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의 부업보고서

“돈 적어도 가사·육아 병행할 수 있는 부업이 좋아”

부업하는 연령 점차 젊어지는 추세, 20~100만원 이상 수입 올리기도

지역내일 2014-03-17



흥덕구 개신동에 사는 35세 주부 김 모씨. 그녀는 2년째 부업을 하고 있다. 김 씨는 오전 9시경 7살, 5살 형제를 어린이집에 보낸 후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꼬박 4~5시간 동안 자동차 배선 테이핑 작업을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5~6시간씩 한 달 동안 부업을 해서 받는 돈은 50여만 원. 일부 사람들은 ‘부업을 하느니 차라리 생활비를 절약하는 게 낫다’라고 말하지만 현재 김 씨에게 부업은 ‘소중한 직업’이다.


시간 자유롭고 경제생활에 도움 되는 부업
‘인형 눈알 박기’ 또는 ‘봉투 붙이기’로 표현되는 ‘고전적인 단순 손 부업’이 청주지역 전업주부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일부에서는 부업을 ‘골병 든다’, ‘약값이 더 들어 간다’ 또는 ‘푼돈’이라고 말하지만 많은 주부들은 여전히 단순 조립 등의 손 부업을 선호하고 있다. 비록 보수는 적지만 살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짜투리 시간을 활용해 돈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율량동 지역에서 화장품 케이스에 스티커를 붙이는 부업을 하고 있는 이 모씨는 “어린 아이 키우면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며 “부업을 해서 20만원을 벌 때도 있고 30만원을 벌 때도 있지만 시간이 자유롭고 육아와 병행할 수 있어 만족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상당구 율량동 지역에서 9년째 20여명의 주부들에게 부업물품을 공급하고 있는 김병철 씨는 “힘들고 보수도 적지만 육아와 가사를 병행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젊은 주부들이 부업을 하고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도 인건비가 많이 올랐기 때문에 정식 직원을 채용하기보다 주부인력을 많이 이용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젊어지는 부업
10여 년 전에는 50대 이상의 주부들이 부업을 많이 했다면 최근에는 영·유아 및 초등학생 자녀를 둔 20대 후반~40대 초반의 주부들이 부업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50대 여성들이 취업하기가 어려웠다면 요즘 50대 여성들은 일자리 구하기가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 

지난 2012년 서울시가 발표한 ‘통계로 본 여성의 경제활동’에 따르면 20~30대 여성 취업율은 45.1%인 반면 40~50대 여성 취업율은 45.3%를 기록, 20대보다 50대가 더 많이 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성장한 50대 주부들은 부업에 비해 보수가 많은 직장을 찾는 반면 자녀가 어린 20~30대 젊은 주부들은 육아와 가사를 함께할 수 있는 부업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개신동의 김 모씨는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 있는 시간에만 부업을 하고 있다”며 “크게 욕심내지 않고 짬짬이 시간 날 때만 부담 없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김병철 씨는 “일반 주택에 사는 나이든 사람들보다는 아파트에 사는 젊은 주부들이 일도 더 잘하고 숙련기간도 짧다”며 “주차도 아파트가 편해 주로 아파트의 젊은 주부들을 대상으로 일감을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류, 보수는 천차만별
현재 부업의 종류는 화장품 케이스에 스티커 붙히기, 자동차 배선 테이핑, 전기차단기 조립, 마스크 팩 접기, 박스 접기, 핸드폰케이스 구멍 뚫기, 네잎클로버 코팅하기 등 수십 가지에 이른다. 보수도 작업 한 개당 2원에서부터 200~300원대에 이르는 등 천차만별이다. 

김병철 씨는 “한 달에 100만 원 이상 소득을 올리는 사람도 꽤 있다”며 “보통 60~70만 원 정도 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 두 달 만에 그만두는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5~6년 이상 꾸준히 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힘들고 어렵지만 익숙해지면 시간당 인건비가 늘어나기 때문에 많은 주부들이 한 가지 부업을 오래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각 가정에서 하는 가정부업 이외에도 작업장 부업도 주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작업장 부업은 부업을 공급하는 사람이 기계 또는 설비가 필요한 일을 하기 위해 사무실을 임대한 후 주부들이 와서 부업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가정부업이 공간을 차지하고 집안에 먼지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있는 반면 작업장 부업은 그럴 염려가 없고 자신이 편한 시간에 언제든지 와서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주부들이 선호하고 있다. 

김병철 씨는 “회사에서도 주부들을 원하고, 젊은 주부들도 부업을 원하기 때문에 앞으로 부업 시장은 커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리포터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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