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 한국화 조소 디자인 등 총40명 모집
수요자 중심의 맞춤식 진로지도로 미대입시 관통
일반고에서 미술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경우 다수가 사교육에 의존해야 한다. 학교 내에서 미대입시를 지원할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공교육 현장에서는 미대입시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학교 내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입시 중심의 미술반이나 창의적인 미술인재 양성을 위한 미술영재학급을 운영하고 있다. 봉일천고등학교(서영순 교장)는 경기도 교육청 지정 미술영재학급을 운영한다. 일반적으로 예술고에는 초등학생이나 중학생을 위한 미술영재학급이 있다. 그러나 경기도내 일반고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영재학급은 봉일천고가 유일하다. 사교육 도움없이 미술대학 진학이라는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봉일천고 미술영재학급을 소개한다.
양지연 리포터 yangjiyeon@naver.com
사교육없이 성공적인 미술대학 진학을 지원
봉일천고는 2007년 개교 당시부터 미술인재 양성을 위한 미술반을 운영했다. 방과후 프로그램과 동아리 활동으로 진행된 미술반은 미대 입시를 지원하는 시스템과 노하우를 갖추면서 사교육 도움없이 미술대학에 진학하는 성과를 만들어 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0년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미술영재학급 운영기관으로 지정됐다. 봉일천고의 미술영재학급은 일반고에서 전문적인 미술교육을 받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바꿔 놓았다. 서양화 한국화 조소 디자인 등 4개의 전공과정을 운영하며, 강사진은 서울대 홍대 국민대 출신으로 현재 예고에 출강 중인 전문 강사들로 구성됐다. 미술영재학급을 담당하는 봉일천고 김경민 미술교사는 공교육 내에서 미대입시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경험이 풍부한 교사로, 다양한 미대입시 노하우를 갖고 있다. 빠르게 변하며, 학교별로 특징이 다른 미대입시를 관통하는 전략으로 학생들을 명문 미대에 진학시킨바 있다. 김경민 미술교사는 “미대입시는 학교별 특징이 뚜렷하고, 학생들의 재능이나 관심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수요자 중심의 맞춤식 진로지도를 하고 있다”며 “예고수준의 전문적인 실기 수업과 대학별 수업을 시행해 학생들이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입시를 치를 수 있도록 교육한다”라고 전했다.
미술영재학급과 미술반, 시너지효과 낸다
봉일천고는 미술영재학급과 별개로 방과후 수업인 미술반을 운영한다. 미술영재학급이 창의적인 미술인재 양성을 목표로 하는 반면, 미술반은 미대입시를 목표로 한다. 목표가 다른 만큼 수업방식과 시간에 차이가 있다. 그러나 미술영재학급과 미술반의 상호 연계는 입시에서 큰 시너지효과를 낸다. 미술대학에서는 기본적인 미술 표현 능력과 창의력을 갖춘 인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미술영재학급과 미술반 수업에 모두 참여하는 학생들은 아침 8시에 등교해 학교 수업과 일반교과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석식 후 저녁 10시까지 실기수업에 참여한다. 미술반의 경우 1학년 때는 전공순환 수업을 한다. 김경민 미술교사는 “자신의 적성과 장점을 발견하기 위해선 다양한 분야의 미술을 접해봐야 한다”며 “1학년 때는 전공수업을 모두 듣는 순환 수업을 하고, 2학년부터는 본인이 선택한 전공 실기 수업을 집중적으로 받게 된다”고 설명한다. 수업 외에도 미술재능 봉사활동과 교내외 작품전시회, 교내외 미술실기대회 참가 등을 통해 학생들의 예술적 시야를 넓혀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파주 지역 내에 제대로 된 입시미술 교육이 전무했던 만큼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다. 최근 3년간 서울대 홍익대 중앙대 건국대 성신여대 등 서울소재 미술대학에 다수의 학생들이 합격했다. 봉일천고 서영순 교장은 “사교육없이 학교 교육만으로 미대입시를 관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미술학원에 한번 가보지 않은 학생들이 명문 미대에 당당히 합격하는 사례가 이를 증명해준다”고 전했다. 또한 “미술 실력과 인문학적 소양을 두루 갖춘 미술인재의 요람으로 봉일천고를 만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봉일천고 미술영재학급 담당 김경민 교사
Q> 미술영재학급은 일반고 미술반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요?
‘미술영재학급’과 ‘일반고 미술반’은 교육목적이 다릅니다. 일반고 미술반은 목표가 대학진학입니다. 이를 위해 철저히 입시위주의 교육이 진행되지요. 하지만 ‘미술영재학급’은 ‘대입’이 최종목표가 아닌 ‘영재’육성이 중심입니다. 미술가는 남들이 생각할 수 없는 것을 창조해내는 능력, 즉 창의력이 가장 기본이죠. 미술영재를 교육한다는 것은 바로 창의적 사고 훈련을 통해 자신만의 미술적 개성과 표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본교 미술영재학급의 교육목표가 바로 ‘창의적 영재 육성’입니다.
Q> 미술영재학급은 어떤 학생들을 선발하나요?
학생은 ‘미술영재학급 대상자 선발 심사’를 거쳐 선발하며, 관내(파주) 고1, 2학년 전체가 지원 자격이 있어 본교 재학생 뿐 아니라 관내 타학교 학생들도 참여 할 수가 있는 지역공동체 운영 방식입니다. 현재 고양시에 거주하지만 파주시 고등학교 진학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원 가능합니다. 학원에서 다듬어졌거나 틀에 박힌 미술 표현을 하는 학생 보다 표현이 서툴고 거칠어도 창의적인 발상을 할 줄 아는 학생을 더 높게 평가해 선발합니다. 미술영재학급에 합격하기 위해 학원을 다니는 것 보다는 미술에 대한 열정과 발전 과정을 솔직히 보여주는 것이 좋습니다.
■ 선발방법
-1차 서류전형은 제출서류가 완벽할 경우 합격, 제출서류 미비할 경우 2,3차 전형 응시 불가
-2차 실기전형은 창의적 발상소묘 비율 50점, 포트폴리오 20점
-3차 심층면접은 30점으로 총100점 만점으로 함
■ 미술영재학급 운영
-수업일 : 주말과 방학 중 실시(교과활동 90시간 이상 운영 예정)
-수업료 : 수강료는 무료이나 일부 수익자 부담비용이 발생할 수 있음
-90% 이상 수업 참가시 영재교육 이수 생기부 기록
문의 031-950-0170
봉일천고등학교부설 미술영재학급 학생인터뷰
2학년 5반 김민솔(디자인전공)
“미술영재학급은 꿈을 향해 가는 지름길”
휴대전화 하면 어떤 모양이 떠오르세요? 크고 납작한 네모 모양에 앞면 대부분이 액정이고, 아래쪽 가운데에 홈 키가 달린 모양을 떠올리시지 않나요? 몇 년 전이라면 폴더에 자판이 달려 있는 모습을 상상하셨겠지요.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이 ‘휴대전화’의 모양은 변화한 기술에 맞게 태어난 모양입니다. 저는 이런 디자이너가 되고 싶습니다. 기술에 따라 변모하는 디자인, 사람들의 인식을 바꿔주는 그런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어요. 언젠가 어떤 물건을 떠올렸을 때 딱 떠오르는 이미지가 바로 제가 디자인한 모양이 되게 하는 것, 그게 제 장래희망입니다.
예전에는 누가 봐도 ‘잘’ 그린다면 좋은 대학에 가고 인정을 받았지요. 하지만 이제는 잘 그린다는 것이 더 이상 경쟁력이 아닌 세상이 됐습니다. 미술영재반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좀 더 그릴 수 있는 곳, 그러면서 나의 개성을 발견 할 수 있는 곳입니다. 기숙사생인 저는 학원 대신 미술영재학급에서 하는 미술활동으로 미술대학 진학의 토대를 닦고 있습니다. 따로 시간 내기 어려운 미술 전시관람과 미술봉사 활동 등 다양한 체험도 하고 있어요. 이렇게 미술영재학급에서 하루하루 흘리는 땀방울이 제 꿈을 향해 나가는 지름길이라 생각합니다.
2학년 5반 김소현(서양화전공)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미술가가 되고 싶어요”
제 롤 모델은 ‘싸이’에요. ‘노래를 잘 부르는 것도 아닌데 왜 싸이냐?’라는 질문을 자주 받는데, 싸이의 음악성은 가창력보다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저도 그런 작가가 되고 싶어요. 단순히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콘서트를 보듯이 ‘정말 재밌다 또 오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去去去中知 行行行裡覺 거거거중지 행행행리각’. ‘가고 가고 가는 중에 알게 되고, 행하고 행하고 행하는 중에 깨닫게 된다’라는 뜻이에요. 책을 보다가 뜻이 너무 좋아서 제가 지갑에 넣고 다니는 말이에요. 저희 미술영재학급이 이 말과 잘 맞는 곳이에요. 단순히 미대입시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을 느끼고 고민할 수 있게 해주고, 미술가로서의 토양을 닦게 해준답니다. 미술영재학급은 길을 직접적으로 제시해주지는 않아요. 천편일률적인 사람을 육성하는 게 아니라 개개인의 특색을 살릴 수 있게 도움을 주지요. 의지가 있는 학생이라면 분명 그 길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학교에서 미술영재반과 미술방과후학교에 함께 참여하고 있는데 공교육만으로 모자람 없이 입시를 준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서울까지 가지 않아도 학교 내에서 목표대학에 도달 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학생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2학년 2반 최고은(조소전공)
“자신의 꿈을 설계하고 추진할 수 있는 힘을 배우는 곳”
조소는 디자인과 회화, 모두를 아우르는 광범위한 분야입니다. 저는 조소를 통해 제가 현재 관심 있는 것들을 표현하고 싶어요. 일상 속에는 잘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지요. 가려졌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도 있고, 우리가 가렸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것도 있어요. 이에 대해 직접 만질 수 있고 참여할 수 있는, 관중과 함께 소통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이런 제 꿈을 이루기 위한 첫 걸음으로 전 미술영재학급을 선택했어요. 미술영재학급의 가장 큰 장점은 디자인, 서양화, 동양화, 조소 수업을 자신에게 맞게 선택해 들을 수 있다는 거예요. 이렇게 다양한 미술분야를 경험하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며 보다 창의적인 사고력을 기르게 되지요. 이뿐 아니라 전시회와 뮤지컬관람, 직업체험을 통해 실제적인 예술을 경험할 수 있어요. 커리큘럼에 그저 따라가지 않고, 틀에 박힌 입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지요, 스스로 자신의 꿈을 설계하고 추진할 수 있는 힘을 미술영재학급에서 배웠답니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내일엘엠씨에 있습니다.
<저작권자 ©내일엘엠씨,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