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살피미 나덕찬 단장

“봉사요? 그저 내가 할 일입니다.”

동네살피기를 내 집처럼

지역내일 2014-04-08

강동구 주민참여형 순찰제도인 강동살피미가 지난달 ‘2014 강동살피미’ 발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강동살피미는 도로 파손, 가로등 고장, 불법 주정차, 쓰레기 무단 투기 등 생활 속 불편이나 위험 요소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로 4년째 강동살피미로 활동하고 있는 나덕찬(57)씨를 만나보았다.  

나덕찬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며 힘든 일도 마다않아 
강동살피미는 생활 속 불편이나 위험 요소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역할뿐 아니라 동 주민센터 직원과 함께 골목길, 공원, 다중이용시설 등 합동 특별 환경순찰도 벌인다. 그만큼 각 동의 사정을 잘 아는 통장이나 주민으로 구성됐다. 인원은 강동구 18개 동에서 5~8명씩 12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나덕찬씨는 강동살피미 상일동 32통 통장이자 강동구 통장협회 회장 겸 강동살피미 단장으로 활동 중이다. 이날은 상일동 강동고등학교 뒷산에 나무심기를 하러 갈 예정이었다. 강동살피미는 철따라 여러 가지 활동을 한다. 봄에는 이날처럼 나무심기를 하고 여름 장마철이 오면 지하 집에 물이 들어차면 같이 퍼주기도 하고 태풍이 불어 나무가 쓰러지고 부러지면 신고도 하고 같이 치운다. 가을에는 불웃이웃돕기, 경로잔치를 열고 겨울에는 눈을 치운다. 사시사철 동네 구석구석을 살피며 내 집안일같이 동네일을 하는 것이다.
나 단장은 “살피미로서의 활동이 결실을 맺어 주민들에게 돌아갔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동네 부실한 등산로를 살피미로서 고쳤을 때 동네 주민들이 누가 했는지 모르지만 좋아하고 기뻐하며 등산로를 다니는 모습을 보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칭찬이 돌아왔을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는 것이다. 보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도로 위의 불편한 것들이 치워져 어린이나 동네 어르신들과 같은 노약자들이 도로보행을 원만하게 할 수 있을 때나 특히 학교가 많은 동네에서 학생들에게 불법으로 나누어주는 유인물을 치울 때 살피미로서의 보람과 긍지를 느낀다.


봉사는 나의 할 일
처음 강동살피미가 되었던 4년 전과 지금 달라진 것은 무엇일까? 나 단장은 말한다.
“사실 처음에는 살피미로 뭘 해야 하는지 무엇을 어떻게 시정해야 하는지 잘 몰랐다. 시간이 지난 지금은 무엇을 고치자고 얘기해야 하는지 알게 되고 고쳐야 할 것들이 눈에 쏙 쏙 들어온다. 프로가 됐다고 해야 할까? 눈에 보인다. 고치기 전에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안목까지 생겼다.”
동네 전반의 안전을 책임지면서 위험지역이나 골목골목을 모두 알고 있으니 일하기가 수월하고 동네사정에 밝다는 것이 강동살피미로서 활동하는데 하나의 장점이 된다. 상일여고 앞에 있는 철조망이 끊어지거나 튀어나온 부분이 있어 학생들이 다닐 때 위험한 일을 예방해서 고친 일도 있었다. 가로수가 너무 자라 뿌리가 밖으로 튀어 나와 철판이 뒤틀리고 일어나는 것을 보고 아이들이나 어르신들이 걸려 넘어질 것이 염려스러워 신고해 정비를 하기도 했다.  
나 단장은 봉사할수록 마음의 모난 부분이 둥글어짐을 느낀다. 사람들을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고 과격한 사람이었던 자신이 조금이나마 달라지는 것이 그렇다. 말은 봉사지만 자기 자신이 배우는 것이다. 봉사라기보다는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대가를 바라지 않아야 진정한 봉사가 된다. 대가를 바라면 그만큼만 움직인다.” 직접 해보니까 그렇더라고 나 단장은 말한다. 
앞으로는 강동살피미들이 더 자주 만나서 의견 교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 강동살피미로서 활동하면서 가장 큰 애로점인 쓰레기 함부로 버리지 않기가 생활화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크다. 부피가 큰 장롱이나 소파를 함부로 버려 문제가 되는데 이런 것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감시 카메라 설치를 더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8살 손자의 안전을 바라는 마음으로 동네를 살핀다는 그에게 인자한 할아버지의 미소가 얼굴 가득 번진다.                      


오현희 리포터 oioi3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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