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도시농업 ‘풍년농사’ 지었다

나눔과 소통 공동체 문화 결실 …도시농업, 사회적자본 밑거름

지역내일 2013-12-01

대전광역시 대덕구 비래동에 사는 최경란(42)씨는 자주 왕래하는 이웃이 생겼다.


최 씨는 아파트에서 6년여 동안 살면서 이웃과 담을 쌓고 지냈다. 하지만 지난여름 아파트 옥상에 심은 상추와 고추로 이웃들과 삼겹살 파티를 한 후 이웃과 가까워졌다.


어른들이 오고가니 아이들끼리도 자연스레 친해져 사촌처럼 지낸다. 최 씨는 이 아파트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래동 평화아파트 주민들은 가구당 약 2㎡씩의 텃밭을 분양받아 상추와 고추 등 각종 채소를 직접 재배해 이웃과 나눴다. 채소는 이웃과 소통하는 ‘특사’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여름 대전시에 ‘도시농업’ 열풍이 불었다.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은 도시농업이 알차게 여무는 촉매역할을 했다. 첫 농사치고는 대풍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도시농업 12개 사업을 통해 공동체문화 회복과 환경생태교육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도시민의 정서순화나 농업•농촌에 대한 이해, 귀농에 대한 관심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시는 올해 아파트나 학교, 복지시설, 어린이집 등 옥상텃밭 100곳을 지원했다. 특징은 텃밭 운영 및 관리를 주민스스로 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는 점이다.


눈에 띄는 점은 도시학교에 벼나 채소를 심어 가꿀 수 있도록 지원한 것. 아이들은 스스로 관찰일기를 쓰거나 잘 익은 방울도마토를 친구에게 선물했다.


김경희(중구)씨는 “아이들은 방울토마토나 고추를 기르며 ‘나누고 배려하는’ 법을 자연에서 터득했다”며 “자연스럽게 왕따나 욕설, 학교폭력 문제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시는 내년에 학교원예 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대전시는 2011년 11월 22일 시행된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에 앞서 4월8일 ‘도시농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먼저 제정·시행했다.


내친김에 도시농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5개년 계획도 발표했다. 지난7일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은 중•장기 종합계획 3대 전략 39개 추진과제를 내놨다.


시가 제시한 목표는 ‘가꾸는 기쁨, 나누는 행복, 건강한 시민’이다. 이를 통해 생산적 여가활동과 공동체문화 활성화를 꾀하고 ‘대전형 사회적 자본’의 밑거름을 만들어간다는 전략이다.


 


시는 도시농업 분위기가 상승기류를 타면서 ‘2015년 세계양봉대회’ 대전 유치를 끌어냈다. 제44회를 맞는 ‘2015 대전세계양봉대회’는 참가 국가만 80여개에 이른다. 국내외 양봉전문가 7000여명이 참석하고 526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친환경 생태도시와, 6차 산업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대회에 앞서 시는 체험양봉장을 운영한다. 시 주변 공원과 숲 50여곳을 시민이 직접 벌꿀을 수확할 수 있는 체험양봉장으로 조성한다. 올해 시청 옥상에 설치한 하늘양봉장에서 천연꿀 150kg을 수확해 불우이웃에 지원했다.


김광춘 농업유통과장은 “올해 벌꿀생산으로 도심양봉이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대전의 깨끗한 생태환경을 세계양봉대회를 통해 알릴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농업의 근간이 되는 종자행사에도 세계 농업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대전에서 열린 ‘농기자재 및 우수종자 전시회’에는 22개국 외국 바이어 200여명과, 귀농 귀촌을 고민하는 도시민 등 관람객 6만여명이 몰려들어 예상 밖 성황을 이루었다.


특히, 세계 종자전쟁이라고 불리는 상황에서 한국종자에 대한 우수성을 알리는 전환점이 됐다는 평가다. 한국종자와 더불어 농업 프로젝트가 중국을 비롯한 아프리카와 아세안 국가들로 진출하는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


염홍철 시장은 “도시농업은 지역공동체 역량 강화와 도농상생기반 마련, 도시농업관리사 등 새로운 도시일자리를 창출한다”며 “회색도시를 생산적인 녹색생태계로 바꾸는데 큰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전 전호성 기자 hsje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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