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논술 기고

내년 대입제도 얼마나 정확하게 알고 계십니까?

논술 전형 모집 인원 역대 최대 규모인 올해와 동일 우선선발 폐지, 최저등급 폐지 또는 완화

지역내일 2013-12-24

대입 전형은 정말 간소해졌을까?


교육부의 대입 전형 간소화 방침에 따라 복잡했던 대입전형이 다소 간결해 졌다. 정부의 방침대로 최근 발표한 대학들의 내년 입시 계획은 정시는 수능 중심, 수시는 내신 중심으로 정리됐다. 하지만 이는 외견상 그러할 뿐 그 내용을 찬찬히 뜯어보면 그 의미는 판이하게 다르다.


일단 정시에서 수능의 중요성이 강화된 것은 정부의 방침과 대학들의 발표가 일치한다. 수능 하나만으로 대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단순화했다. 하지만 내년도 전체 입학 정원 중 66.2%(22만3333명)를 차지하는 수시 전형은 대학들의 발표를 유심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이름만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바뀌었을 뿐 폐지대상으로 거론되던 입학사정관제와 유사한 전형이 전체 모집 인원의 15.6%(5만9284명)을 차지한다. 지금까지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해 왔던 수험생과 학부모에게는 올해도 마찬가지로 지금까지의 대비가 유효한 셈이다.


사상 최대 논술 모집 인원 내년에도 유지, 논술 전형 시행 대학 오히려 더 늘어


논술은 더 강화됐다. 서울대가 정시에서 논술을 폐지했지만 이는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했다. 2015년도 입시에서 전체 대학들이 선발하는 논술인원은 2014년도에 비해 고작 248명이 줄어드는데 그쳤다. 역대 입시에서 올해 수시 논술 전형의 모집인원이 사상 최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입시에서도 논술 전형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고 할 수 있다. 대학별로 보면 국민대, 성신여대, 상명대,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논술을 폐지한 대신 세종대,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서울과기대는 논술을 신설했다. 국립대인 부산대와 경북대까지 논술 전형을 신설함으로써 소위 상위권에 포함되는 대학들은 논술을 더욱 확대하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연세대와 고려대를 비롯해 서울의 10여개 주요 대학들의 논술 전형 모집 인원은 사상 최대였던 올해와 그야말로 똑같은 수준으로 유지됐다.


우선선발 폐지, 최저등급 완화...수능 부담 줄어


눈여겨 볼 것은 정시에서 수능의 영향력이 더 커진 것처럼 논술 전형에서는 논술만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도록 입시전형을 단순화한 것이다. 무엇보다 꽤 높은 수능 등급을 요구하던 논술에서의 우선선발이 완전히 폐지된다. 게다가 대학별 논술 전형 수능 최저 등급마저 폐지하거나 크게 완화하기로 했다. 논술 전형에서 더 이상 수능의 중요성을 묻지 않겠다는 뜻이다. 적어도 논술에 집중하는 학생들에게 높은 수능 점수까지 요구하는 이중 부담을 주지 않게 된 것이다. 종합해보면 정시에서는 수능, 논술전형에서는 논술, 내신 중심 수시에서는 내신만을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아 선발하게 된다.


내년 수시, 극단적 상향지원 경향 만연할 것으로 예상


이렇게 논술 전형의 모집인원이 사상 최대였던 올해처럼 유지되고, 우선선발 폐지, 수능 최저 등급이 완화되면서 개인적으로는 내년은 꽤 고단한 한해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대 정시 논술이 폐지된다는 뉴스로 인해 마치 모든 논술 전형이 없어지거나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가 뒤늦게 논술 모집이 인원이 올해처럼 매우 많다는 사실을 알고 때늦은 준비를 하는 학생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꽤 높은 수능 성적을 요구하는 우선선발도 없고 수능 최저 등급도 현격히 낮아 수능 등급만 겨우 맞춰 놓고 수시 논술 전형에서 극단적인 상향 지원을 하는 학생들이 속출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자신의 정확한 실력을 진단받고 그에 맞는 지원(일부 상향은 당연히 허용)이 합격의 지름길임이 분명하다.수시 지원상담을 할 때 논술 실력과 무관한 극단적인 상향지원을 어떻게 만류할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논술 실력, 공부한 시간이 부족하면 쌓이지 않는다


논술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수능은 컨디션에 따라 점수의 등락 폭이 크지만, 논술은 실력을 쌓은 만큼, 그리고 허황되지 않는 합당한 대학을 지원했다면 6개 중 하나는 붙게 되어있다. 그리고 그 실력은 학습한 시간에 비례해 향상된다. 논술의 경우 대부분 고3이 되어서 준비를 시작하기 때문에 10월 논술 시험까지 9개월을 준비했다면 그 학생은 수험생 중에서 논술 공부를 많이 한 축에 든다. 즉 어느 누구나 고3을 앞둔 지금 시점에서 논술에서만큼은 동일한 출발선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입시는 실력 50% + 전략 50%


합격은 실력이 반 전략이 반이다. 첫째 아이보다 둘째 아이를 수험생으로 둔 학부모가 훨씬 전략적이다. 첫째 아이의 입시를 치러보면서 학습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실력은 학생의 몫이지만 전략의 학부모의 몫이다. 지금까지 별다른 경력을 채워오지 않은 대부분의 학생들은 수능과 논술, 즉 정시와 수시를 동시 준비해야 하는 전략을 이제라도 세워야 한다. 실제로, 외부에서 듣는 말에만 의존하지 않고 대학이 발표하는 자료나 뉴스 등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스스로 챙기는 학부모를 둔 학생은 거의 대부분 입시 결과가 좋았다. 학생이 노력을 했는데도 전략의 부재로 실패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박문수 원장
전 중앙일간지 기자
전 대치 명품논술 문과 평가원장
현 이지논술 문과원장
Tel.412-3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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