. 이곳에서는 동요를 많이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특히 저는 국악동요를 좋아한답니다.
한성민(11)양
합창단 생활을 하며 작곡가의 꿈이 새로 생겼어요. 집에서 언니랑 작곡을 해보며 꿈을 키워가고 있어요. 이곳에서 몰랐던 친구를 새로 사귀고 친하게 지낼 수 있는 점도 참 좋아요.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