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터링에 나선 ‘여성친화서포터즈’

여성친화도시 청주, 우리가 직접 점검한다

공중화장실, 버스승강장, 공공기관 여성편의시설 점검 나서 … 통합 청주시 출범하면 확대 시행돼야

지역내일 2013-11-17



지난 10월 29일 수동에 위치한 (재)복지여성실천협의회 교육장은 30여 명의 모니터 요원들로 붐볐다. 이들은 청주시 여성친화서포터즈들로, 여성친화도시 모니터링 활동을 위해 모인 것. 이날 이들이 모니터링 할 곳은 공공기관의 여성편의시설과 청주시가 운영하는 안심콜택시였다. 복지실천협의회 배성희 회장(충청대 교수)은 점검기관별 인원을 배치하는 한편, 직접 모니터링 활동에 나섰다.


여성친화도시 모니터링 매뉴얼도 새로 개발
여성친화서포터즈는 청주시가 여성친화도시 정책 추진과정의 의사소통을 활성화하고 사회적 형평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2011년 공개모집을 통해 구성한 모임이다. 현재 약 200여 명의 서포터즈들이 활동하고 있다.
“여성친화도시 정책에 관심을 갖고 서포터즈로 참여해 활동을 시작했다. 여러 교육도 하고 홍보활동도 했지만 실제 활동이 미비하다는 생각과 여성친화도시로서의 청주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 모니터링을 제안했다. 이런 문제의식에 공감한 청주시로부터 모니터링 활동을 위탁받게 됐다. 무엇을, 어떻게 모니터링 할 것인가에 대한 매뉴얼도 없어 이번에 새로 개발했다.” 

배성희 회장은 “올해 처음 시작한 모니터링 활동을 위해 서포터즈 중에서 36명의 인원을 모집했으며 7월까지는 교육을 진행하고 9월부터 모니터링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9월에 공중화장실 34곳에 대한 시설점검을 시작으로, 10월 8일에는 취약지 모니터링, 15일에는 밤길 안전한 도시환경 점검을 위해 버스승강장과 가로?보안등 야간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29일 공공기관 여성편의시설과 여성안심콜택시 모니터링을 마친 뒤 11월 말까지 결과를 분석해 자료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나와 모두를 위한 활동에 보람 느껴
충북홍보대사와 블로그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박상준(44)씨는 이날 참석한 청일점 멤버였다.
“청주에 사는 시민으로서 충북과 청주의 정책에 관심이 많은데 서포터즈 모집 광고를 보고 참여하게 됐고, 서포터즈 세미나에서 모니터링에 대한 소개를 듣고 관심이 있어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박 씨는 “남성이지만 지역발전에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여성들에게 불편한 사항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최근에 모니터링을 하면서 “밤길이 어두운 곳이 많아 여성들이 다니기 불편해 보였다”며 “나무 우거지고 어두워 자전거를 타고 지나기도 불편해 보였고 범죄나 안전사고 등이 일어날 수 있어 시정이 필요한 것 같다”고 전했다. 

오선숙(49)씨 역시 밤길 안전에 대해 느낀 것이 많다.
“가로등을 보면 등이 한 개인 것과 두 개인 것이 있는데, 등이 하나 있는 가로등의 경우, 등의 위치가 도로를 향하고 있다. 차보다는 사람을 위해 가로등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공원이나 학교 주변에 CCTV가 부족한 것도 시정됐으면 좋겠다.”
오 씨는 서포터즈 활동과 모니터링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조심해야하지 하고 느낀 점을 직접 표현해서 건의할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혼자만을 위한 일이 아니라 모두를 위한 활동이라는 점에서 더 보람을 느낀다고.


시설 아끼는 시민정신도 필요해
여성친화 서포터즈로 구성된 모니터 요원들은 개별, 그룹, 단체 활동을 진행했다. 개별 모니터링은 활동이 간편하고 빠르게 진행하는 점이 장점이라면, 그룹 모니터링은 같은 문제를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혼자 거리를 걸을 때에는 느끼지 못하지만 셋이 나란히 걷기에는 도로가 좁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 한 가지 예다.
배성희 회장은 “할 일은 많은데 예산이나 인력이 부족해 아쉬움도 있다”며 “내년에 통합청주시가 출범하면 모니터링도 확대돼 시행돼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현재는 모니터링 대상이 시설 점검 등에 머무르고 있지만 정책이나 시정 등에서도 여성친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배 회장은 “시설은 좋은데 그 시설을 사용하는 사람들의 아끼는 마음이 부족한 경우도 많이 볼 수 있었다. 시민정신이 더욱 필요한 때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여성친화도시 청주는 정책뿐만 아니라 생활 곳곳에서 우리가 만들어가는 것임을 다시 생각해봐야 할 때다.


김정옥 리포터 jungga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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