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교육청(교육감권한대행 부교육감 전찬환)은 지난 17일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실시안에 대한 학생, 학부모 등의 찬·반 의견을 묻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천안지역 고교평준화 여론조사 계획’을 발표했다.
계획에 따르면 찬성률이 65%을 넘어 고교평준화 실시가 확정되면 2016학년도부터 실시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2016학년도는 현재 중1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시기에 해당된다.
도교육청은 실시 시기를 2016학년도로 정한 이유에 대해 전문기관의 연구용역 보고서에서 2016학년도 시행이 타당하다는 정책 제안을 했고, 세밀한 준비를 거쳐 민원을 최소화해야 새로운 제도가 안착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했다. 또한 ‘대입제도 변경 3년 예고제’처럼 고입제도도 사전예고를 통해 학생들이 입시제도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학교별 시설 여건 균등화 등을 위한 준비 기간이 필요한 점을 들었다. 경기도 용인시의 경우에도 2012년에 타당성 조사를 시작해 2014년까지 3년 동안 준비 후 2015년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참고했다고 밝혔다.
도입 가능 시기가 2016학년도로 정해짐에 따라 여론조사 대상은 중1 학생 전체, 초6 및 중1 학부모 전체, 초?중학교와 후기고(15교) 교직원?학교운영위원 전체, 교육전문가(도의원 시의원) 전체, 학교당 50명 이내의 고교동문회로 정해졌다. 단. 학교운영위원, 교육전문가, 고교동문회는 천안지역에 거주하는 사람으로 한정된다. 대상자수는 3만1000여명에 달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평준화 대상이 될 수 있는 학교는 후기고등학교 15교지만, 타당성 조사 연구보고서의 제안을 받아들여 교통이 불편한 성환고와 목천고, 특성화고인 천안제일고(일반계)를 제외한 천안두정고, 천안쌍용고, 천안업성고, 천안오성고, 천안월봉고, 천안고, 천안신당고, 천안청수고, 천안중앙고, 복자여고, 천안여고, 북일여고 등 12개교를 대상으로 했다.
이에 따라 도교육청은 17일 충남도의회 교육위원회 및 찬?반 단체 대표를 대상으로 여론조사 설명회를 열었다. 이후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여론조사 기관 선정이 차질 없이 추진되면 여론조사가 이달 말부터 11월 초순에 걸쳐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예정대로 12월 중에 최종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며 “향후 여론조사 결과 65% 이상 찬성률이 나오면 2016학년도부터 고교평준화가 시행되고 65% 미만 찬성률이 나오면 현행 학교별 선발제도가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시민연대 “여론 무시한 대상 결정 및 근거 해명 받아들일 수 없다” =
발표 후 천안고교평준화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016년 실시로 중1부터 여론조사 대상이 됨에 따라 애초 타당성 조사에 포함된 학생 학부모 약 2만4000명이 제외되었다는 이유다. 또한 초중고 학교운영위원과 동문회 등의 숫자가 늘며 현 고입제도 유지에 유리한 구성을 했다고 주장했다.
시민연대는 18일 성명을 통해 “충남교육청이 고교평준화 도입시기를 2016년으로 미룬 이번 결정은 물론, 근거로 든 해명도 이해할 수 없다”며 “9월 타당성 조사에서 2015년 실시를 원하는 수치가 제일 높았는데도 그를 무시하고 내린 이번 결정은 여론을 무시한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시민연대 이상명 사무국장은 “2015년 실시를 가장 원하는 학부모 요구대로 여론조사를 진행할 수 없다면 중2학년 학부모와 함께 대대적인 민원 및 항의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며 “우선 28일 도교육청 앞에서 교육사안 관련 집회를 크게 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김나영 리포터 naymoo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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