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되고 싶은 학생들이 모였다. 직접 교사가 되어 수업을 시연해보고, 수업 시연을 위한 수업 준비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학생들은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가 학생들에게 큰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을 배워가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들은 보인고등학교 예비교사 동아리 BEAT(Boin Educator and Teacher) 회원들이다.
현직 교사들도 한 자리에 모였다. 더 나은 수업을 위한 연구를 위해서다. 꾸준히 수업 개선점을 찾고 함께 문화체험에도 나선다. 교사들은 “수업연구를 통해 학생들의 성적향상은 물론 교사들도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 교사들은 상일여자고등학교 영어교과동아리 CCE(Cross-Cultural Exploration) 회원들이다.
박지윤 리포터 dddodo@hanmail.net
“직접 수업 시연해보며 많은 걸 느끼고 배웁니다”
보인고 BEAT
미리 준비하는 교사의 자세
현재 BEAT의 회원은 총 21명(2학년 10명, 1학년 11명). ‘교사’를 꿈꾸거나, 교육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이다. 지난해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해오던 학생동아리 ENT(Educator & teacher)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올해 새롭게 출범했다.
ENT의 주축이 됐던 최준형(2·문과), 한승희(2·문과), 김재찬(2·문과), 최진우(2·문과), 유호성(2·문과)군이 동아리 신(新)1기의 중심이 됐다.
동아리를 맡고 있는 김용진 교사는 “교직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모여 교사가 되기 위한 실질적인 경험과 마음가짐을 준비하고 미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동아리”라고 BEAT룰 소개한다.
이들은 2주에 한번 수업시연을 펼친다. 과목과 관련된 주제를 정해 자신들이 직접 15분 정도 수업을 진행한다. 수업은 매우 진지하게 진행된다. 이어 수업을 시연한 학생들의 발음이나 말하는 속도와 목소리의 크기, 시선 위치 등의 교사피드백이 진행되고 수업 내용에 대한 학생들의 토론도 펼쳐진다.
다양한 수업 전개해
수업을 진행하는 과목도, 주제도 매우 다양하다. 세계사, IT기술, 모의고사 기출문제 풀이, 심리학 등 다양하고도 구체적인 주제가 수업에 적용된다.
김 교사는 “국·영·수·사탐이라는 과목에 머무르지 않고 흥미를 갖고 있는 분야의 다양한 주제가 수업에 반영되어, 시연이 아닌 정말 수업을 하는 것처럼 진지하고 재미있는 분위기를 학생들 스스로가 이끌어가고 있다”고 했다.
유호성군은 “역사에 관심이 많아 2차 세계대전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는데 ‘생각대로’ ‘계획대로’ 수업을 이끄는 데 집중했다”며 “목소리가 적당한지, 의미 전달이 잘 되는지에 대해 꾸준히 생각하며 수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재찬군은 “모의고사 기출문제를 중심으로 수업을 진행했다”며 “어려운 유형 설명을 어떻게 잘 전달할 수 있는지 많은 생각과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스스로 수업을 진행하는 수업시연은 학생들을 수업에 더 집중하게 했다.
한승희군은 “곧 있을 한문수업시연을 앞두고 한문 선생님의 수업 중 동작이나 말, 수업내용이 하나도 허투루 보이고 들리지 않는다”며 “선생님의 수업을 그대로 따라 해보기도 하며 ‘즐거운 수업’시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봉사로 이어져
이들의 활동은 여기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교육을 주제로 한 책을 선정해 독서토론을 하고 선후배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활동도 펼친다. 이번학기에는 ‘우리 교육 100문 100답’이란 책으로 독서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교대나 사범대를 탐방하고 보인고와 협약을 맺은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 성균관대 대학생(사범대)교육봉사자들에게 직접적인 조언을 듣고 1대1 상담과 교육도 진행한다. 또한 이들 동아리 회원들의 활동은 솔바람복지센터(천호동) 학생들을 지도하는 학업봉사로 연계, 실제 현장에서의 수업까지 이어진다.
최진우군은 “다양한 동아리 활동을 하며 교사란 직업에는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며 “가르치는 모든 학생들을 이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을 느낀 소중한 시간”이라고 했다.
최준형군도 “수업시연과 여러 활동을 하며 가르치는 데 있어서 ‘소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며 “학생들과 소통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수업 개선은 물론 교사들 간의 친목도 도모합니다”
상일여고 CCE
수업개선 위한 연구 & 문화체험
상일여고 영어교사동아리인 CCE는 작년까지 진행해오던 영어교과연구회 SEED(Searching for Efficient English Development)에 문화적인 요소를 가미한 교사동아리다.
CCE의 가장 핵심이 되는 활동은 수업개선점을 꾸준히 찾아 수업에 활용하는 것. 이를 위해 1주일에 한 번 15여명의 영어교사가 한 자리에 모인다.
교과연구회 활동 4년 차에 들어든 CCE는 다양한 심화수업과 영어회화수업의 기본틀 확립에 큰 밑바탕이 되고 있다.
동아리 회장을 맡고 있는 인선미 교사는 “지난해까지의 활동이 교과중심이었다면 올해부터는 문화체험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며 “더불어 외부 강사들을 초청한 다양한 강의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어독서활동 통해 친밀도 높여
상일여고 학생들이 진행하고 있는 영어토론수업을 동아리 내에서 교사들이 직접 진행하는 것은 동아리 주요 활동 중 하나다. 이번 학기에는 ‘KITE RUNNER(by Khaled Hosseini)를 선정해 독서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토론은 물론 활동 전체가 영어로만 진행되며, 독서토론 시에는 각자 역할을 정해 토론에 대비, 집중하게 된다.
영어교과장 권영선 교사는 “discussion leader, culture collector, summarizer, word master, passage person, connector 등의 역할을 정해 독서토론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각자 맡은 역할이 제대로 수행되지 않으면 토론 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만큼 모든 회원이 활동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고 또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자연스럽게 교사들 간의 친밀도도 높아졌다.
인 교사는 “30대에서 50대에 이르는 교사들이 함께 활동하며 공감대를 형성, 세대 간 거리감이 확실히 좁혀졌다”고 했고, 권 교사는 “서로 자신의 노하우를 공유하며 개인의 새로운 면들을 발견해나가는 즐거움도 함께 얻고 있다”고 했다. 또 권 교사는 “동아리 활동을 하며 얻은 또 하나가 바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존경”이라며 “학생들에게도 함께 하는 사회를 위한 나눔과 배려를 조언, 지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 영어 교사들은 학생들의 재능기부를 통한 봉사활동 보조에도 적극적이다. 하남시 지역아동센터 초등학생 동화책 읽어주기 봉사활동을 위한 자료선정과 자료제작 조언도 동아리 활동의 하나다.
교과연구, 학생들 성적향상으로 이어져
이들의 노력은 학생들의 성적향상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눈에 띄게 발전하는 ‘수업의 질’이 그 주요 원인이다.
1학년 초 회화 시간에 말 한마디 못하던 학생들. 학년말이 되면 유창한 회화실력으로 교사들을 놀라게 한다. 또한 영어중점반 3학년 학생들의 성적은 일반고 최고를 자랑할 만큼 실력이 뛰어나다.
꾸준히 진행되어온 영어토론수업은 외부강사 특강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 영어로 진행되는 전문적인 강의를 듣고 거리낌 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상일여고 학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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