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포터가 간다│ 안산 YMCA 아동·청소년상담실 ‘마음길’

“마음이 아픈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세요”

정서적 어려움 겪는 아동·청소년 전문 상담센터

지역내일 2013-12-26

안산시 고잔동 법원 앞에 위치한 안산 YMCA에는 편안한 공간이 있다. 바로 아동·청소년상담실 ‘마음길’이다.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상담실 입구는 초록빛 화분과 작은 소품들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과 놀이치료를 위한 교실, 개별 상담을 위한 교실…. 상담 주제에 맞게 개별 상담교실은 아늑하고, 놀이교실은 밝다. 깊이 있고 진실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은 방이나 놀이치료실을 보니 포근함에 마음이 편안해진다.

마음


누가 이 공간 이용할까?
마음길 박의경 실장은 “처음엔 좀 사무적인 공간이었는데, 하나씩 소품을 준비하고 초록 식물로 채우다보니 지금의 공간이 되었다”며 “아이들은 놀이를 통해 새로운 탄생과 성장을 하면서 건강한 자아를 찾고 문제해결을 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된다. 마음을 열고 놀이로 의사소통을 하려면 포근한 공간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마음길의 상담대상은 정서적인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로, 학습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또래관계 및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는 아동과 청소년이다. 또 과잉행동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상담 대상이다.
인터뷰를 하던 중 한 어머니를 만났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이 어머니는 채팅 문제로 딸과 심한 갈등을 겪다가 마음길을 찾은 경우였다.
어머니는 “마음을 치유하는 병원에 온 기분”이라며 “아이의 문제가 시작된 원인을 찾고, 온 가족이 함께 해결방법을 찾으려 노력하다보니 아이도 갈등에서 빨리 벗어나려고 스스로 애쓰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만약 이 곳에 오지 않고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면, 딸과 가족이 마음을 닫은 채 서로 힘들어 했을 것”이라고 했다.


상담, 어떻게 받을 수 있나?
마음길을 이용하려면 우선 예약과 심리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아기나 가족 관계 등과 관련된 심리검사를 받게 되면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이 모여 검사해석을 하고 치료방법과 상담의 방향이 결정된다.
이후 사례에 따른 전문가 상담 주 1회 50분을 기본으로, 정도에 따라 주 2회 상담을 하기 도 있다.
마음길에서 상담을 하고 있는 한 상담사는 “상담을 하다보면 대부분 정해진 시간을 넘겨 길어지게 되고, 체력도 많이 소모하게 된다. 서로 몰입을 해서 말하고 들어서”라면서 “아이들은 자신의 문제를 말하고 있지만 그 순간 답을 함께 찾기도 한다. 아이들이 과거를 말하면서 새로운 시각으로 자신을 돌아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게만 도와줘도 스스로 가장 옳은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장 두려운 것은 갈등을 방치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음의 병 치유, 조급한 마음 버려야 가능
마음길은 2003년부터 안산 YMCA에서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평균 30명이 넘는 아동·청소년이 이용하고 있다.
청소년 전문상담사인 한미선 상담사는 “마음의 병이 심해져 문제가 겉으로 드러났을 때야 상담실을 찾는 경우가 많다. 문제가 오래된 것일수록 시간이 많이 필요한데, 조급한 마음에 중간에 그만 두는 경우를 보면 너무 안타깝다. 이런 경우 상담사도 마무리를 못한 아쉬움과 좌절감이 크다”고 했다. 아이의 마음에 엉켜있는 문제를 풀어내기 위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는 정할 수 없는데, 부모들이 조급한 마음에 서두르다가 실마리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마음길에서 대화를 하다 보니, 리포터의 고민을 말하고 싶다는 충동이 갑자기 생겼다. 마음에 시원한 길이 뚫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도 함께 밀려왔다.


박향신 리포터 hyang308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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