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문제를 스스로의 힘으로 해결함으로써 더 나은 지역사회를 만들고자 시민이 주도하는 거주지 중심의 자원봉사단인 마을(아파트)봉사단. 마을(아파트)봉사단은 주민자치봉사단을 구성하여 지역 내 독거노인, 환경 개선 등 자치 활동 전개로 보다 더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드는 시민주도형 자원봉사단이다. 강서구 가양동에 위치한 가양7단지 아파트에도 지난 해 5월 아파트 봉사단이 발대식을 했다.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마을 환경도 바꾸고 이웃 어르신들을 위한 생일잔치도 하면서 이웃 간의 정이 새록새록 싸여가는 현장을 소개한다.
사람 사는 마을, 사람 사는 재미
사람 사는 마을, 사람 사는 재미가 있는 마을봉사단 가양7단지 봉사단이 이웃주민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가양7단지 봉사단은 임원 5명, 회원 33명으로 구성돼 있다. 회장은 안상선 회원이 맡았고 김광국 회원이 부회장, 총무 송애란, 방범대장 김병권, 프로그램 운영회계는 안상순 회원이 맡았다.
안상순 회계는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라는 목표아래 산더미처럼 쌓여있던 쓰레기가 말끔히 없어지고 꽃동산으로 바뀌면서 아파트 환경이 날로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밝힌다. 이렇게 주변 환경이 바뀌자 문을 닫고 지내던 이웃 간에 인사가 넘치더니 사랑이 새록새록 싹트게 되고 서로가 삼촌, 이모, 형 동생의 호칭으로 변하면서 가족 같은 분위기로 탈바꿈됐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아파트봉사단에 대한 지원이나 협조를 기대하기가 쉽지는 않다. 분명 지역주민을 위해 발 벗고 나섰건만 봉사단이 모임을 할 장소가 없다. 겨우 마련한 장소마저 너무 좁아 회원들이 다 들어갈 수도 없었다.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도 청소도구를 넣어 둘 마땅한 공간이 없었다. 그러나 7단지 108동 빈 지하를 청소도구 이용함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걱정은 한 숨 덜었다. 하지만 아직도 모임장소는 노천 진달래 공원이라 곧 추워지고 눈이 오면 어찌해야할지 앞날이 캄캄하기도 하다. 환경이야 이런들 어떠하랴.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은 겨울 꽁꽁 얼어붙은 얼음도 녹일만하다.
우리 동네는 내가 지킨다, 야간 방범 활동
가양7단지 아파트봉사단은 매주 토요일 오전 8시부터 2시간 동안 아파트 내 쓰레기, 특히 담배꽁초 줍기와 낙엽 쓸기를 한다. 또 매일 저녁 6시부터 11시까지 2인 1조로 서로가 돌아가면서 야간 방범활동으로 마을 주민의 안전을 둘러보고 있다.
낮 시간 대에는 화단에 풀도 뽑는다. 집에서 키우던 예쁜 꽃과 나무를 아파트 단지를 위해 화단으로 기꺼이 기증하는 회원들도 있다.
또 한 가지, 텃밭을 아파트 안 공터에 조성해 상추, 들깨를 심었다. 상추는 홀로어르신과 장애인 이웃의 가정에 여름 한 철 쌈과 찬으로 배달해 주었다. 깻잎은 예쁘게 따서 양념해 단지 내 복지관, 어린이집에 반찬으로 나누어 주었다. 강서구에 속해있는 장애인 복지시설엔 깻잎볶음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현재 텃밭에는 가을 김장철을 맞아 100포기가 넘는 배추와 무를 심어 두었다. 곧 이 배추로 회원들과 맛난 김장을 해 장애인 가족들에게 몇 포기씩 나누어 싶은 것이 가양7단지 봉사단의 마음이다. 하지만 양념 재료비가 조금 부족해 망설여지는 건 어쩔 수 없는 형편인가 보다.
어르신을 공경하는 아름다운 마음이 모여
7단지 봉사단은 가양축제나 칠순잔치 등 마을 행사 때 음식을 만들어 어르신들을 대접한다. 1년에 한 번 있는 마을축제, 매달 한 번 생일잔치와 칠순잔치를 맞이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조리사자격증이 있는 회원이 함께 모여 정성껏 음식을 마련한다. 또 가양7단지 내 늘푸른나무복지관에서도 매달 2번 정도 5~10명 정도의 회원이 꾸준히 동참 음식 대접을 하고 있다. 찾아가는 이미용 봉사활동은 한 달에 1번 진행된다.
장애아동 엄마에서 복지사로, 행복한 봉사가 시작되다
가양7단지 아파트봉사단이 발족하게 된 중심에는 프로그램 운영 회계를 맞고 있는 안상순 회원이 있다. 그녀는 장애를 가진 딸과 함께 학교를 다니면서 장애 아동에 대한 관심이 생겼다. 지난 2005년 서울 강서구청 자활후견기관에서 ‘장애활동보조원 자격증’ 교육을 받고 장애아 보조원이 됐고 낮에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돌보고 밤에는 그리스도 야간대학 보육학과를 다니는 주경야독으로 보육교사 3급 자격증을 땄다.
그리고 늘푸른복지관에서 봉사단 회원들과 함께 자원봉사에 앞장섰다. 이제 그녀는 사회복지 대학원을 다니면서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봉사를 할 수 있는 길을 계획하고 있다.
영구임대 아파트로 국민기초 수급자가 대부분인 가양 7단지 아파트에 아파트 봉사단이 생기면서 하나둘씩 변해가는 모습에 적지 않은 놀라움과 기대를 가지게 된 봉사단 회원들. 스스로가 한 부모 가정의 자녀이거나 봉사자 본인이 장애인이거나 홀로어르신 등 각자 하나씩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아파트봉사단이란 이름으로 함께 모이면서 개개인의 어려움은 뒤로한 채 이웃과 어르신을 섬기는 따뜻한 마음이 모이자 사람 사는 마을, 사람 사는 재미가 생겼다고 입을 모은다.
송정순 리포터 ilovesjsmor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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